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홍콩 반환 25년.."중국식 세계화에 편입되어갈 것"

KBS 입력 2022. 6. 2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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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는 7월 1일 중국 반환 25주년을 앞둔 홍콩이 최대 격변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2019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이후 시진핑 정권이 가속화 한 중국화 작업이 전방위로 속도를 내는 모습인데요.

최재덕 원광대학교 한중정치외교연구소장님과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7월 1일,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을 맞아 시진핑 주석이 홍콩을 방문한다고 하는데,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까요?

[답변]

시진핑 주석은 국내외적으로 중국이 엄중한 환경에 처해있고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중국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고 중국의 힘을 하나로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해왔습니다.

미국과의 대결이 더욱 치열해짐에 따라 중국의 핵심이익인 ‘하나의 중국’을 더욱 강조하고, 중국의 일부인 홍콩을 이용하여 중국을 공격하는 모든 행위에 단호히 맞설 것임을 재천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세계 정치, 경제의 대격변기에 외부의 도전에 맞서 중국이 당의 영도 아래 지속적인 발전을 구가하고 있으며, 중앙 정부와의 강력한 연대 아래 홍콩이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점, 홍콩 반환 이후 일국양제가 실현되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으리라는 점을 강조할 것입니다.

[앵커]

반환 당시의 합의와는 달리 홍콩은 이미 '중국화'가 상당히 진행됐다는 평가입니다.

2019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이후 일련의 흐름,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중국과 영국이 맺은 홍콩 반환 협정에 따라 50년 동안 고도의 자치와 기존의 체제를 유지한다는 약속이 있었습니다.

당시 영국은 홍콩에서 일국양제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습니다만, 이후 중국의 급부상과 강대국화가 이루어지면서 일국양제는 ‘홍콩에 대한 중국 중앙정부의 약속’이라는 성격이 더 강해졌습니다.

홍콩의 중국화는 경제적인 부분보다 특별히 정치적인 부분에서 빠르게 진행되어왔습니다.

2019년 대규모 민주화 운동에도 불구하고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이 제정되었고, 2021년 3월 홍콩 선거 제도 개편을 통해 행정장관 선거인단의 권한이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또한, 홍콩 정부가 충성서약의 범위를 구의원으로 확대하면서 충성서약에 반대하는 민주진영 정치지도자들이 대거 사퇴했습니다.

이에 더해 ‘홍콩 국가보안법 발효’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집합 금지 명령’으로 자유로운 정치 활동에 많은 제약이 생겼습니다.

홍콩 내에서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정치 분야에서 중국화가 더욱 촉진되는 모습입니다.

[앵커]

이번 주권반환 기념일은 '민주화 운동'을 탄압했던 인물인 존 리 홍콩 행정장관 당선인이 취임일이기도 합니다.

홍콩의 미래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반중국 민주화 운동을 탄압했던 인물이 홍콩 행정장관으로 취임한다는 것은 홍콩 내에서의 민주주의 성향 약화, 중국 정부의 영향력 강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홍콩의 행정장관에 따라 홍콩의 민주화가 진보하거나 후퇴한다기보다는 중국 중앙정부의 의지, 특별히 중국이 추구하는 중국식 세계화의 흐름에 홍콩이 서서히 편입되어 간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홍콩 내에서도 친중 성향과 반중 성향이 대립하고 있고, 정부 정책에 대한 갈등을 유발함으로써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어려운 상태에 있습니다.

장년층에서 중국에 편입된 홍콩을 받아들이고 중앙정부의 정책에 순응해야 한다는 친중 성향이 강합니다.

이들은 오히려 과거 민주화 운동으로 야기됐던 혼란을 다시 겪고 싶지 않으며 현 상황을 더 안정된 상태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반면, 민주화를 갈망하는 청년층은 중앙정부의 강압을 투쟁의 대상으로 여기지만 그들의 힘을 키우기에는 정치적으로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또한,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홍콩인들이 이민을 선택하고, 홍콩인들이 친중과 반중으로 나뉘면서 홍콩 내에서 민주화 성향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과거 홍콩은 동서양의 가치관과 문화의 융합이라는 특수성을 지닌 정치적, 경제적 독립체였다면 지금은 하나의 중국을 추구하는 중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지방 정부 중 하나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거에 홍콩이 지녔던 특수성과 정체성은 점차 희석되어 갈 것입니다.

[앵커]

홍콩 반환 25주년은 중국이 약속한 50년의 일국양제 기간의 중간지점에 와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홍콩 문제가 점차 세계적인 이슈로 크게 회자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데요?

[답변]

지금 전 세계는 100년 만의 대격변기, 대전환기를 맞았습니다.

저성장, 기후위기, 4차 산업 혁명, 코로나 팬데믹, 미중패권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동시에 겪고 있습니다.

미중 대립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질서에 큰 변화를 촉발했고, 어떠한 방향으로 세계질서가 재편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많은 국가가 혼란에 빠져있습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홍콩 반환 25주년’은 중국만의 자축 파티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중국은 강대국화를 추구하면서 공격적 외교를 통해 ‘하나의 중국’을 국가의 핵심이익으로 강조하고, 홍콩의 민주화를 옹호하는 것은 홍콩을 이용하여 중국 정부와 체제를 공격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중국은 이러한 시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할 것을 거듭 선언해 왔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최근 홍콩에 관한 이슈가 크게 회자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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