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탄소중립 2060년인데, 우린 2050년..車산업 규제 넘친다"

최대열 2022. 6. 2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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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자동차를 비롯한 이동수단(모빌리티) 산업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도 못했는데 규제에 짓눌려 국제 경쟁력에서 뒤처질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규제로 작용할 여지가 큰 입법과정 자체를 손봐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업계에서는 주장했다.

28일 국회 모빌리티포럼이 연 정책제언 세미나에서 김용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안전본부장은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 고착화에 의한 경쟁력 저하, 산업기반 고려 없는 급속한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규제, 중국의 팽창과 세계시장 영향력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자동차 산업이 위축됐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산업 환경이 바뀌는 와중에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문제가 더 커졌다고 봤다. 김 본부장은 "14대 국회 대비 20대 국회는 대부분 규제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 국토·교통, 환경·노동 관련 법안 발의는 약 66배 증가했다"며 "우리나라 규제 순 비용은 2018년 185억원에서 2020년 1929억으로 계속 증가중이어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입법조사처 등에 따르면 미국은 입법부 규제심사 시 연방상원 법안 성정 시 규제영향평가를 받는다. 독일은 의원발의안에 대해 사전과 병행, 사후 등 3단계로 평가한다. 우리나라는 규제영향평가가 없다.

그는 "발의 법안에 대해서는 정부입법이건 의원입법이건 간에 규제영향평가를 받도록하는 한편, 관련된 기존 규제에 대한 적정성 등도 평가해 이의 존치 여부를 심사, 분석하는 가칭 ‘규제영향심사위원회’를 국회내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별 의정활동 평가도 입법건수 위주 양적평가에서 입법의 질을 평가하는 질적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유원지 중고차 수출단지<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고쳐나가야 할 대표 규제로는 자발적 리콜에 대한 과징금 부과방안을 비롯해 온실가스 과징금·저무공해차 보급목표제 기여금 중복부과, 전기차 보조금 지금 인증절차 등을 짚었다. 사내도급 근로자 사용과 관련한 규제나 미래차 전환과정에서 노동·생산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가 현재 처한 상황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규제를 쏟아내 산업기반 자체가 와해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각종 환경규제가 대표적이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나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 비중 등을 감안하지 않고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중국이 2060년으로 정했다.

경쟁하는 일부 나라만 채택한 걸 택했거나 오히려 더 강화된 규제를 적용하는 사례도 있었다. 배출권거래제의 경우 유럽과 미국, 중국, 일본 일부 도시만 시행중이다. 저공해차 보급목표제 역시 중국과 미국 일부 주만 적용중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와 관련해서만 2, 3종씩 중복으로 규제한다.

이날 다른 발제를 맡은 이경수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모빌리티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핵심 부품기술·시스템, 차량플랫폼 전문기업 육성이 필요하며, 전문기업에서 필요한 핵심기술과 세계적 우수 인력 양성이나 확보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연구개발 사업이 국가 연구소 주관, 중소기업 주관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자동차 완성차 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 대학의 전문 연구소와의 협업은 미흡하다"며 "우수한 석박사 연구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이 장기적인 기획연구를 통해 기업과 협력,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는 우수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대차는 차세대 모빌리티사업에서 플랫폼을 확장하고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수영 현대차 타스(TaaS)본부 상무는 "현대차 에어스에서 AI알고리즘 기반 실시간 최적경로 생성기술로 내놓은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 셔클이 큰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며 "셔클 플랫폼 내 자율주행 시범운행을 통한 오픈 플랫폼 개발, MaaS 도입으로 양질의 공공교통서비스 인프라로 확장해 다양한 미래 통합 서비스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최근 모빌리티는 전동화, 고속화, 지능화 속 IT접목 등으로 이동경로와 수단이 수요위주로 전환되는 개별화뿐만 아니라 교통수단간 연계성을 높여가는 통합화도 확산되고 있다"며 "추세에 따라가지 못하면 미래 성장동력을 잃을 수 있어 지능화, 개별화 촉진을 위한 광범위한 규제 프리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공유차량 서비스활성화 등 과감히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분야 외국인투자기업은 파견이나 대체 근로 불법화 등 우리의 독특한 규제로 인해 CEO가 출국금지나 형사처벌 위기에 처해진다"면서 "최소한 우리 기업이 외국기업과 동등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독특한 규범은 글로벌 규범과 부합되도록 개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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