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읽기] 누리호 성공, 기업가 정신 확산 계기 되기를

입력 2022. 6. 2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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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뉴스1

(서울=뉴스1) = 누리호의 성공적 발사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독자기술로 실용위성 발사 능력을 갖춘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였다. 이는 위험을 감수하고 계속해서 도전한 결과이며 오랜 기간 경험을 통한 학습으로 이루어낸 산물이다. 누리호 발사 성공은 새롭고 낯선 길이지만 가치가 있기에 도전하고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이를 학습으로 연결함으로써 마침내 목적지에 이를 수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기업가정신은 주도적으로 기회를 포착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상품이나 서비스, 프로세스 등으로 만들어 가치를 창출하는 역량이라 정의할 수 있다. 기업가정신의 효과에 관한 연구들에 의하면, 기업가정신이 높은 개인은 직무수행 및 사회문제 해결 과정에서 혁신행동을 보이고 이는 조직과 사회의 혁신역량을 강화하고 혁신활동을 촉진할 수 있으며 기술, 상품과 서비스, 조직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기업 및 국가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다. 특히,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특징을 나타내어 VUCA로 표현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도전하여 개인과 조직, 사회의 혁신을 이루기 위해 기업가정신을 제고해야 한다.

이와 같은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 사회 전반에 기업가정신이 잘 발현되고 있지 못하다. 청년 취업준비생의 3명 중 1명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등 직업 선택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 탐색과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직업선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실시한 ‘기업경영환경 및 기업가정신’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기업 및 기업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청장년층의 안정적인 직업 선호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기업가정신은 선진국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으며, 2000년대 이후의 기업가정신이 그 이전 연대보다 낮은 수준이라 평가하였다.

기업가정신 수준에 관하여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에서 실시한 2019년 ‘기업가정신 실태조사’ 연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해당 연구결과, 개인의 혁신성, 위험감수성, 시장선도성, 자율성, 성취욕구 등으로 구성된 기업가적 지향성이 보통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개인의 문제해결 관련 인지 역량과 설득력, 네트워킹, 팀워크 등 대인관계 역량, 그리고 기회 포착, 시장 개척 등 사업화 역량으로 구성된 기업가적 역량의 수준도 보통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혁신 추구, 위험 감수, 새로운 기회 포착 등과 관련된 국민들의 기업가적 지향성을 강화하고, 문제해결, 대인관계 역량 등 개인의 기업가적 역량을 향상하기 위한 교육적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기업가정신 향상을 위해 초중등교육 및 대학교육에서는 진로교육 혹은 경력개발 프로그램과 연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제공하여 개인이 가진 잠재력을 기업가정신을 통해 실현하여 개인의 삶에서 의미있는 일을 찾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획일적인 지식 습득이 아닌 경험학습 원리를 적용하여 기업가적 활동을 체험하고 성찰을 통해 개별 상황에 적합한 형태로 응용가능한 지식을 획득하도록 해야 한다. 구직자 및 재직자 대상으로는 개인별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고려하여 교육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내용과 방식의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토론 및 멘토링 등 사회적 관계를 통해 학습하고 경력개발, 지식공유 네트워크를 형성·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에 더하여, 우리 사회의 문화가 기업가정신 향상을 어떠한 방식으로 저해하는지 심도 있게 살펴보아야 한다. 기업가정신을 저해하는 주요 문화적인 요인으로 불확실성 회피를 들 수 있다. 네덜란드 사회심리학자 홉스테드(Hofstead)의 ‘국가문화차원(Dimensions of National Cultures)’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불확실성 회피(uncertainty avoidance) 영역의 수준이 85점으로 미국(46점), 독일(65점), 핀란드(59점), 싱가포르(8점) 등에 비해 높게 나타나며, 그 격차도 큰 편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 사회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불확실한 상황을 부정적으로 느끼고 안정성에 가치를 두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불확실성 회피 경향이 강한 문화에서는 기존 사례를 통해 참고할 만한 모범답안이 존재하지 않거나 성공여부가 불확실하고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과 혁신이 촉진되기 어렵다. 이와 같은 문화가 어떤 배경이나 사건, 환경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형성되는 것인지 면밀한 검토와 함께 실패를 허용하는 사회안전망 구축 등을 통해 기업가정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다양하고 종합적인 정책방안을 탐색해야 할 것이다.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을 통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기업가정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가치가 있다면 위험을 감수하여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그 과정에서 실패와 어려움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학습하고 실행하는 기업가정신이 사회 곳곳에 확산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기업가정신이 활발히 발현되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내실있는 정책적 지원이 증가하기를 기대해본다.

/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미래읽기 칼럼의 내용은 국회미래연구원 원고로 작성됐으며 뉴스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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