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의 결실은 시너지"..네이버, AI·로보틱스 스타트업 콕 찍었다(종합)

이정후 기자 2022. 6. 2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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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D2SF, AI 및 로보틱스 기업 각각 2곳 투자
클로바·물류·신사옥 등 네이버와 협력 강화
네이버D2SF가 신규 및 후속 투자한 AI·스타트업 4곳의 대표들. 왼쪽부터 김형준 스퀴즈비츠 대표, 조호진 젠젠AI 대표, 이찬 플로틱 대표, 신헌섭 세이프틱스 대표(네이버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네이버가 인공지능(AI) 및 로보틱스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네이버 서비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 투자 및 후속 투자를 진행해 이들의 성장을 돕고 협업 관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의 스타트업 양성조직 네이버D2SF가 이번에 투자한 스타트업은 총 4곳. AI 관련 기술을 선보이는 Δ스퀴즈비츠 Δ젠젠AI와 로보틱스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Δ플로틱 Δ세이프틱스가 그 주인공이다. 네이버D2SF는 AI 기업 두 곳에 신규 투자했고 로보틱스 기업 두 곳에는 후속 투자를 진행했다.

◇"AI를 위한 AI 스타트업"…스퀴즈비츠·젠젠AI

28일 서울 서초구 네이버D2SF 건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미디어 밋업)에서 양상환 네이버D2SF 리더는 "AI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각광받았지만 지금은 학습 데이터가 너무 커져버려서 문제가 된 상황"이라고 현재 AI 산업을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기업은 지난 3월 창업한 '스퀴즈비츠'. 스퀴즈비츠는 대부분의 AI 모델들이 사용하고 있는 32비트 데이터 모델을 4비트 이하로 경량화해 가속화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김형준 스퀴즈비츠 대표는 "4비트 이하 양자화 기술로 비용절감의 효과와 성능 개선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데이터를 작은 비트로 표현하면 정밀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성능을 유지하는 게 우리 팀의 기술력"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현재 해당 기술은 네이버 클로바와 AI 모델 경량화 기술 검증을 진행 중이며 2023년 정식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양상환 네이버D2SF 리더는 "스퀴즈비츠의 결과물이 생각보다 너무 잘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성공적인 결과가 나와서 앞으로 더 재밌는 것들을 함께 해볼 수 있겠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젠젠AI는 AI 학습을 위해 필요한 빅데이터를 AI가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말 그대로 'AI를 위한 AI 스타트업'인 셈이다. 실제 환경에서 수집하기 어려운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AI 모델 성능을 효율적으로 고도화할 수 있다.

젠젠AI의 기술은 AI가 적용되는 다양한 산업에서 쓰일 수 있을 전망이며 연내 자체 생성·합성한 데이터로 2023년부터 정식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조호진 젠젠AI 대표는 "국내에는 합성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이 전문적으로 없다"며 "우리가 개발하는 기술은 데이터 가공기업과 드론·무인항공기, 자율주행, 보안 등 여러 곳에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D2SF 기자간담회에서 플로틱 소개를 하고 있는 이찬 플로틱 대표© 뉴스1

◇일상에 스며든 로봇 기술…플로틱·세이프틱스

네이버D2SF가 후속 투자를 진행한 로보틱스 기업 두 곳은 일상에서 보이지 않지만 산업의 뒷단에서 편의성을 높여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D2SF가 후속 투자를 진행한 만큼 네이버와의 협업 관계도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플로틱은 네이버랩스 로보틱스 인턴 멤버 출신으로 이커머스 물류 센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커머스 기업들 사이에서 빠른 배송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물류 창고를 통한 빠른 상품 선별이 경쟁력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찬 플로틱 대표는 "지금까지 물류 시장은 5~10년이라는 투자 회수 기간과 인프라를 새로 구축하는 부담 때문에 자동화 투자를 하기 어려웠다"며 "우리는 최대한 빠른 투자 회수 기간과 기존 물류센터의 구조 변경 없이 자동화를 실천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후속 투자를 진행한 또 다른 로보틱스 기업 세이프틱스는 협동로봇의 안전성 테스트를 시뮬레이션만으로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신헌섭 세이프틱스 대표는 "협동로봇은 산업용 로봇과 다르게 펜스 없이 사람과 공간을 공유하는 차세대 로봇이지만 안전성 평가를 위해 직접 충돌 실험을 진행해야하고 이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세이프틱스는 물리적 충돌 없이 시뮬레이션만으로 안전성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관련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네이버 제2사옥 '1784'에 도입된 양팔 로봇 '엠비덱스'의 안전성 검증을 세이프틱스가 함께 하기도 했다. 현재 프랑스의 르노와 협업도 진행 중이다.

네이버D2SF 미디어 밋업(기자간담회)에 참석해서 발표하는 양상환 네이버D2SF 리더(네이버 제공)© 뉴스1

◇'시너지 극대화'…네이버는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 중

네이버가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하는 이유는 기술 스타트업을 육성하겠다는 목적도 있지만 네이버 서비스와의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양상환 네이버D2SF 리더는 "저희가 7년 전에 처음 출범하면서 좋은 스타트업들에게 구애했던 순간들이 많았다"며 "이때 짝사랑의 결과물을 저희는 시너지라고 표현한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투자로 스타트업과의 관계가 긴밀해지고 여러 가지 기술 협업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네이버가 제2사옥 '1784'에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 '네이버D2SF@분당'을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단기적으로 네이버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입주시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도다.

양 리더는 "오늘 소개한 4팀 모두 창업한지 오래되지 않은 기업"이라며 "이들은 기술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과를 보기 위해서는 기다려야 하고 네이버는 이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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