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찍나".. 반년에 1억 오르던 서울 아파트값 '보합권' 진입

김송이 기자 2022. 6. 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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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의 ‘대장 단지’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89㎡는 지난 1일 18억2500만원에 매매됐다. 직전 거래(5월 18억7500만원)보다 5000만원 내려갔고, 작년 최고가인 19억35000만원과 비교해서는 1억원 가까이 싼 값이다. 현재 호가는 최저 17억5000만원부터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8일 “작년에 비해 매매가가 2000만~3000만원씩 떨어진 거래가 종종 이뤄지고 있다”면서 “찾는 사람이 거의 없고 거래도 잘 이뤄지고 있지 않아 앞으로도 소폭 하락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집주인들이 호가를 크게 낮추지는 않고 있어 더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의 모습 / 김송이 기자

이같은 경향은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치솟는 대출 금리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꺾이자 반 년 만에 1억원씩 오르던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도 보합세에 접어들었다. 서울 밖의 경우 일부 지역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일각에서는 집값이 고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74만원 상승한 12억7992만원으로 집계됐다. 강남권 11개 자치구는 15억2858만원으로 대출 금지선인 ‘15억원’을 웃돌고 있고, 강북권 14개 자치구는 10억1400만원이다.

눈에 띄는 점은 시세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지난 5년 간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6억원 대에 불과했던 평균매매가격은 재작년 3월 처음으로 9억원을 넘어선 뒤 7개월 만인 10월 10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7개월 후인 작년 4월에는 11억원, 6개월 후인 10월에는 12억원 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승 폭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작년 말 12억4978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개월 간 2023만원, 1.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 9.57% 상승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방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올해 6월 지방 6개 광역시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4억1926만원으로 전월 대비 단 4만원 상승했다. 6개월 간 상승률은 2.88%로, 작년 같은 기간 11.59% 상승한 것과 비교해 상승 폭이 5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26일 오전 서울 잠실의 한 부동산 업체 모습. / 연합뉴스

평균매매가격이 하락한 곳도 있다. 대구와 세종이 대표적이다. 올해 6월 대구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4억409만원으로 전달(4억511만원) 보다 102만원 하락했다. 올해 4월 4억534만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세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6월 세종의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6억6784만원이다. 지난 4월 6억6960만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5월 6억6927만원, 6월 6억6784만원으로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멈춘 이유로는 먼저 금리 인상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이 꼽힌다. 한국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올렸다. 정부가 취득세, 양도세, 보유세 등 각종 세금 부담을 줄이고 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하고 있지만, 원리금 부담이 커진 탓에 위축된 매수 심리가 좀처럼 회복되고 있지 않다.

실제 올해 6월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78로 전월(92.2) 대비 14.2P 떨어졌다. 지난 2019년 3월 이후 3년3개월 만의 최저치다. KB부동산 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4000개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해당 지역 집값의 상승·하락 전망을 조사해 수치화한 것이다. 100을 초과할수록 상승 전망이 많고, 100 미만일수록 하락 전망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장바구니 물가 같은 개념으로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서 “약세장인 시장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까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 아파트 시세는 당분간 약세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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