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설립 안돼" 진입로에 화단 설치 주민들 행정소송 패소

신정훈 기자 2022. 6. 2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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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법 전경. /신정훈 기자

마을 내 공장 건립을 막고자 국유지에 화단을 만들어 진입로 개설을 방해한 주민들이 행정소송에서 패소했다.

충북 음성군 A 마을회는 지난해 7월 음성군으로부터 국유재산 유상 사용허가를 받았다. 마을회는 지목상 도로인 하천둑을 따라 마을화단을 조성할 목적이었다.

군청은 인접 토지주의 동의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했고, 마을 이장은 “다 이야기된 것이”라고 답해 열흘 뒤 사용 허가를 내줬다.

허가를 받은 주민들은 이곳에 66㎡ 크기의 화단을 만들었다.

하지만 음성군은 같은 해 9월 돌연 이 허가를 철회했다.

이유는 비슷한 시기에 추진되고 있던 마을 내 공장 설립을 막기 위해서 거짓말로 국공유지 사용허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폭 6m의 진입로가 확보돼야 하는데 마을 주민들이 이를 알고 국공유지 사용허가를 받아 이곳에 화단을 설치, 진입로 개설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주민들이 허가과정에서 인접토지주의 동의를 받았다고 한 것도 거짓으로 확인됐다.

음성군이 이런 이유를 들어 허가를 취소하자 주민들은 “인접 토지주 동의는 법적 조건이 아니다”며 “설령 거짓 진술을 했더라도 허가를 철회할 정도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행정소송을 냈다

또 “허가 당시 B 업체는 공장 설립 신청만 했을 뿐 승인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였다”며 “만약 공장 설립을 위해 국유재산 사용 허가를 철회한다면 특정인의 사익을 주민 전체의 환경권, 생활권보다 우선하는 것으로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마을 주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주지법 행정1부(재판장 김성수)는 28일 음성군 A 마을회가 음성군수를 상대로 낸 국유재산 사용허가 취소 및 철회처분 취소 행정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인접 토지주 동의가 법률적 요건이 아니었더라도 당시 담당 공무원이 공장 설립 예정지라는 사실을 인지했다면 허가를 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사용허가는 공장 설립을 막기 위한 목적에서 마을회 임원들의 거짓 진술을 기초로 이루어졌다”며 “당사자의 신뢰를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공익과 비교·형량할 필요도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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