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KG그룹이 품는다.."노사 화합이 관건"
내달 초 본계약 체결 계획
2년 만에 다시 기사회생 발판
KG그룹이 쌍용차의 새 주인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쌍용차는 2020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경영 포기 선언 이후 2년 만에 기사회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쌍용차를 품는 KG그룹은 노조와 채권단의 협조, 나아가 전기차 등 신차 개발을 위한 추가 자금 확보 등의 과제를 안았다.
서울회생법원은 28일 쌍용차의 매각 전 인수예정자였던 KG컨소시엄을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했다. 쌍방울그룹 계열사로 구성된 광림컨소시엄이 공개입찰에 참여했으나 법원은 인수 대금의 규모와 인수 대금 조달의 확실성, 운영 자금 확보 계획, 인수자의 재무 건전성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 KG컨소시엄의 인수 조건이 더 나은 것으로 판단했다.
쌍용차는 “광림컨소시엄은 인수 후 운영자금으로 7500억원을 제시했으나 자금조달 증빙으로 제시된 1500억원을 제외하면 계열사의 공모 방식 유상증자 및 해외 투자자 유치를 통한 전환사채(CB) 발행 등 단순 계획에 불과했으며, 재무적 투자자도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에디슨모터스와의 최종 계약 체결에 실패했던 쌍용차는 조건부 투자 계약으로 인수 예정자를 먼저 정해놓고 공개입찰을 부치는 방식(스토킹 호스)을 택하면서 안정적으로 매각 절차를 밟을 수 있었다.
쌍방울그룹이 유일하게 공개입찰에 나서면서 ‘막판 뒤집기’를 노렸지만, KG그룹은 출시를 앞두고 있는 쌍용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 광고를 사옥 전광판에 띄우는 등 인수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쌍용차는 다음달 초 KG컨소시엄과 본계약을 체결한다. 이후 관계인 집회를 열어 회생계획안에 대한 채권단 동의를 받을 예정이다. KG컨소시엄은 인수대금 3500억원과 운영자금 6000억원을 포함해 9500억원가량을 내고 쌍용차를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KG컨소시엄은 채권단의 반대로 발목이 잡힌 에디슨모터스보다 1000억원가량 인수 금액을 키운 터라 협상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견기업인 KG그룹은 그동안 공격적 인수·합병(M&A)을 통해 화학과 제철, 정보기술(IT), 미디어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자동차 사업 경험이 없다는 점은 KG그룹의 불안 요소로 꼽힌다.
쌍용차는 토레스가 사전계약 첫날에만 역대 최고 기록인 1만2000대를 돌파하는 등 흥행을 예고한 데다 토레스 전기차 모델까지 가세하면 빠른 시일 안에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KG그룹이 자금력에서 여유가 있고 철강 등 유관업종을 갖고 있다는 건 장점”이라며 “앞으로 5년간 신차 출시와 회사 운영 등에 3조원가량이 필요할 텐데 노사가 서로 양보하고 화합하지 않으면 상당한 리스크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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