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협 선호하면 최고의 선택 '천애명월도M'
PC판으로 국내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천애명월도'가 모바일 게임으로 재탄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스마트폰에 설치했습니다.
'원신', '백야극광', '명일방주' 등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게임들이 연이어 드앙하면서 중국 게임 퀄리티에 더이상 의심을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중국 무협풍은 아무래도 호불호가 나뉘는 테마라 "이 게임이 재미있겠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죠.
선입견이 편견일 뿐이라고 생각이 전환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미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이라 그런지 합격점을 줘도 될 만큼 완성도가 높았거든요. 캐릭터 그래픽은 평범할 수 있으나 배경 그래픽은 예술 작품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웅장함을 유발했습니다. 너무 아름다웠어요.
게다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버그도 보이지 않았고 이동 시 자동으로 탈것에 탑승하고나 특정 NPC를 방문하지 않고 강화, 던전 입장 등 모든 활동을 할 수 있는 등 편의성 기능도 뛰어났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과금 모델입니다. 이 게임은 23레벨부터 뽑을 수 있는 '동료'라는 확률형 아이템 외엔 캐릭터 스펙에 영향을 미치는 상품이 없습니다. 대부분 외형이나 성장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하는 상품들이었죠.
동료 또한 게임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의 능력치로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신작 출시 전에 게임사들이 "확률형 아이템을 이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어요"라는 홍보 멘트를 자주 꺼냅니다. 하지만 막상 게임을 즐기다 보면 재미를 느끼기 전에 질리게 만들 정도로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극복할 수 있어 실망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 게임은 동료을 요구하는 콘텐츠조차 동료 없이 무난하게 공략할 수 있어 첫인상은 믿음직스러웠습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UI의 크기가 작은 편이고 너무 많은 메뉴를 다루다 보니 어수선하다는 느낌을 떨쳐낼 수 없었어요. 일부 UI는 아이콘으로만 처리되어 직관성도 떨어졌죠.
무엇보다 중국 무협풍 감성이 매우 강해 이를 선호하지 않는다면 게임에 대한 애정이 생기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반대로 거부감이 없다면 과금에 대한 부담감 없이 모든 콘텐츠를 무난하게 즐길 수 있어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콘텐츠 전부 배제하고 '논검'이라는 1대1 PvP 콘텐츠 하나만 바라보고 이 게임을 시작해도 될 정도로 재미있었거든요. 단순하게 스펙으로 상대를 찍어누르는 PvP보다 컨트롤 실력을 겨루길 원하는 PvP 마니아들에게 오래 사랑받을 만한 게임이었습니다.
■ 커스터마이징 '대박'
개인적으로 MMORPG를 시작할 때 가장 관심 있게 살펴보는 요소가 커스터마이징입니다.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만들 수 없다면 금방 질리게 되고 몰입할 수 없기 때문이죠. 커스터마이징의 자유도가 높다면 더욱 환영하는 편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직업을 선택하고 커스터마이징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이때 좌측 하단에 있는 '사진 커마'라는 기능이 눈길을 끌었어요. PC버전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기능이었습니다. 해당 버튼을 클릭하니까 사진첩이나 카메라로 이동됐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촬영하거나 선택하면 해당 사진에 있는 인물과 비슷하게 커스터마이징을 자동으로 꾸며줬죠.
커스터마이징 자유도가 높은 MMORPG 커뮤니티를 찾아보면 "특정 연예인처럼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요", "티파 커스터마이징 있나요?", "커스터마이징 공유 받고 싶어요"와 같은 질문들을 수없이 볼 수 있습니다. 천애명월도M의 사진 커마는 이런 니즈를 자연스럽게 해소해 주는 기능이었죠.
실험 결과 커스터마이징 에셋으로 지정된 인물을 만들다 보니까 다소 이질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인물보다 게임 캐릭터 특히, 고퀄리티 3D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 사진의 싱크로율이 더 높았어요.
개발팀이 커스터마이징에 꽤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세밀한 조정이 가능했습니다. 카메라도 자유롭게 이동하고 어떤 부분이 달라지는지도 범위로 표현하는 부분과 '묶기' 기능으로 얼굴을 편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이 인상적이었죠.
아쉬웠던 부분이라면 이화·소녀 기준 헤어스타일이 무협 판타지 고증을 살리기 위해 어딘가 묶여있거나 장식이 붙어있는 있다는 것 정도? 이화·여성에는 현대식 긴 생머리가 있는 것을 보고 소녀를 즐기고 싶은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 성장 과정 '평범'
커스터마이징을 마친 후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하면 '화면 시점'과 함께 각종 설정을 조정합니다. 화면 시점의 경우 2.5D 고정 시점과 3D 자유 시점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파이널판타지14 온라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정통 MMORPG의 경험이 있는 유저에겐 3D 자유 시점을 추천합니다.
설정을 모두 조정하고 좌측 상단 퀘스트를 클릭하면 자동으로 이동합니다. 자동으로 적이 있는 곳까지 이동하길래 공격도 자동으로 시행하는 줄 알았지만, 공격은 수동으로 클릭해야 합니다.
일단 첫 화면에서의 느낌은 최적화가 잘된 MMORPG였습니다. 외관상에서의 차별성은 느끼지 못했어요. 그래픽도 나쁘지 않았지만 반대로 특별하게 좋다고 말할 수도 없었죠. 기본 폰트는 특별한 디자인 없이 가시성이 높은 방향을 택했습니다. 챕터가 넘어갈 때 나타나는 디자인 폰트는 천애명월도M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줬어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출시 전 개발팀이 PC판을 모바일 플랫폼에 그대로 이식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전한 바 있었는데요. 확실히 천애명월도 PC판을 경험한 이용자들은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스킬과 경공은 중국 무협 게임이라 그런지 굉장히 현란합니다. 전반적으로 스킬 시전 속도가 빠른 편이라 속도에서 오는 액션성은 확실하게 보장됐어요. 점프하고 내려올 때 슬라이딩하면서 내려오는 모션이 은근 기분 좋은 경험을 제공합니다. 되게 자연스러워요.
레벨은 메인 콘텐츠를 진행하면 순조롭게 올랐습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퀘스트에 선택지가 많아요. 선택지에 따라 특정 능력치가 상승하죠. '운명: 영웅의 길' 퀘스트를 진행할 땐 NPC '사공앙'이 4가지 문제를 내는데요. 난이도가 은근 높아 당황했습니다.
기존 천애명월도 스토리를 이미 파악한 상황이다 보니 그 이후 스토리를 다루는 천애명월도M의 스토리가 더욱 흥미진진하게 다가왔어요. 초반 NPC와 캐릭터의 더빙도 몰입감을 상승하는 요소였습니다.
퀘스트를 진행하면 NPC들이 "잉어가 연못의 크기를 모르듯이... 사람도 세상의 전부를... 다 알 수 없는 법이라네. 물고기는 연못에서 그 뜻을 찾아야 하고 사람은 강호에서 그 뜻을 찾아야 하지. 천하가 얼마나 큰 지 속세가 얼마나 헛된지는 상관없네" 등 주옥같은 명언을 남기는데요. 무협 소설 기반 게임이라 그런지 게임에서 인생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는 것이 천애명월도M만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죠.
추가로 퀘스트 중 NPC 조완아가 칠현금을 연주하라고 전합니다. 이런 퀘스트들은 보통 캐릭터가 연주하는 모습으로 지나가는 것이 대부분인데요. 천애명월도M은 해당 연출을 리듬 게임으로 소화했습니다. '리듬 게임이 열릴 예정이오니 디바이스의 음량을 키워 체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라는 문구가 나타나면서 화면이 전환돼요.
리듬 게임 방식이 신선하진 않았지만 퀄리티는 뛰어났습니다. 다른 장르를 게임 내에서 소화할 수 있는 MMORPG의 장점을 극대화한 부분이라 높은 점수를 줄 만했죠. 추후에도 이런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만큼 MMORPG 외 다른 장르의 재미를 쏠쏠하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전투 '속도감 합격'
전투에 대한 소감을 말하기 앞서 각 직업들은 탱커, 딜러, 힐러, 암살자로 역할군이 구분됩니다. 직업에 따라 전투 스타일이 다르고 대규모 전투에서 담당하는 역할도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의 캐릭터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죠.
기자가 선택한 '이화'는 다른 파티원을 지원하는 것에 특화된 직업입니다. '천향'과 함께 힐러 혹은 서포터 역할을 담당하는데요. 전투에서의 화력은 '천향'보다 조금 높은 편이라 사냥이 상대적으로 편한 서포터를 찾는 유저에게 추천합니다.
스킬은 평타, 단일 공격, 광역 공격, 띄우기, 제어 등으로 구분됩니다. 회피 스킬로는 경공(점프)와 구르기를 사용할 수 있죠. 5초마다 사용할 수 있는 구르기는 생존에 굉장히 중요한 스킬인 만큼 컨트롤의 재미를 부각시켰습니다.
자동 공격은 18레벨 '정체불명의 복면인'과의 전투부터 해금됩니다. 솔직히 보스전에서는 도움이 되진 않았어요. 캐릭터 스펙이 높으면 자동 공격으로 무리 없이 사냥이나 보스 토벌을 진행할 수 있겠지만, 초반에는 수동 조작으로 적을 처치하는 것이 훨씬 빨랐죠.
앞서 언급했듯이 천애명월도M 전투의 시그니처는 속도감입니다. 제어 스킬을 사용한 후 피해를 주고 제어가 풀릴 시기에 띄워 콤보를 이어가는 재미가 일품이지만 이 모든 것은 공격·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재미였죠.
타격감은 뚜렷하게 살리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빠른 속도를 추구한 게임이라 가벼운 느낌을 제공해야 하는 만큼 타격감과 직관적으로 연결되는 묵직함을 어느 정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 눈에 보였어요.
다행히 가벼움에서 부각시킬 수 있는 베는 느낌은 확실하게 살렸습니다. 스킬 모션, 스토리 연출 등에서 베는 모션과 사운드의 느낌을 살린 데 있어서는 모바일 게임 중 최상위권에 손꼽힐 만큼 섬세하게 표현했고 천애명월도M의 강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 PvP 논검 '절정'
솔직히 퀘스트 진행, 생활, 보스전, 던전 등은 여타 MMORPG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던 콘텐츠라 매력을 느끼지 못했어요. 굳이 기존에도 즐겼던 콘텐츠들을 '이 게임으로 다시 즐겨야 할까?'라는 생각도 들었죠.
레벨 육성 과정이 은근 지루함을 유발해 '이 게임의 재미는 과연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 찰나 25레벨에 '논검'이라는 1대1 대결 콘텐츠를 접하고 천애명월도M의 매력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인내했던 과정을 보상받는 느낌이었죠.
논검을 시작하기 전 튜토리얼로 상세하게 가이드를 제공하고 충분하게 연습될 만한 NPC를 제공해서 금방 익숙해질 수 있었어요. 모바일 디바이스로는 컨트롤이 힘들다는 평가가 많았는데요. 모바일 게임은 모바일 디바이스로만 즐겨왔던 기자는 오히려 PC버전이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단점이 있다면 화면을 전환할 때 불편함이 있긴 해요.
캐릭터 밸런스에 대해선 초반이니 확실하게 파악할 수 없었지만 승패를 떠나 느낌은 과거 '블레이드앤소울' 비무제와 비슷합니다. NPC와 연습해도 재미있어요. 박진감과 긴장감 그리고 콤보를 성공했을 때의 쾌감이 짜릿했죠.
반격 요소가 있어 상대의 스킬과 패턴을 익히면 한층 수월한 대결이 가능했습니다.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이제 누구에게든 이길 수 있어"라고 생각하니까 패배의 늪에 빠지고 좌절감을 느꼈죠. 끝없는 연구가 필요해 보이네요.
그대로 단순히 자동 타깃팅 공격으로 스펙에 의해 승패가 좌우되는 PvP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습니다. PvE로는 느끼지 못했던 타격감도 PvP에서 일부 살아나는 느낌이 있었는데요. 확실히 이 게임의 플레이 여부를 결정하려면 논검까진 즐겨보고 결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과금 모델 '합리적'
캐시샵은 9레벨부터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과금 모델은 스페셜, 코스튬, 보물, 마일리지, 월 이용권 카테고리로 구분되어 있었죠. 가장 눈길을 끈 과금 모델은 코스튬이었습니다. 정말 다양하게 제공했어요. 인터뷰에서 언급한 한국 전용 의상도 볼 수 있었죠.
혹시나 해서 추가 능력치가 담겨 있는지 살펴봤는데요. 전투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치는 없었고 23레벨에 매력 상점을 이용할 수 있는 매력도만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직접적으로 스펙에 영향을 미치는 동료 모집은 23레벨부터 활성화되어 초반에는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23레벨에 주요 과금 모델을 이용하게 만든 것은 게임을 충분히 즐겨보고 마음에 들 경우 구매하라는 의도로도 보였어요.
스펙에 영향을 미치는 동료의 경우 돌파로 공력 증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분명 도움은 됩니다. 하지만 아직까진 동료를 요구하는 콘텐츠도 과금 없이 무난하게 클리어가 가능했어요. 이 부분은 추후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콘텐츠 난이도를 적절하게 조정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월 이용권은 은전, 천리전음, 두견화, 자유 염색함, 닉네임 변경권, 외모 초기화 단약과 같은 편의성 아이템으로 이뤄져 있었고 보물도 특정 콘텐츠의 재료 수집 시간을 단축시키는 용도일 뿐 그 이상 영향력을 미치는 상품은 없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과금 모델은 나름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게임에 애정이 쌓이면 구매할 만한 상품들로 구성한 캐시샵을 보면 개발팀이 완성도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터무니 없는 확률을 자랑하는 과금 모델을 걱정해서 모바일 MMORPG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유저가 많은데요. 만약 중국풍 그래픽과 감성에 거부감이 없다면 과금 모델 구성 하나만으로 천애명월도M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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