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피해365센터를 알고 머리가 상큼해졌다

2022. 6. 2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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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구매 버튼을 눌렀다. 머리 때문이었다. 언젠가부터 머리를 감을 때마다 서글퍼졌다. ‘아직 빠질 머리칼이 있었구나.’ 

미용실에 가면 추가로 머리숱을 쳐내던 그 시절이 그리웠다. 이제라도 관리 좀 해보자는 생각에 큰 맘먹고 약용샴푸를 구매했다. ‘견본품만 써봐도 알 수 있다’는 후기에 마음이 동했다. 견본품 이벤트도 있다기에 더 안심하며 급히 결정했다.  

기다리던 택배를 풀었다. 당장 머리를 감아 볼까 했는데 웬걸. 그 큰 상자에는 주문했던 샴푸 2개만 달랑 들어있었다. 대개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신제품에는 1회용 견본품 한두 개가 들어있다. 혹시 처음 쓰는 사용자에게 맞지 않을까 싶어서다. 어떤 곳은 포장을 뜯기 전, 사용해보라며 따로 견본품이 있기도 하다. 더욱이 견본품 이벤트까지 있었는데, 빠뜨린 게 분명하다 싶어 전화를 걸었다.

당당자 답변이 좀 황당했다. 말하자면 이벤트는 내가 구매한 후, 견본품이 다 떨어져 끝냈고, 제품을 쓰기 전에 교환하면 단순 변심이라 반송 택배비를 물어야 한단다. 일단 개봉하면 환불은 안 되니, 사용해보고 이상이 생기면 병원진료서를 첨부하라고 했다. 

결론은 포기였다. 난 위험 부담을 안고 그 샴푸를 뜯어 사용했으니까. 이래저래 할 말은 많았지만, 당시 무척 바빴다. 더 빠질(?) 머리도 없었다. 무엇보다 여러 기관 중에서 어디에 접수해야 하는지 찾아볼 여유가 없던 점이 가장 컸다. 

온라인피해365센터 누리집.(출처=온라인피해365센터)

만약 이런 상황이 다시 생긴다면? 이제 무조건 폰을 들고 국번없이 142-235를 누르지 않을까 싶다. 지난 5월 31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온라인피해365센터’를 개소했다. 이 사업은 2021년 국민참여사업으로 시작됐고, 국민 공모로 명칭이 선정돼 의미가 깊다. 

당시 샴푸 기억이 떠올라 온라인피해365센터 누리집을 찾아봤다. 마침 피해상담 사례를 보니 나와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화장품을 구매했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 반품을 요구했지만, 개봉 흔적이 있다며 판매자에게 거부당했단다. 

답변은? 의외였다. 제품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포장을 뜯은 경우라면, 구매 철회가 가능하다고 했다. 소비자가 사용하거나 일부 소비로 인해 제품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지 않는다는 선에서다. 또 이럴 때 한국소비자원에서 운영하는 1372로 전화하거나 누리집을 통해 상담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궁금한 차에 온라인피해365센터에 좀 더 문의하고자 전화를 걸었다.

“온라인 상에서 피해를 입었을 때, 어떻게 연락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시는 분이 많으신데요. 센터로 연락주시면 신청 방법을 안내해드리고요. 이후 진행이 잘 되고 있는지 사후관리도 하고 있어요.”

누리집에서 각각 자신의 상황에 맞게 찾아볼 수도 있다.(출처=온라인피해365센터)

내친김에 지난번 샴푸 상황까지 물었다. 담당자는 차분하게 설명해줬다. 

“앞으로 구매하기 전에 업체 환불 정책을 보시면 좋겠고요. 이런 내용이 미리 고지되지 않았다면, 판매자에게 문제가 있으니까요. 부당한 처우라는 생각이 드시면 한국소비자원(1372)에 분쟁조정을 신청하거나,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1661-5714)로 접수를 하면 됩니다.”

피해 후 온라인피해365센터 상담 절차.(출처=온라인피해365센터)

이곳에서 다루는 건, 상거래에 관한 사항만이 아니다.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피해와 각종 범죄 등을 다 아우른다. 소관 구분없이 상담하고 원스톱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혹 개인정보 유출을 급히 막고 싶은데, 기관 업무가 아니라고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온라인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피해자 입장을 고려해 신속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건 무척 큰 장점이다. 소관이 불분명하거나 사각지대의 민원 해결 방안까지 마련했다. 즉 이용자가 보다 빠르게 온라인 피해를 해결하도록 돕는다. 방통위는 앞으로 사후관리를 넘어 법률자문까지 지원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제품에 따라 주의할 부분을 써놓기도 한다.

코로나19 등으로 여러모로 온라인 생활이 늘었고 이에 따른 피해도 적잖다. 특히 온라인에서 입은 피해는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순식간에 확산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막상 상담하려 해도 당황한 사람에게는 절차가 잘 생각나지 않는다. 게다가 온라인 피해는 교묘하고 다양하며 복잡한 게 특징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피해365센터의 역할은 꽤 중요하게 들린다.

(왼쪽)우편상담에 필요한 피해상담신청서 양식. (오른쪽)방통위가 홍보하는 개인정보보호 포스터.

현재 온라인피해365센터에서는 전화, 우편, 카카오톡 채널로 상담 가능하다. 전화는 국번없이 142-235, 우편은 피해상담신청서 양식을 누리집에서 받아 보낼 수 있다. 10월경부터는 누리집을 통한 온라인 상담 신청과 SMS를 통한 서비스도 계획 중에 있다. 

주요 대처 방안.(출처=온라인피해365센터)

점점 사회 전반이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런 온라인 시장은 편리한 대신, 피해를 입기도 쉽다. 피해가 없기를 바라지만, 피해를 당해 혼돈 속에 있을 때, 온라인피해365센터가 길잡이가 돼주면 좋겠다. 

비록 샴푸는 효과를 못 봤지만, 온라인피해365센터에서 대처 방안을 알게 돼, 기분만큼은 풍성해진 느낌이다.

온라인피해365센터 누리집: http://www.helpos.kr/ 
전화상담 : 전국 국번없이 142-235(수신자 부담)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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