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이어 한은도 "임금인상↔물가상승 악순환" 경고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물가 및 민생안정 특별위원회 4차회의에 참석한 이승헌(왼쪽부터) 한국은행 부총재,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김종민 금융감독원 부원장, 전광명 한국은행 물가분석부장, 변제호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과장, 이종진 금융감독원 은행제도팀장이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2.06.28.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이어 한국은행도 인플레이션(물가의 지속상승)에 따른 임금상승이 또 다시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물가민생안정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지면 물가가 임금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물가상승으로 악순환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도 이날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회관에서 '경제단체장 간담회'를 열고 "최근 일부 IT(정보기술) 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임금 인상 경향이 나타나면서 여타 산업·기업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과도한 임금 인상은 고물가 상황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더욱 확대해 중소기업, 근로 취약 계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고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최근 일부 대기업의 임금인상 흐름을 걱정 섞인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물가상승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어서다.

이 부총재는 "올해 물가상승률은 그 다음해 임금인상률에 반영되는 기대(를 형성한다)"며 "기대인플레이션에 주목하고 있는데 현재 3% 위로 상승 중이고 다행히도 5년 이상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2%에 안정되고 있으나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총재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오르면 기업들이 원가 상승을 가격에 전가하는 것을 정당화하게 된다"며 "지역경제보고서를 보면 상당수 기업들이 원가부담을 견디지 못한다고 아우성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을 적절하게 제어하지 않으면 고물가가 고착화될 우려가 있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고착화되지 않게 하는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부총재는 이 밖에도 국제유가·곡물가 상승 등 공급측 요인이 여전히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총재는 "국제유가는 중국 봉쇄조치 등으로 주춤하지만 상승을 염두에 둬야 하는 요인들이 있다"며 "곡물가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파종이 안 되고 곡물 수급능력이 악화돼 (물가상승률이) 크게 꺾일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이 부총재는 "애그플레이션(식료품비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 발생해 (식료품비가) 올라가면 내려가지를 않는다"며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설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데 5월(5.4%)보다는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부총재는 "물가상승이 지속되는 것을 잡아야 해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이 바람직하다고 금융통화위원회는 생각한다"며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오르는 과정에서 모든 경제주체가 어려움을 겪는데 취약계층이 과중되게 받고 있어 어떻게 보호하느냐가 이슈"라고 말했다.

이 부총재는 "(취약계층이) 보호 안 되면 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통제하는데도 어려움이 있고, 미시적 지원책 등에 대해 한은도 정부기관과 공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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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