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용의 출현' 김한민 감독 "막연한 구상 실현돼 감개무량"
왜장 역 변요한, 일본어로 연기.."이순신 장군만 생각하며 연기"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이순신 장군님과 같은 성실과 경의와 신의를 가지고 찍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현재를 사는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이 용기, 치유, 연대의식을 같이 느끼면서 '자긍심'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통합됐으면 좋겠어요."
김한민 감독이 28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 제작보고회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한산'은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국내 역대 박스오피스 1위에 빛나는 '명량'(2014)의 뒤를 잇는다. '명량'이 1597년 명량해전을 그렸다면 '한산'은 5년 전 한산도 앞바다에서 펼쳐진 한산도대첩을 소재로 했다.
김 감독은 "이순신 장군 이야기를 단 한 편만으로 그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3부작으로 기획했다"면서 "막연한 구상과 뜨거움이 이렇게 탄생하게 돼 너무 감격스럽고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이순신 역은 '명량'의 최민식에 이어 박해일이 맡았다. 임진년 전라 좌수사로 부임한 47세의 이순신을 연기한 그는 "최민식 선배님이 '고생 좀 해봐라'라는 한 마디를 해주셨다"면서 웃었다.
이어 "선배님이 용장(庸將)의 모습이었다면, 이번에는 밀도 있고 지혜로운 전략으로 수군들과 전투를 행하는 지장(智將), 수군과 백성을 챙기는 덕장(德將), 선비스러운 모습까지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일은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2006), '최종병기 활'(2011)에 이어 김한민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그는 "오랜 시간 만나온 관계이기 때문에 저만이 가지고 있는 배우로서의 기질을 어떤 분들보다 많이 이해해주시는 측면이 있다"면서 감사를 표했다.
왜장 와키자카 역은 변요한이 맡았다.
그는 "대한민국의 영웅이신 이순신 장군님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큰 의미"라면서 "왜장이었지만 이순신 장군님만 생각하며 연기했고 집중력을 계속 유지하려 노력했다"고 했다.
이번 작품에서 일본어로 연기한 그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외국어로 연기하는 것에 분명히 한계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다른 나라 분이 와서 연기를 하면 정서적으로 저보다 뜨겁지 않을 것 같아 내가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작품의 중심 이야기는 이순신(박해일 분)과 왜장 와키자카(변요한)의 대결이지만, 또 다른 왜군인 준사(김성규)와 가토(김성균), 적진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첩자 정보름(김향기), 의병 임준영(옥택연)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극을 끌어간다.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은 거북선이다.
김 감독은 '용의 출현'이라는 부제가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동시에 뜻하는 중의적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은 떼려야 뗄 수 없잖아요. 거북선은 우리가 '한산'이란 영화를 통해 반드시 봐줘야 하는 존재이기도 하고요. 거북선을 연구하는 학자분들 사이에서도 설왕설래가 있기에 고민이 깊었지만, (다양한 학설들을) 총망라해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산'은 코로나19로 1년 정도 개봉이 미뤄졌다.
김 감독은 "한국 영화계가 정말 힘든 2년을 보냈는데, 이렇게 멋진 배우들과 같이 영화를 만들어나간다는 것이 어떤 것보다도 감격스럽고 감동이 있다"면서 "올여름 '한산'으로 그 감동에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헤어질 결심'에 이어 '한산'으로 관객들을 다시 만나는 박해일은 "'헤어질 결심'이 내일 개봉인데 오늘 이렇게 새 작품 제작보고회를 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 같다"면서도 "팬데믹 시기에 관객을 만나지 못했던 아쉬움과 제 일에 대한 부재감을 느껴왔던 만큼 너무 반갑고 그 기쁨을 유지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산 해전은 나라를 지키는 데 급급했던 전투가 아니라 철저한 준비를 거친 승리를 위한 전투였다"면서 "관객분들께 승리의 쾌감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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