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수출규제 3년, 韓반도체소재 국산화 제자리걸음" 주장

박준희 기자 입력 2022. 6. 28. 09:45 수정 2022. 6. 2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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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로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한 지 3년이 되는 가운데 일본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한국의 반도체 소재·장치 산업의 국산화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이에 일본 측은 대표적 반도체 관련 소재인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폴리이미드의 한국 수출에 대해 개별 수출 건마다 심사를 하기로 했다.

다만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일본으로부터 소재·장비를 수입하는 것에 대한 한국 기업의 불신을 초래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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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일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재·부품·장비산업 성과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페이스북 캡처

다만 “장기적인 국산화 시도에는

일본 기업의 타격 우려” 전망 제기

“한국 소재 자국산 정착시작”이라던

해당 매체의 과거 기사와 모순점도

文 전 대통령 5월 퇴임연설에서

“일본의 부당한 수출 규제 위기

국민 단합된 힘으로 극복” 주장

내달 1일로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한 지 3년이 되는 가운데 일본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한국의 반도체 소재·장치 산업의 국산화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다만 한국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국산화 노력을 계속할 경우 일본의 소재 공급 업체들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해당매체는 지난해 한국의 반도체 국산화가 속속 진행 중이란 분석을 내놓은 바 있어, 이번 보도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날 수출규제 이후 한국이 관련 품목의 국산화를 추진했지만,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이 증가로 돌아서는 등 원래 위치로 되돌아가는 움직임이 보인다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 2019년 7월 당시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晉三) 정부는 “양국 간의 신뢰관계가 현저하게 손상됐다”며 한국을 겨냥한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이후 같은 해 8월 19일부터 군사용으로 전용될 소지가 있는 특정 소재들에 대한 수출에서 한국에 대해 적용하던 ‘화이트 리스트’(수출 간소화 제도)를 배제했다. 이에 일본 측은 대표적 반도체 관련 소재인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폴리이미드의 한국 수출에 대해 개별 수출 건마다 심사를 하기로 했다. 당시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는 일제 강점기 강제노역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한국 대법원이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해석됐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는 한국무역협회의 통계를 바탕으로 한국의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국산화가 순조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불화수소의 경우 한국이 일본에서 수입한 금액이 2019년 7월 무렵 급감했고, 2020년 수입액은 2018년과 비교해 86% 축소했다. 그러나 2021년에는 전년 대비 34% 증가로 돌아섰고 올해 1∼4월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하는 등 수입액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포토레지스트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의 수입액 증가가 이어지고, 폴리이미드는 수입액이 미세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한국이 일본에서 수입하는 반도체 제조 장비의 2021년 수입액은 전년보다 44% 늘어난 63억 달러(약 8조1000억 원)에 달해 대일 무역 적자를 키웠다고 덧붙였다.

다만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일본으로부터 소재·장비를 수입하는 것에 대한 한국 기업의 불신을 초래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조치로 인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업계의 ‘큰 손’들이 공장 가동 정지의 리스크(위험)을 통감했다는 것이다. 또 그 결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본 제품을 대신할 공급자를 육성하기 위해 자본 지원이나 기술 공유에 나서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많은 일본계 (반도체 소재·장비) 공급자에게 삼성은 유력한 고객”이라며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의 국산화가 진행되면 일본 기업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니혼게이자이는 지난해 2월 6일 관련 기사에서 “한국의 반도체가 국산화를 속속 진행 중”이라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신문은 “한국에서 반도체 관련 소재의 자국산 제품이 정착하기 시작했다”며 “일본의 강경책을 계기로 반도체 뿐만 아니라 관련 소재의 국산화 전환이 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과거의 보도 내용은 이번 보도와 평가가 상충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 아베 정부와 갈등을 빚던 전임 문재인 정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를 극복해냈다고 자평해 왔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9일 퇴임에 앞서 퇴임 연설에서 지난 5년을 회상하면서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위기에 강한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도약했다”며 “일본의 부당한 수출 규제로 인한 위기를 온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극복해 낸 것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지난해 7월 문 전 대통령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성과 보고대회를 열고 “일본의 기습 공격에 맞서 소부장 자립을 이뤄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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