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을 경계할 것..다시, 재사용(Reuse)에 나선 브랜드

이승연 2022. 6. 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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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6일은 세계 리필 데이였다. 각 업계 및 브랜드들도 친환경 경영에 대한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고, 뻔해 보이지만 환경 전문가들은 ‘3R(Reduce 줄이고, Reuse 다시 쓰고, Recycle 재활용하기)’을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일각에선 ‘환경 보호’란 이름으로 포장된 황당한 비(非) 친환경 제품을 주의하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에코백은 최소 131회 사용하고, 텀블러는 1000번 이상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쉽사리 실천하기 어려운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리듀스와, 리유즈의 중요성에 대해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찾는 카페에선 커피만 사는 것이 아니다. 플라스틱 커피잔과 빨대가 함께 서브된다. 또 마트에서는 어떨까. 과일과 야채를 감싸는 비닐, 플라스틱 포장재, 생선을 담는 스티로폼 등이 마치 바늘과 실처럼 붙어 있다. 우리가 물건을 사는 동시에 플라스틱 포장에 대한 값을 지불하고 있다는 말 역시 어불성설은 아닐 것이다. 이 같은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한 ‘미닝아웃’(미닝+커밍아웃, 의식소비) 소비가 증가하고, 필환경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며 각 업계 브랜드들은 앞다투어 친환경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때 중요시되는 핵심 키워드가 바로 ‘3R’이다. 최근에는 화장품 업계, 식음료업계 등에서 3R을 기반으로 탄소 배출 감소, 리사이클 상품·비건 상품 판매, 리필 스테이션 설치 등을 통한 재사용(Reuse)·불필요한 사용 절감(Reduce)·재활용(리사이클 Recycle) 캠페인을 계획, 실천 중이다.

그런데 환경 전문가들은 3R 중에서도 ‘줄이고’, ‘재사용하는 것’의 중요성을 거듭 언급한다. 친환경 제품을 만들고, 찾고, 구매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불필요한 소비는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 보호를 위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운동 역시 같은 맥락이다. 생각해본 적 있는가. 일례로 에코백의 경우 동물가죽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등장했다. 2011년 영국 환경청의 조사에 따르면 ‘면 소재 에코백은 최소 131회 사용해야 환경 보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이벤트 홍보용, 판촉물로 자주 선물 받는 에코백은 에디터의 집에도 적어도 10장 가깝게 있는데, 사용 목적에 맞춰보자면 1310회를 사용해야 하는 셈이다. 스테인리스 텀블러도 마찬가지다. 환경 보호 아이템으로 주목받는 텀블러 역시 1000번 이상을 써야 환경 보호 효과를 낼 수 있다.(출처: 캐나다 환경보호 재활용 단체 CIRAIG) 우리는 어쩌면 ‘친환경이라 포장된’ 물건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최근엔 이와 같은 문제점인 ‘그린워싱Green Washing’을 경계하라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그린워싱은 ‘실제로는 친환경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가리킨다.(출처: 시사상식사전) 각 업계에서 늘어나기 시작한 ‘리필 스테이션’의 경우엔 어떨까. 소독, 오염 여부, 제품 변질 등의 이유로 소비자의 개인 용기 대신 ‘제공되는 리필 전용 용기만 써야 한다’는 정책을 고수 중인 곳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 같은 경우는 소비자가 필요한 만큼이 아닌, 정해진 만큼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도 하다. 이에 제대로 된 ‘제로 웨이스트’나 ‘미닝아웃’을 추구하는 일부 소비자들은 발품을 팔아서라도 개인 용기 재사용이 가능한 곳을 찾기도 한다.

지난 6월16일은 세계 리필 데이(World Refill Day)였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사용 용기에 리필하는 전 세계 제로 웨스트 캠페인으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친환경 움직임이 올바른 방향이었는지 다시금 되짚어볼 기회다. 비록 이 날을 놓쳤다고 하더라도 괜찮다. 각 업계와 브랜드별로 재사용, 리필에 대한 인식을 촉구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으니 장바구니와 약간의 ‘용기’를 가지고 이곳을 찾아보도록 하자.

제로 웨이스트 매장 ‘알맹상점’(사진 매경DB)
▶제로 웨이스트숍

이곳에선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물품을 회수하며(재사용 가능한 유리병, 우유팩, 테트라팩, 말린 원두 가루 등), 식재료, 화장품, 샴푸, 보디워시, 세제 등 리필이 가능한 제품들을 선보인다. 에디터가 주로 찾는 리필 스테이션 숍 중에선 ‘알맹상점’ 망원, 서울역점 그리고 ‘덕분애’ 등이 있다. 이곳을 찾을 땐 빈 유리병, 플라스틱 통을 넉넉하게 챙기는 것이 좋다. 공병을 깨끗하게 씻은 뒤 (열탕·적외선 등의 소독이 어려운 경우 알코올을 분사해 말린 후) 필요한 상품을 구매한다. 주로 손 세정제, 견과류, 샐러드 드레싱 오일 등을 구매하는 편. 용기 무게를 0g으로 맞춘 후, 원하는 제품을 필요한 만큼 덜어서 그램(g)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켈로그 시리얼 에코 리필 스테이션 (사진 이승연)
▶켈로그 ‘시리얼 에코 리필 스테이션’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에 위치한 ‘시리얼 에코 리필 스테이션’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농심 켈로그사 시리얼 제품을 원하는 용기에 자유롭게 구매 가능하다. 리필 스테이션에 비치된 제품은 켈로그 콘프로스트, 첵스초코, 크랜베리 아몬드 그래놀라, 리얼 그래놀라 등 총 8종. 소비자가 직접 가져온 용기에 시리얼을 담고 무게당 가격으로 계산된 바코드를 인쇄해 결제하는 방식으로, 불필요한 포장재를 줄인다. 에디터가 찾은 날에는 입구가 좁고, 크기가 작은 용기를 챙겨가 사용이 어렵다 보니, 스테이션에 배치된 친환경 종이봉투와 종이 소재 테이프를 통해 리필을 받아볼 수 있었다. 제품 가격은 그램(g)당 최소 8원부터 13원까지로, 기존 완제품 대비 20%가량 저렴한 가격에 제공된다.

1. 이니스프리 강남점 ‘리필 스테이션’(사진 이니스프리) 2. 웨스틴 조선 서울 ‘플레이, 힙, 서머 패키지’(사진 조선호텔앤리조트) 3. 투썸플레이스 ‘클린키트’(사진 투썸플레이스) 4. 마켓컬리의 재사용 포장재 ‘퍼플박스’(사진 마켓컬리)
▶이니스프리 ‘리필 스테이션’

이니스프리에서는 제품을 다 사용한 후 남은 공병을 수거하기도 하지만 리필 스테이션 이용도 가능하다. 이니스프리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 있는 숍인숍 ‘리필 스테이션’은 고객이 가져온 재사용 용기를 살균 소독한 뒤 내용물을 원하는 만큼 10g 단위로 소분 판매하는 리필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리필 스테이션에서는 ‘리스테이’의 ‘카밍 샴푸’, ‘컴포팅 바디 클렌저’, ‘임브레이싱 핸드워시’ 3종을 기존 제품가 대비 40%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 또한 리필을 마치면 사용 기한 / 식별 번호 / 소분일자를 별도로 표기해 사용 기간에 대한 숙지 역시 쉬운 편. 단, 세척과 건조를 완료한 캡타입 화장품 용기를 이용해야 하며, 펌프형과 같은 용기는 이용이 어려울수 있다고 하니 사전에 사용 가능한 용기를 문의해보도록 하자.

▶웨스틴 조선 서울 ‘플레이, 힙, 서머’ 패키지

웨스틴 조선 서울이 선보인 플레이, 힙, 서머(Play Hip Summer) 패키지는 환경오염, 기후 변화를 몸소 느끼며 착한 소비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미닝아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에게 제로 웨이스트 문화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패키지 선택 시 ‘제로띵스’의 리유저블 빨대, ‘닥터노아’의 대나무 칫솔과 고체과 치약 등으로 구성된 ‘제로 바캉스 키트’를 제공, 고객들이 시원한 여름 바캉스를 즐기면서도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다. 8월 31일까지.

▶투썸플레이스 ‘클린키트’

투썸플레이스가 세계 환경의 날에 맞춰 기존에 선보였던 ‘클린키트’를 새롭게 리뉴얼해 출시한다. 이번 클린키트는 제로웨이스트 서비스 기업 인증을 받은 ‘피스온테이블’이 운영하는 친환경 브랜드 ‘지구샵’과 협업했다. 소비자들의 지속 가능한 텀블러 사용 습관 형성을 돕기 위해 텀블러와 친환경 세척용품을 세트 구성한 제품으로, ‘투썸×지구샵 클린키트’는 빨대 내장형 스테인리스 텀블러, 천연 세척 솔, 동구밭 친환경 주방 비누, 천연 비누망, 천연 소프넛 열매로 구성됐다. 색상은 오트밀과 그린 2가지 중 선택 가능하다. 택배 상자를 인박스로 활용해 패키징까지 100% 재활용할 수 있다. 커피 가공 부산물 및 페트병 업사이클링 제품도 선보였다. ‘투썸 허스크 텀블러’는 커피 생두 껍질 ‘허스크’를 활용해 만든 리유저블 텀블러다. 무게가 가벼워 휴대하기 좋고, 비스페놀A 프리(BPA-Free) 소재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마켓컬리 ‘재사용 보냉 박스’

지난해 7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재사용 포장재 ‘컬리 퍼플박스’. 고객이 냉장, 냉동 상품을 주문한 뒤 문 앞에 컬리 퍼플박스 또는 개인 보냉 박스(보냉 기능 확인 후)를 놓아두면 배송 매니저가 상품을 퍼플박스에 담는 방식이다. 접이식 구조로 평소에는 접어서 보관하거나, 나들이 캠핑에 활용할 수 있다. 마켓컬리는 지난 4월, 컬리 퍼플박스를 통해 종이박스 445만 개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글 이승연 기자 사진 및 일러스트 포토파크, 이승연, 각 브랜드,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36호 (22.07.0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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