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의 집' 김윤진 "애정도 애증도 좋다, 관심 자체가 감사해"[EN:인터뷰①]

이민지 2022. 6. 2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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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6월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다.

김윤진은 대한민국 경기경찰청 소속 위기협상팀장 선우진 경감 역을 맡았다. 남측 협상 담당자로 뛰어난 능력과 날카로운 눈썰미로 강도단의 허점을 잡아낸다. 강도인질극 설계자 교수(유지태 분)와 두뇌싸움을 벌이는 한편 그와의 멜로까지 그려낸다.

- '종이의 집'이 글로벌 3위로 진입했는데 소감은? ▲ 나는 넷플릭스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라 비교대상이 없다. 이렇게 빨리 올라오는게 큰 숫자라고 들었다. 너무 감사하다. 이 열기가 계속 이어져서 '종이의 집' 한국판이 많은 분들께서 봐주셨으면 한다.

- 리메이크 작품인 만큼 출연이 고민됐을 것 같다 ▲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다른 배우들도 같은 감정이었을 것 같다. 조금 빠르지 않을까, 호불호가 100% 있을 작품이겠다. 현장에서 유지태 씨와 '우리는 잘 해봤자 본전'이라는 말을 많이 했었다.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작품이라는 말을 했고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양날의 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손으로 잡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원작 팬으로서 원작의 힘을 믿었다. 류용재 작가님이 쓰신 대본이 마음에 들었고 김홍선 감독님의 작품을 너무 재밌게 본 시청자로서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다. 마지막은 넷플릭스 플랫폼이다. 내가 2010년에 마무리 한 '로스트'란 드라마가 전세계 100개국 넘게 방영 됐었다. 배우로서 그게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 알고 있다. 전세계가 K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을 때 나도 한국에서 한국어로 한국 감독님, 배우들과 한국에서 촬영해도 전세계적으로 나갈 수 있다는 부분이 꿈 같은 현장이었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 원작을 보며 참고한 부분이 있나 ▲ 처음 '종이의 집'이 나왔을 때 LA에 있었다. 친구들이 하도 얘기해서 봤다. 미국 작품인 줄 알았는데 스페인 작품이더라. 끊기 힘들 정도로 몰입해서 재밌게 봤다. 시즌1,2를 3일 안에 다 봤던 것 같다. 그 정도로 큰 매력을 느꼈다. 배우들 연기 뿐 아니라 연출, 여러가지로 좋은 작품이었다. 멈추지 못할 것 같아서 다음 시즌을 잠시 멈춰뒀는데 시즌4가 나왔을 시점에 '종이의 집' 한국판 대본을 받았다.

- 원작과 리메이크작의 매력을 각각 꼽자면? ▲ 우리는 원작과 다르게 시즌1,2를 압축해 12부작으로 만들었으니 디테일적인 캐릭터 소개, 감정이 쌓이는 부분은 많이 보여드릴 수 없었다. 원작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 부분이 빠져서 아쉬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래서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 파트2에서는 상황도 더 긴박해지고 모든 캐릭터들의 감정이 폭발하기도 하다.나는 늘 당하는, 교수 손 안에서 놀아나는 역할일 수 밖에 없다. 내가 교수의 정체를 빨리 알면 드라마가 빨리 끝날거다. 그 부분에서 우진이가 답답하게 다가올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나중에 그런 부분이 소화되니까 괜찮겠다. 워낙 매력적인 캐릭터다. 파트1,2를 한꺼번에 다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속도감 있게 보여주고 캐릭터들의 발전과 변화가 더 뚜렷하게 보일 수 있다. 그게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원작은 너무 큰 매력을 가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팬덤도 두텁고. 우리 드라마는 빠른 전개, 한국적인 요소가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갈 것 같다.

- 김홍선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선우진 캐릭터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누며 만들어갔나 ▲ 감독님은 개구쟁이다. 촬영팀과 감독님이 현장에서 만드는 분위기가 좋았다. 스태프들과 감독님을 화제로 두고 재밌는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감독님은 현장에서 막힘없이 연출하신다. 그 부분이 대단했다. 머릿 속에 컷이 있으시고 깜짝 놀랄 정도로 빠르게 찍은 기억이 난다. 대사를 길게 하고 설명하는 장면이 꽤 많았는데 어떨 때는 한번에 OK 하셔서 당황하기도 했다. 감독님 속도에 따라가느라고 초반 일주일 정도는 헤맸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지휘하시는데 콘티 없이 머릿 속에 어떻게 정리가 될까 했다. TF 본부 안에서 보통 17신, 많으면 22신까지 찍었다. TF 본부 촬영하면 다음날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있었다. 근데 정말 속도감 있게 빠르게 그림을 잘 뽑아내시는 감독님이라 놀랐다. 선우진이 총을 들 때는 '시카리오' 에밀리 블런트 같은 느낌이라고 해서 '감독님 너무 어려운 숙제다'라고 했었다. 그래서 영상을 수없이 봤다. 감독님은 조금 강한 우진이를 바라셨는데 나는 여자 배우가 남성적인 대사를 남자 같이 연기하면 반감이 들 수 있다며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마치 군대에서 하는 대사처럼 해보기도 했는데 그렇게 하면 안 어울릴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은 낮게, 무게감 있게 가는 걸로 했다. 감독님은 내가 계속 움직이길 바라셨고 그러면서도 집중력이 깨지지 않게 수많은 정보를 어떻게 전달할까 고민하고 준비하면서 촬영했다.

- 원작 팬들에게는 조금 아쉬운 작품으로 보인다. 리메이크만의 매력이 조금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는데 ▲ 100% 예상했다. 보자마자 큰 매력을 느낀 원작 '종이의 집'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이런 반응이 분명히 나올거라 생각했다. 우리는 시즌1,2를 압축해 12부작으로 보여드리다 보니까 디테일적인, 캐릭터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못 보여드렸다. 하지만 빠른 전개, 2022년에 맞는 호흡을 보여드리려 노력했다. 한국 시청자들이 가장 사랑해주시고 이 작품을 좋아해주시는게 우리에게 1순위였지만 다른 많은 나라에서 봤을 때 한국적인 매력이 뭘까, 어떻게 하면 신선하게 다가갈까를 생각했다. 나중에 들었는데 특히 동남아 지역에서는 원작을 못 보신 분들이 많다고 들었다. 그러면 한국 리메이크로, 조금 더 익숙한 동양인 얼굴로 전달하면 재밌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좋은 관심이든 나쁜 관심이든 어쨌든 관심을 받고 있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한 작품인데 아무도 관심을 안 가져주시면 허무하고 아쉽다. 애정이든 애증이든 배우로서 '종이의 집'에 집중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다. 이 뜨거운 열기를 계속 이어가서 파트2에서 관심이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터뷰②에 계속)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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