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우산은 '의미 없다'..내일까지 300mm 폭우에 강풍도

이근영 입력 2022. 6. 28. 15:10 수정 2022. 8. 3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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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와 날씨]수도권·강원내륙 쏟아붓고, 나머지 10∼150mm 많은 비
30일 이후 주말까지는 날씨 개지만 폭염·열대야 우려
7월5일께 장마 재개 가능성..이번 장마 강풍도 동반
서울에 강풍을 동반한 소나기가 내린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지하철 홍대입구역 인근 횡단보도에서 시민들이 비바람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정체전선과 저기압의 영향으로 28일 밤~29일 아침과 29일 밤~30일 아침까지 두 차례에 걸쳐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를 중심으로 최고 300㎜ 이상의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나머지 지역에도 10∼150㎜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28일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중국 내륙에 위치한 정체전선 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28일 밤부터 29일 아침 사이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 북부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28일 밤∼29일 아침과 29일 밤∼30일 아침 예상 기압계 모식도. 북태평양고기압이 더욱 확장되는 29일∼30일 비가 훨씬 강하고 많이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 제공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현재 북태평양고기압이 일본 쪽에서 한반도 쪽으로 확장하는 상태여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부는 남서풍에 실려 뜨겁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티베트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흐르는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유입돼 한반도에서 만나면서 정체전선이 발달하고 있다. 특히 정체전선 상에서 염주알처럼 발달한 저기압들이 우리나라를 차례로 통과하면서 많은 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9일 낮에는 정체전선이 남하하면서 저녁까지 충청 남부, 전북 북부에 비가 집중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이때 쯤이면 북태평양고기압이 더욱 북상해 정체전선을 형성하는 기압계가 압축돼 비구름대가 더욱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해 정체전선이 압축된 상태에서 다시 북상해 29일 밤부터 30일 아침 사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비구름대가 지속으로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광연 예보분석관은 “이때 비는 28일 밤∼29일 아침 때의 1차 피크 때보다 더욱 강하고 양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부지방에 많은 비와 강풍이 예보된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바람을 맞으며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28일부터 30일까지 지역별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강원 내륙·산지, 충남, 충북 중·북부 100∼200㎜(많은 곳 수도권, 강원 내륙·산지 300㎜ 이상), 충북 남부, 전북, 경북 북부내륙, 서해5도 50∼100㎜(많은 곳 전북 북서부, 경북 북부내륙 150㎜ 이상), 강원 동해안, 전남 서부, 제주 산지 30∼80㎜, 전남 동부, 경남·북, 울릉도·독도 10∼60㎜, 제주(산지 제외) 5∼20㎜ 등이다.

기상청은 “폭우가 발생할 때 수로 등 관리를 위해 야외 활동을 할 경우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며 비가 강하게 내릴 때는 되도록 바깥 출입을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29일 새벽에는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29일 낮과 29일 저녁에는 충청과 전북에, 30일 새벽에는 또다시 중부지방에 비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 제공

야행성과 국지성

이번 장맛비는 특히 ‘야행성’과 ‘국지성’ 특징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이광연 예보분석관은 “장마철에 정체전선 상에서 형성되는 비구름대는 주로 야간에 활성화하는 경향이 있다. 또 동서로 폭이 긴 정체전선 상의 비구름대로 인해 남북으로 국지적인 편차가 클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야행성을 보이는 이유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대기 하층에서 부는 초속 15m 안팎의 하층제트가 낮에는 높은 대기경계선과의 마찰로 다소 약해지는 반면 밤에는 상대적으로 마찰이 작아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광연 예보분석관은 “기상예측프로그램은 남북으로 50㎞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지역임에도 한 곳은 강수량을 300㎜ 이상으로, 다른 곳은 50㎜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시·도별로, 심지어 읍·면·동 단위에서 강수량 편차가 크다는 것이 정체전선 상에서 내리는 장맛비의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주 내내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 지난 27일 오후 서울 시내의 거리에 비가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강풍 동반도 또다른 특징

이번 장맛비의 또다른 특성은 강풍이 동반되고 있다는 점이다. 28일 새벽부터 기상청은 거의 전국에 걸쳐 강풍주의보를 발령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종로구 송월동 서울관측소에서는 이날 오전 5시49분에 최대 풍속(10분)이 초속 9.9m까지 기록됐다.

이광연 예보분석관은 “정체전선 주변 기압계가 조밀해지면서 곧 기압경도력이 강해지면서 강한 바람이 부는 것으로, 강풍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해 압축되면 더 강해져 30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30일 이후 주말까지는 우리나라가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에 들어가 날이 맑아지면 이미 공기중에 포화해 있는 덥고 습한 기운 속에 햇볕에 의한 더위까지 더해져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티베트고기압의 영향이 우리나라 상공에까지 미치지 못해 북태평양고기압은 다시 일본쪽으로 수축하면서 7월5일 전후에는 남쪽에서부터 또다시 장맛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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