김기영 감독도 검열 피해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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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은 고(故) 김기영 감독 영화를 검열한 흔적을 온라인(한국영화 데이터베이스)으로 공개했다고 28일 전했다.
김 감독은 반공법 위반으로 투옥된 이만희 감독이나 '춘몽(1965)'을 연출해 음화제조죄로 기소된 유현목 감독과 달리 검열 피해자로 거론된 적이 많지 않다.
자료원 관계자는 "김 감독의 작품세계가 1970년대 중반부터 더욱 괴이하고 불온해져 갔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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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중후반~1980년대 초 영화들에 집중돼
한국영상자료원은 고(故) 김기영 감독 영화를 검열한 흔적을 온라인(한국영화 데이터베이스)으로 공개했다고 28일 전했다. 김 감독이 생전 연출한 작품 서른두 편 가운데 스물네 편과 관련돼 있다. 분량은 도합 1681쪽에 달한다. 영화당 평균 약 일흔 쪽이다. 대다수는 세금납부증명서 등 방계서류와 수입인지다. 자료원 관계자는 "검열 내용과 직접적 관련성은 낮으나 다양한 검열 일화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반공법 위반으로 투옥된 이만희 감독이나 '춘몽(1965)'을 연출해 음화제조죄로 기소된 유현목 감독과 달리 검열 피해자로 거론된 적이 많지 않다. '하녀(1960)', '고려장(1963)', '화녀(1971)' 등 대표작보다 1970년대 중후반부터 1980년대 초 사이에 발표한 영화들에 검열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느미(1979)'와 '반금련(1981)'이 대표적인 예다.
전자는 시나리오 검열에서 개작, 1차 본편 검열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후자는 1976년부터 5년간 네 차례에 걸쳐 신청했으나 매번 쓴잔을 마셨다. 1981년에 이르러서야 재편집을 거쳐 관문을 통과했다. '미녀 홍낭자(1969)'도 미신 조장 우려, 귀신의 잔혹한 복수 장면 과다 등의 이유로 제작 신고가 반려됐다. 무려 예순두 장면을 삭제하거나 변경한 뒤에야 통과됐다. 자료원 관계자는 "김 감독의 작품세계가 1970년대 중반부터 더욱 괴이하고 불온해져 갔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공개된 자료에는 김 감독의 문헌 자료도 대거 포함됐다. '하녀'·'고려장'·'이어도(1977)' 등 연출작은 물론 '백년'한(1963)'·'황혼의 만하탄(1974)' 등 시나리오 집필 참여작, '천국의 계단'·'내일은 비'·'아라리오 전설'·'생존자' 등 미완성작과 관련한 자료 249점이다. 영화화에 앞서 의도를 밝히거나 순간적인 인상을 남기려고 메모지에 남긴 육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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