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강' 전북과 'FA컵 최강' 수원,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이두리 기자 2022. 6. 2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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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바로우(왼쪽)와 수원 삼성 김태환이 지난 22일 K리그1 17라운드 경기에서 볼을 다투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리그 최강자가 전북 현대라면, FA컵은 수원 삼성의 무대였다. K리그1 최다 우승팀(9회)인 전북과 FA컵 최다 우승팀(5회) 수원이 FA컵 8강전에서 격돌한다.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은 29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22 하나원큐 FA컵 8강전을 치른다. 16강에서 전북은 울산시민축구단을, 수원은 강원FC를 꺾고 올라왔다.

리그 판도로만 보면 수원의 절대적 열세다. 현재 승점 32점(9승 5무 4패)으로 리그 2위를 달리는 전북은 올해도 울산 현대와 1위를 다툰다. 반면 A매치 휴식기 이후 3경기를 연달아 패배한 수원은 승점 18점(4승 6무 8패)로 리그 11위에 가라앉아 있다. ‘앞에서 2등’과 ‘뒤에서 2등’의 대결인 것이다.

전북은 지금까지 리그에서 수원과 34번 만나 21승 6무 7패를 기록했다. 수원이 전북에 거둔 승리는 지난해 5월이 마지막이다. 당시 고승범, 정상빈, 이기제가 한 골씩 넣어 3-1로 이겼지만, 이후 네 경기를 내리 패했다.

FA컵 무대에선 판세가 정반대다. 지금까지 5번의 맞대결에서 전북은 4번을 득점 없이 졌다. 전북의 유일한 승리인 2005년 FA컵 8강전은 3-3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4-2로 힘겹게 이긴 경기였다.

수원과 전북의 FA컵 마지막 맞대결이 2010년으로 오래 전이긴 하지만, 수원은 꾸준히 ‘FA컵 강자’의 저력을 드러내 왔다. 2016년에는 1위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한 FC서울을 꺾고 FA컵 트로피를 들어올렸으며, 2019년 우승했을 땐 고승범과 염기훈이 나란히 MVP와 득점왕을 차지했다.

반면 전북은 FA컵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다. 지난해 FA컵 4라운드에서는 세미프로구단인 K3리그 양주시민축구단에 승부차기 끝에 9-10으로 졌다. 올해 FA컵 16강전에서도 K3리그 울산시민축구단에 1-0으로 가까스로 이겼다.

이번 경기는 양팀에 모두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병근 감독은 부임 후 첫 경기였던 지난 4월 27일 김천과의 FA컵 3라운드 경기에서 연장전과 승부차기 접전 끝에 4-3으로 이겼고, 지난달 강원FC와의 16강전을 2-0 완승하며 8강에 올랐다. 리그에서의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서 수원은 이번 경기 승리가 절실하다.

전북 에이스 김진수의 고별전이 될 가능성이 큰 경기이기도 하다. 지난해 7월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에서 전북으로 1년 임대 계약을 맺은 김진수는 이달 말 계약 기간이 끝난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지난 25일 대구FC와의 경기 후 “김진수는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대체 불가한 선수이기 때문에 임대 기간이 끝나는 게 아쉽다. 잔류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지만 재계약 여부는 불투명하다.

김진수는 지난 14일 이집트와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2도움을 기록했고, 25일에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득점 가뭄에 시달리는 전북에 김진수의 복귀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이병근 수원 감독 부임 후 첫 전북전이었던 지난 22일 K리그1 17라운드 경기에서 전북은 홍정호와 김문환의 득점으로 수원을 2-1로 눌렀다. 두 팀은 정확히 일주일 만에 다른 무대에서 맞붙게 됐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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