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한, 황강댐 방류 전 우리 측에 사전 통보해야"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 방류. 2020.8.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통일부가 북한이 임진강 수계 황강댐 저수를 방류할 경우 우리 측에 사전 통보할 필요가 있단 입장을 거듭 밝혔다ㅣ.

통일부 당국자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북한에 많은 비가 내려 황강댐 방류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 "많은 비가 올 경우 남북 공유하천을 통해 우리 측 지역에도 영향을 준다"며 "그 영향은 우리 국민 생명, 재산과도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 입장에서 비가 많이 오면 (댐 저수를) 방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방류하기 전에 사전 통보를 해서 우리가 대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사전 통보 없이) 방류된 상황이라면 그 상황에 맞게 우리 국민 생명과 재산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황강댐은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북쪽으로 약 46㎞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우리 측 군남댐(홍수조절댐)까지 거리는 10㎞에 불과하다.

황강댐은 임진강 본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이 방류될 경우 임진강 하류에 위치한 경기도 연천·파주 임진강 일대에 큰 피해가 생긴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이날 오후 연천군 군남댐 현장 점검에 나선다.

남북한은 지난 2000~9년 경제협력추진위원회와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협의회 등을 수차례 열어 남북 공유하천 공동관리 방안에 협의해왔다.

그러나 2009년 9월엔 황강댐 방류로 우리 국민 6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 또 같은 해 10월 개최한 임진강 수해방지 관련 실무회담 이후 남북한 당국 간의 관련 협의도 중단된 상태다. 북한은 당시 황강댐 저수를 방류할 경우 우리 측에 사전 통보하기로 구두 합의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금까지 황강댐 3회, 임남댐 3회 등 총 6회만 사전 통보 후 방류했다. 북한이 2005년 9월와 2009년 9월, 2012년 8월, 2018년 6~7월 등 임진강에서 사전 통보 없이 댐 저수를 무단 방류했을 당시 우리 측은 재발 방지 및 사전 통보를 요구하는 대북통지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조선중앙TV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은 이날 북한 각지의 장마 대비 상황을 집중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6~27일 북한 전역에 많은 비가 내렸고, 이날도 평양에 80~100㎜, 일부 지역은 150㎜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북한은 오는 30일까지 대부분 지역에 폭우와 많은 비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