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도 기립박수 받은 권순우
■ 윔블던 테니스, 세계3위 조코비치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선전
남자단식 1회전에서 1-3 패
2시간 27분동안 빼어난 경기
권, 관중들에 깊은 인상 남겨
경기중 코트 뒹굴은 조코비치
“권순우 수준 높은 경기 선보여
3세트 졌다면 흐름 변했을수도”
결과는 처음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다. 무결점 플레이어라는 세계 3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세계 81위 권순우(당진시청)의 테니스 메이저대회 윔블던(총상금 4035만 파운드·약 636억 원) 남자단식 1회전 맞대결. 1년 전 그때처럼 세트 스코어 2-0의 싱거운 게임이 점쳐졌다. 그러나 이번엔 좀 달랐다. 권순우는 조코비치를 끝까지 괴롭혔다. 구석구석 꽂히는 그의 공 때문에 조코비치가 넘어졌다. 권순우는 한 세트도 따냈다. 비록 졌지만 그의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약 1만5000명의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권순우는 27일 밤(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론테니스클럽에서 열린 남자단식 1회전에서 조코비치와 2시간 27분 동안 다툰 끝에 1-3(3-6, 6-3, 3-6, 4-6)으로 패했다. 조코비치와 상대 전적은 2패. 권순우는 지난해 4월 세르비아오픈 16강에선 0-2(1-6, 3-6)로 졌지만 이번엔 한 세트를 따냈다. 그리고 권순우는 1회전 출전 상금으로 5만 파운드(7890만 원)를 받았다.
권순우는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메이저대회 개인 최고 성적인 3회전에 올랐지만 올해 호주오픈에선 2회전, 프랑스오픈에선 1회전에서 멈췄다. 그래서 윔블던에서 3회전 이상 진출을 노렸으나 첫판부터 톱시드 조코비치를 만나 고개를 숙였다. 윔블던 4연패를 노리는 조코비치는 개인 통산 20차례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 이 부문에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함께 역대 공동 2위다. 1위 라파엘 나달(22회·스페인)과 2회 차이.
권순우는 1세트부터 조코비치를 괴롭혔다. 세트를 내주긴 했지만 조코비치의 2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했다. 2세트는 이겼다. 역시 조코비치의 2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했고, 자신의 서브 게임도 따냈다. 3세트에선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로 조코비치를 당황하게 했다. 권순우의 샷을 받기 위해 조코비치가 코트에 뒹굴기도 했다. 그러나 권순우는 조코비치의 노련함에 흐름을 내줬고 3세트와 4세트를 빼앗겼다.
조코비치는 최선을 다한 권순우를 극찬했다. 조코비치는 “높은 수준의 테니스를 선보인 권순우는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권순우가 양쪽 측면에서 잘 쳤기에 초반부터 편안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권순우를 잘 다룰 수가 없어서 전략적으로 포인트를 따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며 “3세트를 권순우가 이겼다면 이번 경기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윔블던 통산 80승(10패)을 챙긴 조코비치는 올해 윔블던에서 4연패와 통산 7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인 조코비치는 올해 마지막 메이저대회 US오픈, 내년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출전이 불투명하기에 윔블던 우승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US오픈은 백신 미접종 선수들의 출전을 제한하며, 조코비치는 올해 초 호주 입국을 거부당했기에 내년 호주 입국을 장담할 수 없다. 조코비치는 “현재 상황에 대해 알고 있다. 그런 점들이 윔블던에서 최선을 다하는 동기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윔블던 이후 상황을 지켜보겠다. (US오픈에서) 경쟁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때 조코비치, 나달, 페더러와 함께 ‘빅4’로 불렸던 52위 앤디 머리(영국)는 74위 제임스 덕워스(호주)를 3-1(4-6, 6-3, 6-2, 6-4)로 눌렀다. 여자단식에선 지난해 19세의 나이에 스타로 발돋움한 에마 라두카누(11위·영국)가 앨리슨 판위트반크(46위·벨기에)를 2-0(6-4, 6-4)으로 제압했다.
한편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는 29일 오전 하모니 탄(115위·프랑스)과 여자단식 1회전을 치른다. 지난해 윔블던 1회전 탈락 이후 1년 만의 메이저대회 출전.
윌리엄스는 부상 등의 이유로 공백기를 가졌고 윔블던에 앞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로스시 인터내셔널 복식에 복귀, 4강에 올랐다. 윌리엄스는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참가한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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