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희나 "'달샤베트', '구름빵' 문제로 힘들 때 재기 도와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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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시기에 재기를 도와준 고마운 작품인데, 10년이 지나 상을 받으니 다시 응원을 받은 것 같아요."
'구름빵'으로 유명한 그림책 작가 백희나(51)는 2010년 출간한 동화책 '달샤베트'(영문판 'Moon Pops')로 최근 미국 '보스턴 글로브 혼북' 명예상을 수상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은 작품 세계와 경력을 종합해 작가에게 주는 상이어서 한 권의 책에 주는 보스턴 글로브 혼북상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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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힘들었던 시기에 재기를 도와준 고마운 작품인데, 10년이 지나 상을 받으니 다시 응원을 받은 것 같아요."
'구름빵'으로 유명한 그림책 작가 백희나(51)는 2010년 출간한 동화책 '달샤베트'(영문판 'Moon Pops')로 최근 미국 '보스턴 글로브 혼북' 명예상을 수상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28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장벽이 높다고 생각한 북미에서 인정받아 더 기쁘다"고 했다.
'달샤베트'는 백 작가에게 각별한 작품이다. 데뷔작 '구름빵'(2004) 이후 처음 쓰고 그린 책이자 그의 복귀를 알린 작품이다. 신인 시절 '구름빵'을 출간하며 원고료만 받고 모든 지적재산권을 출판사에 넘기는 계약을 했던 백 작가는 두 번째 책을 내기까지 오랜 시간 공백기를 보냈다.
백 작가는 "구름빵'이 크게 사랑받았지만 저작권을 받지 못해 작업 환경이 무척 힘들었고, 뭘 만들어야 할지 창작 의욕이나 자신감이 말살됐던 때"라며 "한동안 창작을 못 하다가 6년 만에 제 출판사(스토리보울)를 만들어 처음 낸 책이 '달샤베트'였다"고 떠올렸다. 이후 그는 '구름빵' 출판사로부터 저작권을 돌려받기 위해 수년에 걸친 소송을 벌였으나 2020년 최종 패소했다.
백 작가는 "'달샤베트'를 독립출판으로 냈을 때 첫 책을 사랑해주신 분들께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3천 부를 찍었다"며 "'나 혼자 다 해야지'가 아니라 자신감이 없었고 위태로운 상태여서 굴속에서 혼자 만들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포기하지 않고 정말 어렵게 만든 책이었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았다"며 "저작권 수입을 처음 얻었고, 작가로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뜻밖의 수상 소식이 기쁘면서도 '그때 이런 아픔이 있었지'란 생각도 떠올라 여러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달샤베트'를 낸 뒤부터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장수탕 선녀님', '알사탕', '팥죽할멈과 호랑이', '북풍을 찾아간 소년', '분홍줄', '연이와 버들 도령' 등 대표작을 냈다. 2020년에는 한국 작가 최초로 세계적인 권위의 아동문학상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그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은 작품 세계와 경력을 종합해 작가에게 주는 상이어서 한 권의 책에 주는 보스턴 글로브 혼북상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1967년 제정된 보스턴 글로브 혼북상은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와 어린이 청소년 문학 서평지 혼 북 매거진이 주간해 미국에서 출간된 가장 뛰어난 어린이 청소년 도서에 시상한다. 그림책, 시와 소설, 논픽션 등 세 분야에서 본상 한 편과 명예상 두 편을 뽑는다.
한국 작가로는 아동문학계 노벨상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받은 이수지 작가가 2013년 미국 작가의 글에 그림을 그린 '이 작은 책을 펼쳐 봐'로 명예상을 받았다.
지난해 캐나다 아울키즈 북스에서 번역 출간된 '달샤베트'는 비영어권 출판사에서 최초 출간된 도서가 수상했다는 점에서도 이례적이다.
'달샤베트'는 무더운 여름날 밤 녹아내린 달로 샤베트를 만드는 이야기로 작가가 갈수록 뜨거워지는 지구를 걱정하다가 떠올린 작품이다.
그는 차기작을 묻자 "여러 아이디어를 놓고 새 그림책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변화와 성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10년 전 시도했다가 접었던 유튜브 채널을 만들기 위해 영상 작업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탄탄한 서사를 가진 책보다 조금 더 자유로운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며 "기존 그림책 작업물을 영상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이야기를 과감히 만들고 연출도 해야 해 도전이다. 꾸준히 올릴 영상을 만들고서 유튜브에 이야기 채널을 열 생각"이라고 말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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