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결혼백서' 송제영 감독 "비혼장려극 NO, 결혼 해볼 만한 것"

양소영 2022. 6. 2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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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제영 감독이 '결혼백서' 종영 소감을 밝혔다. 사진|카카오TV

카카오TV 드라마 ‘결혼백서’(극본 최이랑, 연출 송제영)는 동화 속 해피엔딩처럼 고생 끝 행복 시작일 것만 같았던 30대 커플의 결혼 준비 과정에서 펼쳐지는 좌충우돌 현실 공감 로맨스다. 지난 15일 종영한 '결혼백서'는 '나준커플’ 서준형(이진욱 분)과 김나은(이연희 분)을 중심으로 양가 부모와 친구들까지 군더더기 없는 인물 관계와 빠른 전개,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지며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프러포즈부터 예물과 예단, 신혼집 구하기 등 결혼 준비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내용을 현실적으로 그려 공감을 선사했다.

‘결혼백서’ 연출을 맡은 송제영 감독은 종영 소감을 묻자 “의도한 대로 그려진 부분도 있고 다른 지점도 있지만, 대체로 만족스럽게 잘 그려진 것 같다”며 “결혼식을 한 기분이다. 결혼식 당일은 너무 힘들고 지치는데 그래도 너무 좋고 몽글몽글한 기분이 든다. 아쉬움도 있고 힘들지만 그래도 행복하고 좋다”고 밝혔다.

자신의 결혼 경험을 ‘결혼백서’에 녹여냈다고 밝힌 송 감독은 “작년에 결혼하면서 겪었던 일들과 주변 지인의 결혼식을 많이 참고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도 들었고 현실 반영을 많이 하려고 했다. 완전히 제 경험을 토대로 한 건 아니고, 극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예전 결혼의 형태와 지금의 결혼 형태를 참고해 섞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브라이덜 샤워는 요즘에 많이 하는 것이고, 함이나 예단은 예전부터 내려온 것"이라며 “극에서는 남녀 주인공이 스스로 결정하고 진행하는 걸로 이야기가 마무리됐는데 그 점도 요즘 결혼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연출하면서 신경 쓴 부분은 뭘까. 그는 “그래도 결혼은 해볼 만한 것, 좋은 것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어느 한쪽도 나쁘지 않게 그리려고 노력했다. 이유 없이 며느리를 괴롭히는 시어머니로 그리려고 하지는 않았다”며 “집은 신랑, 혼수는 신부가 한 것도 고민이 되더라. 요즘엔 반반씩 하는 분들도 많지만, 극의 갈등 구조 때문에 필요하기도 했고 실제로도 이렇게 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기준이나 형태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열혈 사랑꾼’ 서준형과 합리적이고 똑똑한 ‘똑순이 예신이’ 김나은을 맡아 30대 예비 부부로 활약한 이진욱 이연희에 대해서는 “많은 작품을 했고 잘하는 분들이라 배워가며 즐겁게 했다. 다른 작품에서 또 만나서 했으면 좋겠다”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송제영 감독이 '결혼백서'를 연출하며 신경 쓴 부분을 언급했다. 사진|카카오TV

극 중에서 김미경 윤유선은 정상회담을 방불케 하는 어머니들의 기싸움 신을 리얼하게 그려내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송제영 감독은 “자식이 앞으로 편안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따뜻한 마음, 부모님들의 희생으로 보여드리려고 했다. 결혼 준비하면서 힘들게 했던 부분들이 결국 자식을 위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 부분을 염두에 뒀다”고 소개했다.

시댁 이야기가 답답하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의도한 부분이 많다. 결혼이 둘이 하는 게 아니라, 가족과 가족이 만나 많은 인생을 함께하는 것이지 않나. 이걸 쉽게 풀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굴곡을 그리고 싶었고, 의도한 대로 나온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결혼백서’ 공개 후 일각에서는 현실적인 내용으로 ‘비혼 장려 드라마’라는 반응도 있었다.

송제영 감독은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의도한 것은 아니다”며 “결혼을 쉽게 준비하는 분도 있지만, 현실에서 보면 드라마보다 힘든 일들도 많다. 그런데 지나고 보면 사실 아무것도 아닌 일일 때가 많다. 기혼자는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우리도 그때 그랬지 싶었을 것이고 결혼을 준비하는 분들은 예방주사처럼 봐주셨으면 좋겠다. 비혼 장려 드라마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주인공들이 결혼에 성공,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 것과 관련해 ‘교과서적’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그는 “비혼을 장려하는 드라마가 아니고,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서로 배려하고 양보한다. 좋은 가정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그렇게 결론을 보여드렸다. 결국 두 사람이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대화다. 나은 준형 커플의 갈등도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덮고 넘어가려는 준형의 모습에 나은의 화가 터져 나온 것이다. 갈등을 해결하려면 진솔하게 대화해서 잘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보와 배려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제영 감독이 30분 내외의 미드폼 드라마의 장점을 말했다. 사진|카카오TV

‘결혼백서’는 30분 내외의 미드폼 형식으로 12개의 에피소드로 제작됐다. 그는 “시간이 짧다 보니 시간 내에 전달해야 하는 이야기를 빠르게 중요한 부분을 뽑아서 연출하는 게 중요했다. 최대한 주인공 위주의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보여주려고 했다. 중심 이야기를 임팩트 있게 전달할 수 있는 게 미드폼의 장점”이라면서 “아쉬운 건 희선 민우의 이야기나 가령 어머니들의 과거 이야기가 나왔다면 조금 더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돌아봤다.

마지막으로 송 감독은 “‘결혼백서’가 넷플릭스에서 공개하는 동안 한국 콘텐츠 톱10 안에 든 것으로 알고 있다. 종영한 주에는 4위까지 했다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현실적이었다’ ‘누가 내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든 것 같다’라는 반응이 기억에 남고 감사하다”며 “우리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내 이야기, 내가 겪을 이야기가 됐으면 좋겠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닮은 캐릭터들이 드라마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이야기를 해준 것 같은 드라마로 기억 됐으면, 공감되는 드라마가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제가 생각한 결혼은 ‘좋은 것’이에요. 개인적으로 꼭 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결혼을 준비하면서 대화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결혼을 준비하다 보면 상대가 내가 사랑한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이고 힘들 때도 있죠. 그러나 대화를 많이 하다 보면 문제를 해결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작은 것이어도 서로 대화하고 이해했으면 합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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