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안되는데 세입자 찾기도 힘들어..새 아파트 입주 앞둔 분양자 '사면초가'

2022. 6. 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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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규 아파트 입주경기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입주 물량이 많지 않음에도 대출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국내외 경기침체 우려 등의 여파로 전반적인 주택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미입주 물량이 전세시장에 풀렸지만 전셋값 부담 등으로 세입자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이달 1만7167가구를 포함해 총 10만6700가구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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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달 입주를 시작하는 수도권의 한 아파트 수분양자인 A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새 아파트에 들어갈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만 결국 입주를 포기했다. 대출규제에 금리까지 오르면서 잔금을 구하기 어려워져서다. 설상가상 전세 세입자를 받아 잔금을 충당하겠다는 계획도 불투명한 처지다. 단지 내 4가구 중 1가구꼴로 세입자를 구할 정도로 임대차 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A씨는 “새 아파트를 바로 전세로 내줘야 한다는 것도 속상한데 세입자까지 구해지지 않으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올해 신규 아파트 입주경기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입주 물량이 많지 않음에도 대출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국내외 경기침체 우려 등의 여파로 전반적인 주택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미입주 물량이 전세시장에 풀렸지만 전셋값 부담 등으로 세입자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골자로 한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월세 이동 자체가 줄어든 데다 최근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실거주 의무를 완화하기로 했고 상생임대인 제도 확대로 임대차 계약 연장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돼 세입자 확보 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이달 1만7167가구를 포함해 총 10만6700가구로 파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9만3423가구)보다 소폭 늘었지만 예년 평균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새 아파트가 그만큼 귀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 주택시장 흐름을 보면 입주 물량 부족이 주거비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주택 수요자의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어서다.

실제 입주율은 낮은 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건설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 5월 전국의 아파트 입주율은 82.4%로 파악됐다. 5가구 중 1가구는 입주하지 못한 셈이다.

전망은 더욱 어둡다. 주산연이 집계한 이달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72.6으로 지난 5월(85.4)보다 12.8포인트 떨어졌다. 이 지수가 100 미만이면 입주 여건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수도권은 지난달 99.4에서 이달 78.9로 20.5포인트 떨어졌고 광역시는 60대까지 하락했다.

이는 미입주 물량이 전월세 매물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 임대차 시장 내 유통 물량이 풍부한 반면 이동 수요는 많지 않아 세입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28일 기준 2만7872건으로 지난해 같은 날(2만44건)보다 39.1% 많다. 게다가 전세 물량이 더욱 늘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단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실거주 의무 개선으로 입주 시 집주인이 반드시 들어올 필요가 없어지면 임대물량 전환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관측한다. 여기에 상생임대인 혜택을 노리는 임대인이 직접 거주 또는 공실 대신 임대료 인상 5%룰을 지키는 임대차 계약을 택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현승 주산연 연구원은 “고강도 대출 규제가 지속되고 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전셋값이 많이 높아졌다”며 “목돈이 필요한 수분양자가 전세를 내놓은 상황에서 높은 전셋값을 감당할 수 없는 세입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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