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칼럼]NFT는 신기루인가?

길재식 입력 2022. 6. 28. 16:01 수정 2022. 6. 2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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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이더리움에 대한 하락과 상승의 박스권 가격 정체가 진행되는 가운데 NFT에 대한 시장 열풍이 거세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이후 일종의 유행으로 치부되기도 한 NFT 투자 규모가 2021년에는 13조원에 이르러 전년 대비 약 380% 폭증했다.

부동산, 미술품 및 저작권 같은 가상세계에서 희소성이 인정될 수 있는 자산 가치를 표시하는 토큰으로 개인, 재단 및 NFT 마켓플레이스 등에서 손쉽게 발행된다. 최근에는 영국 정부도 NFT를 발행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 NFT 발행을 지원하는 사이트가 급증하고 있으며, NFT전용 마켓플레이스도 토큰 발행 목적 및 활용 분야에 따라 분화되어 NFT 유통을 한층 부추기고 있다.

NFT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오픈시(OpenSea) 같은 NFT 발행 사이트에 접속해 발행 네트워크(이더리움이나 솔라나 등)를 선정하고 디지털 자산의 고유가치를 표시하는 데이터를 토큰에 저장한다. 블록에 저장된 데이터는 절대로 위·변조가 불가능하며, 데이터 저장 시 토큰별로 고유 번호가 부여된다.

이로 인해 동일 네트워크 상에서 같은 표준으로 발행된 타 NFT라 해도 일련번호에 따른 가치가 달라 등가 교환이 불가하다. 그래서 Non-Fungible Token이라고 부른다. 개인간 자유롭게 발행하거나 2차적 가공을 통한 가치 증식이 가능하며, NFT 전용 거래소에서 매매·유통된다.

NFT 발행을 위해서는 우선 발행 네트워크를 선정해야 한다. 현재는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많이 사용하지만 고가의 수수료와 처리 속도가 느려서 솔라나, 클레이튼, 폴리곤 등 알트코인 네트워크로 대체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발행될 경우 토큰 종류에 따라 ERC-20, ERC-721, ERC-1155 등의 발행 표준(또는 프로토콜)이 있다. ERC-20은 원조 이더리움을 발행하는 표준이며, 코인 간 등가 교환이 가능하다. ERC-721은 본격적인 NFT 코인을 발행하는 표준이며, 코인 간 등가교환이 불가하다. ERC-1155는 한정된 수량으로 동일 가치를 갖는 NFT 발행 표준이다. 자산을 동일한 가격으로 조각내 판매할 수 있는 NFT다.

현재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는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 하락 및 박스권 정체로 개인 매매보다는 기관투자가의 매집이나 가격 변동에 대한 간접적 해징 또는 메타콩즈 같은 콘텐츠 구매를 중심으로 한 NFT 구매에 집중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신한카드가 클레이튼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MyNFT 발행 및 조회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멀티에셋 디지털 월렛' 시범 사업을 통해 NFT 등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또 국민카드가 자체 개발한 플랫폼 '리브메이트'를 통해 NFT 지급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은행도 NFT 및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했다. 해외에서는 비자카드 등이 고객서비스 다양화의 일환으로 NFT 간편 구매를 지원하고 있다.

NFT는 기술 및 제도적인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상태여서 완성도가 미흡하며, 특히 해킹이나 스캠 NFT 대비책이 부실하다.

선의 또는 악의에 의한 스캠 코인 부작용이 심각하다. 유명인 NFT와 비슷한 이름의 NFT를 악의적으로 발행해 투자자들을 현혹한다든지 유명인 이벤트나 행동과 유사한 NFT가 가격 폭등을 하는 경우다.

NFT 대상이 실물자산인 경우 자산과 디지털 소유권의 법적 연관성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 부재한 것도 문제다. 법적 분쟁 시 NFT의 실물자산 소유자에 대한 법적 대항권이 없어 재산 가치 확보의 불확실성이 크다.

이러한 우려에도 현재 NFT 열망은 뜨겁다. 과연 NFT의 미래는 어떨까.

NFT는 장래 가상자산 대표주자로의 자리매김이 가능할까, 일시적 신기루인가? 2021년 가트너그룹의 NFT 하이프 사이클을 살펴보면 대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NFT는 현재 투자 기대감의 정점에 있으며, 향후 환상이 깨지고 환멸을 느끼는 지속적 하락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후 최저점을 거쳐 완만하게 성숙된 생산성으로 기대감이 살아난다. 이는 향후 NFT 가격 추이와 투자 및 시장 규모를 예측하는 징표가 될 수 있다. NFT 가격 하락 및 일부 투자가들의 냉소가 신기술이나 서비스의 보편적 라이프사이클 진행 과정이라고 판단되며,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당국과 산업 간 협업으로 NFT의 건전한 생태계가 구축되기를 바란다.

이원부 동국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wblee@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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