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우군 업고 KG컨소 쌍용차 인수 확정
"KG컨소 인수조건보다 불리하다" 평가
KG엔 캑터스·파빌리온에 사우디 SNAM·효림까지 합류
조건부 인수계약대로 최종 인수예정자 선정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쌍용자동차 새 주인으로 KG컨소시엄이 확정됐다. 작년 6월 매각작업에 돌입한 후 1년 만이다. 쌍용차 인수를 놓고 KG컨소시엄과 쌍방울그룹이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두번의 입찰에서 모두 KG컨소시엄이 인수금액과 운용자금 조달, 경영계획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쌍용차를 품게 됐다.
이제 채권단 동의절차 등이 남아 있지만 최근 쌍용차 실적개선과 신차 기대감 등으로 무난히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높다.
28일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003620)가 제출한 최종 인수예정자 선정 허가신청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쌍용차와 KG컨소시엄은 투자 본계약을 체결하고, 8월까지 관계인 집회를 열어 회생계획안에 대한 채권단 동의를 얻을 계획이다. 채권단 동의라는 관문을 넘어서면 매각 시한인 오는 10월15일 이전에 매각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매각전은 우선매수권자를 선정하고 이후 공개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방식으로 진행됐다. 우선매수권자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맺고 이후 공개 입찰에서 더 좋은 계약조건을 제시하는 인수 후보자가 없으면 우선매수권자가 인수협상권을 갖는 방식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후보자가 있다고 해도 그 조건을 우선매수권자에게 제시하고, 이를 받아들이면 우선매수권자에게 협상권이 돌아간다.
쌍용차는 지난달 조건부 인수제안서를 받아 KG컨소시엄을 우선인수 예정자로 선정,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KG컨소시엄의 인수내용보다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입찰자가 없는 경우 KG컨소시엄을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진행된 본입찰에서 쌍방울그룹의 광림컨소시엄이 유일하게 투자의향서(LOI)에 이어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인수대금의 규모, 인수대금 조달의 확실성, 운영자금 확보계획, 인수자의 재무건전성 등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광림컨소시엄의 인수내용이 기존 KG 컨소시엄의 인수내용보다 불리한 것으로 평가됐다”며 “KG컨소시엄을 최종 인수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G컨소시엄은 조건부 투자계약에서 제시했던 인수조건 그대로 본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실제 광림컨소시엄은 표면적으로 3800억원의 인수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건부 인수제안서상 KG컨소시엄이 제시한 3350억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인수 후 운영자금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면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광림컨소시엄은 재무적투자자(FI)를 확보하지 못해 인수자금을 계열 상장사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또 쌍용차 인수 후 쌍용차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LOC 제출 하루 전날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쌍방울그룹이 자본시장에서 재무적 투자자를 구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했지만 선뜻 손잡겠다고 나선 곳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증시가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조달하겠다는 계획 자체가 신뢰를 주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SNAM·납품사까지 투자파트너로…KG컨소에 힘 실어
KG컨소시엄은 자금조달 능력과 회생 능력에서 쌍용차 인수 적임자로 꼽혀왔다. KG그룹은 KG케미칼(001390)과 KG스틸, KG ETS, KG이니시스 등 상장사 5곳과 24개 비상장사를 거느리고 있다. KG케미칼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연결 기준 3636억원 수준이고 KG ETS(151860) 환경에너지(폐기물) 사업부 매각대금 5000억원, KG스틸(016380)의 영업호조에 따른 양호한 현금흐름 등으로 자금확보 면에서는 다른 인수후보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쌍용차 인수전 출사표를 던질 때부터 사모펀드 운용사인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한데다 최근 경쟁사였던 파빌리온PE와도 손잡으면서 재무적 투자자(FI)도 탄탄하게 구성했다.
여기에 쌍용차와 반조립(CKD)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SNAM과 쌍용차의 주요 납품회사인 효림그룹이 파빌리온PE를 통해 투자확약을 한 것 역시 KG컨소시엄에 힘을 실어줬다.
워크아웃 중인 기업을 성공적으로 회생시킨 이력도 플러스로 작용했다. KG그룹은 지난 2019년 동부제철(현 KG스틸)을 캑터스PE와 함께 인수해 1년 만에 흑자로 돌려놨다.
새 주인이 확정된 만큼 쌍용차는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채권단 동의를 받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올초 쌍용차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가 결국 실패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도 채권단 동의를 얻는데 실패하면서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다 계약해지를 당한 만큼 채권단은 중요한 관문으로 여겨진다. 다만 쌍용차 실적이 최근 개선세를 보이고 있고 신차 ‘토레스’의 사전예약판매 인기도 상당한 만큼 채권단의 지지를 얻기가 어렵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권소현 (juddie@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쌍방울 더 썼지만 점수 낮았다…쌍용차 주인에 KG그룹 확정
- "문 모두 잠긴 채 뒤집혔다"…완도 실종 가족 차량, 29일 인양
- "독촉장, 카드빚 2700만원"…조유나양 가족, 생활고 흔적
- 다음 달부터 놀면서 실업급여 못 받는다..."요건 강화"
- "당첨금 6억6250만원"…최고의 효도선물 된 '로또 복권'
- 4년 만에 공식 석상 한진가 조현민…"물류도 섹시할 수 있어요"
- 만취 20대女 집단 성폭행…그 중 1명은 '남자친구'였다
- 김건희 여사, 첫 해외 순방길 착용한 '발찌' 브랜드는
- '실화탐사대’ 박수홍, 친형과 법적 다툼 심경 고백…"지옥이었다"
- 박해수 "'오징어게임'→'종이의 집' 글로벌 욕받이 되겠다"[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