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던 이준석, 돌연 일정 비공개하고 말문 닫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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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이 살얼음을 밟고 있다.
급기야 이 대표가 28일 모든 일정을 비공개 일정으로 돌리자 당내에서는 뭔가 터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돌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무'에 거리를 두며 이 대표에게 확실히 힘을 실어주지 않는 상황인 데다, 윤리위 징계 심의가 예고돼 있어 자신의 의견을 적극 피력하기 힘든 환경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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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이 살얼음을 밟고 있다.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징계 심사를 앞두고 있는 데다, '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당내 포위망이 좁혀지면서 옴짝달싹하기 힘든 형국이 된 것이다. 자칫 실책할 경우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만큼 공식석상에서 말을 아끼고, 행동을 자제하는 '최소화 전략'을 묘책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최근 당 회의에서 철저히 입을 닫고 있다. 지난 20일과 23일,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모두발언을 생략했다. 통상 최고위원회의 의장인 당대표가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전한 뒤 나머지 최고위원들이 순차적으로 발언하는 절차에 비춰 볼 때 이례적이다. 급기야 이 대표가 28일 모든 일정을 비공개 일정으로 돌리자 당내에서는 뭔가 터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돌았다. 이 대표가 그간 '보수 스피커'를 자처했던 점에 비춰 볼 때 그의 '침묵'에는 이유가 있다는 평이 다수다.
우선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평소 '스타일'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2011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정치권에 입문한 뒤로 거침없는 행동으로 주목받았다. 최근에도 친윤계 중진인 정진석 의원과 공개 설전을 벌이고, 당 회의실에서 배현진 최고위원의 악수를 뿌리쳤다. 이 대표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배 최고위원의 악수에 응하지 않은 데 대해 "앞뒤가 다른 경우에 굉장히 강하게 배척한다"며 불쾌한 기색을 대놓고 드러냈다.
이례적인 잠행은 무엇보다 이 대표의 좁아진 당내 입지를 반영하고 있다는 평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무'에 거리를 두며 이 대표에게 확실히 힘을 실어주지 않는 상황인 데다, 윤리위 징계 심의가 예고돼 있어 자신의 의견을 적극 피력하기 힘든 환경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당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이 윤리위 문제와 얽혀 해석되는 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행동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현재 윤석열 정부의 행보나 대야전략 등이 이 대표의 뜻과 일치하지 않지만, 모든 말과 행동이 억측을 불러오는 만큼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분간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이 대표 측의 고민이다. 당 혁신위원회와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인선 등을 두고 대립하면서 쌓인 불만이 임계점에 달하고 있지만, 이 대표와 친윤계의 갈등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송석준 의원이 "당내 분위기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얼마나 부응하는지 반성해야 될 때"라고 직격했다. 친윤계가 주축이 된 모임 '민들레(민심들어볼래)의 공동간사인 이용호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당내 논란은) 이 대표에게 누적된 감정이 폭발한 것이다. 무게감, 안정감, 상대를 배려하는 게 있는가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며 "총선을 앞두고 리더십을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들이 표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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