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상이군인, 노 저어 태평양 횡단 도전..7월 초 부산서 출발

권기정 기자 2022. 6. 2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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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한 상이군인이 동료 상이군인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부산에서 미국까지 노를 저어 태평양을 횡단한다.

지난 25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한국전쟁 기념행사에 참석한 브러통(검정 마스크). 부산시 제공

부산시와 부산 해운대구 재향군인회는 프랑스인 그웨나엘 브러통(44)이 오는 7월 초 부산에서 출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까지 5개월 여정으로 노를 저어 태평양을 횡단한다고 28일 밝혔다.

브러통은 2012년 사하라 사막에서 야간 낙하산 하강 훈련을 하던 중 얼굴을 다치는 중상을 입은 상이군인이다. 그는 전쟁 트라우마와 외상으로 인해 무기력한 생활을 하는 상인군인에게 삶의 희망을 주기 위해 2017년부터 활동에 나섰다. 자전거와 자력 보트를 이용해 전 세계를 다니며 전쟁의 참상을 전하고 상이군인의 상황을 알렸다.

통역을 맡은 차성복 해운대구 재향군인회 사무국장은 “겉으로 보이는 상처가 있다 보니 상이군인들이 친구를 만나기 꺼리고, 참전 트라우마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워 주로 집에만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동료들의 모습을 보면서 ‘상이군경에게도 희망과 행복을 줘야겠다’는 생각에 대모험을 시작했다”고 브러통의 말을 전했다.

브러통은 2017년 ‘오직 행복만’이라는 협회를 맡아 상이군인 대사를 자처하며 전 세계를 다니고 있다. 배로 대서양 6000㎞ 가량을 횡단했고, 지난해 겨울에는 자전거로 시베리아 1만2000㎞를 건넜다.

이번에는 다음 달 7∼10일 사이 부산에서 무동력 배를 타고 노를 저어 미국 샌프란시스코까지 5개월간 태평양을 횡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차 사무국장은 “기상 조건이 맞아야 해서 정확한 출항 시기는 임박해야 알 수 있다”며 “다섯 달간 배 위에서 먹을 음식을 준비하고 배를 점검하는 작업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러통은 이달 25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6·25전쟁 72주년 기념행사에도 참여했다. 그는 이 행사에 참석한 고령의 참전용사들의 모습을 보며 감명을 받았다고 차 사무국장은 밝혔다.

차 사무국장은 “참전용사 중 나이가 가장 적은 분이 90세였고, 많은 분이 95세이셨는데 발표자로 나선 92세 참전용사의 이야기에 브러통은 ‘너무 가슴이 뜨거웠다’고 했다”며 “참전용사의 모습이 5개월간 항해를 지탱하는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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