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황강댐 방류시 피해 우려.. 미리 알려야"(종합2보)

권영세, 군남댐 등 시설 점검.. 북한은 통지문 '미접수'

권영세 통일부 장관. (통일부) © 뉴스1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통일부가 북한을 향해 장마철 폭우로 임진강 상류 황강댐 저수를 방류할 경우 우리 측에 사전 통지할 것을 요구했다.

통일부는 28일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장마철에 남북 접경지역 홍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접경지 주민 생명과 재산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로서 남북 합의에 따라 북측이 북측 수역 댐 방류시 사전에 우리 측에 통지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현재 남북 간 통신 연결이 불안정한 상황과 사안의 시급성 등을 감안해 우선 공개적으로 북측에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당초 이날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선을 통해 황강댐 방류 문제와 관련한 대북통지문을 발송하려 했다. 그러나 북한 측이 우리 측의 통화 시도에 응답하지 않아 통지문 발송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북한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통신 장애,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남북한 군 당국 간 통신선의 경우도 이날 오전엔 서해지구 통신선 개시통화는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나, 이후엔 불안정한 상태였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는 이날 오후 4시 남북연락사무소 통신선을 이용한 통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북한 측에 통지문 발송 의사를 전달했으나, 북한 측은 그 접수 여부에 대한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는 또 오후 4시 서해지구 군 통신선 마감통화에서도 황강댐 방류 문제에 대한 입장을 구두로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에 대한 북한 측의 구체적인 반응을 전해지지 않았다.

황강댐은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북쪽으로 약 46㎞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우리 측 군남댐(홍수조절댐)까지 거리는 10㎞에 불과하다.

황강댐은 임진강 본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사전 통지 없이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이 방류될 경우 임진강 하류에 위치한 경기도 연천·파주 임진강 일대에 큰 피해가 생길 수 있다.

우리 측은 황강댐 방류시 대응하기 위해 연천에 군남댐을 건설했지만, 황강댐보다 규모가 작아 '긴급한 상황'에 온전히 대응하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아직 (황강댐) 방류 여부에 대한 북측 보도는 없지만, 북측 지역에 지난주 토요일(25일)부터 많은 비가 내리고 있고 이번 주에도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이 댐 방류를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당국자는 "북한이 (황강댐 저수를) 방류할 경우 그 피해는 우리 국민이 입는다"며 "재산·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이날 연천군 군남댐과 필승교, 태풍전망대 일대를 찾아 임진강 수해방지 시설을 점검했다.

권 장관은 현장 관계자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점경지 주민들의 생명·안전을 위해 북한은 황강댐 등 방류시 사전에 (우리 측에) 통보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