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한다더니 친명-친문 갈등만.. 반성없는 민주당 또 쪼개지나

김세희 2022. 6. 2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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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당대회 출마로 기울자
책임론 둘러싸고 내홍 더 심해져
정치권 "이러다 분당까지 갈수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오전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3·9 대선과 6·1 지선 패배 이후, 당권을 둘러싸고 극심한 계파 갈등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분열이 넘어 분당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분당 직전'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대선 후보와 지선 선대위원장이었던 이재명 의원의 '책임론'을 두고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양측의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을 중심으로 '세대교체론'이 제기됐지만 소용이 없다. 오히려 이 의원이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를 굳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출마를 요구해 온 비명계 등 다른 당권 주자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전후해서 계파 간 정면 충돌이 일어나면, 2003년 새천년민주당의 열린우리당 분당,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의 국민의당 분당에 이은 세 번째 분당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최근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힌 김민석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대 친문'구도, 세대결 대결 국면으로 굳혀지면 당이 쪼개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 의원은 "워크숍에서 논의하는 과정을 보면서 성찰과 평가에 기초에서 대안경쟁으로 가는, 건강한 경쟁 국면이 아니라 과거를 지목하고 책임을 묻고 계속 과거 싸움으로 가는 공방으로 가겠구나는 생각을 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선거에 깨지는 것을 포함해서 종합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겠다라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는 일종의 과거 싸움, 계파싸움이 갈등의 증폭으로 가는 경험을 많이 해봤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당 워크숍 직후인 지난 26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갈등의 늪'에 한 발 담근 민주당, 한 발 더 가면 빠져나올 수 없는 분열의 수렁"이라며 "이대로 가면 깨지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지난 27일 광주에서 열린 사단법인 북방경제문화원의 포럼에 참석해 "(이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하면) 당이 굉장히 혼란스럽고 분당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 걱정이 많다"며 "대선과 지방선거의 책임자로서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선 계파 간 파열음이 일기 시작한 민주당이 최악의 경우 과거처럼 분당사태를 겪을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민주당의 1차 분당은 2003년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에서 친노(친노무현)계가 탈당해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사례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새천년민주당은 집권여당이 됐다. 그러나 당의 전면적 쇄신을 주장한 친노계와 민주당의 전통성을 주장한 DJ계가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결국 친노계 의원 31명은 이날 전격 탈당을 발표했다.

2차 분당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반노(반노무현)-반문(반문재인)계가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한 일이다. 민주통합당은 2012년 대선에 문재인 후보를 내세웠지만 패배했다. 이어 2014년 3월 안철수의 새정치연합과 합당,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했다. 그러나 지방선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연이어 참패했다. 이에 동교동계와 호남 지역 의원들은 '친노, 친문 세력이 호남을 홀대한 탓'이라는 주장을 펴기 시작했고, 안철수계는 '민주당이 혁신할 뜻이 없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결국 갈등이 지속된 끝에 천정배, 박주선, 안철수, 김한길 등 인사들이 나와 2016년 초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이 분당까진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이 의원을 대체할 '대선 주자급 리더'도 없는 상태에다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게 이유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 의원을 당권 도전을 둘러싸고 친문계와 친명계가 갈등이 심한 것은 사실이지만 분당까지 갈 것 같지는 않다"며 "야당이 되서 가뜩이나 어려운 판국에 더 어려운 상황을 만들 이유는 없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분당설'도 어떤 근거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만 가지고 얘기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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