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할 야근? 고용부 '야근송 홍보' 웹진에 쏟아진 비판

인현우 입력 2022. 6. 28. 16:01 수정 2022. 6. 2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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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공식 블로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야근송'을 권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삭제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어차피 해야 할 야근이라면 얼른 처리하자"는 내용의 글이 노동권 보호의 주무부처인 고용부에서 게시하기엔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에서다.

고용부는 28일 네이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칼퇴를 잊은 사람들에게 '야근송''이라는 포스트를 공개한 후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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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퇴를 잊은 사람들에게 야근송' SNS 공유했다
"야근 권장하는 것이냐" 뭇매 맞고 삭제
고용노동부 트위터 캡처

고용노동부가 공식 블로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야근송'을 권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삭제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어차피 해야 할 야근이라면 얼른 처리하자"는 내용의 글이 노동권 보호의 주무부처인 고용부에서 게시하기엔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에서다.

고용부는 28일 네이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칼퇴를 잊은 사람들에게 '야근송''이라는 포스트를 공개한 후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홍보했다. 해당 포스트는 야간 근무자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취지로 '야근하면서 들을 곡'을 선정해 국내 가요 몇 곡을 추천하는 내용이지만, 소개 문구가 문제가 됐다. "칼퇴를 잊은"이라는 수식어나 "어차피 해야 할 야근이라면 미뤄봤자 시간만 늦출 뿐. 에너지 부스터 같은 야근송 들으며 얼른얼른 처리하자"라는 메시지가 마치 야근을 권하는 것처럼 읽힌 것이다.

최근 고용부는 이정식 장관이 발표한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에서 주당 근로시간 관리 방식을 주 단위에서 월 단위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로 발표를 했다가 노동계와 언론에서 '주 92시간까지 근로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해석되면서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급기야 윤석열 대통령이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히자 급히 수정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민심이 흉흉한 가운데 올라온 SNS 문구에 네티즌의 분노가 폭발했다. "이게 고용부가 내놓을 메시지가 맞나" "야근을 조장하나" 등 비판이 쏟아졌다. 부정적 반응이 이어지자 대략 1시간 후 고용부는 해당 포스트를 내리고 SNS의 홍보 게시물도 삭제, 처리했다. 하지만 특별한 추가 해명을 발표하지 않아 "왜 삭제했냐" "야근송 구경하러 왔더니 없어졌다" 등 조롱 섞인 뒷말을 불렀다.


월간 소식지에 이미 실린 '야근송' 플레이리스트

'칼퇴를 잊은 사람들에게 야근송' 기사가 실린 고용노동부 기관지 '월간 내일' 6월호 페이지.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캡처

문제의 블로그 글은 고용부에서 발간하는 소식지 '월간 내일' 6월호에 이미 실린 기사를 온라인 포스트로 재가공해 내놓은 것이다. '월간 내일'의 발행인은 고용부 장관이고 기획과 제작 자체는 외부 대행사가 담당한다. 소식지 전반에는 고용부의 사업 홍보와 더불어 드라마나 영화 상황에 맞춰 유용한 노동법을 안내하는 내용 등이 실려 있다.

하지만 네티즌은 이와는 별개로 문제의 기사가 실린 '추천 플레이리스트' 코너에 집중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발간 예정인 7월호 주제로는 '휴가 안 가도 휴가처럼 느껴지는 기억 조작송'을 추천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본 네티즌들은 "휴가도 가지 말라는 것이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전에 공개된 소식지의 기사를 순차적으로 올린 것이고, 최근 논란이 된 근로시간 문제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게시물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제작 의도와는 다르게 받아들여져 급히 내리게 됐다"며 "소식지와 온라인 콘텐츠를 면밀하게 확인하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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