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매각후 주가 오른다" 롯데카드 박두환 부사장, 스톡옵션 남기고 떠났다

롯데카드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본격적으로 롯데카드 매각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올해 초 롯데지주로 자리를 옮긴 박두환 전 롯데카드 롯데사업본부장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를 하지 않고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사진=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작업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지난해 말 롯데지주로 자리를 옮긴 박두환 롯데카드 부사장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를 하지 않고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두환 전 롯데카드 롯데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해 12월 롯데지주 HR혁신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행사 기간이 도래한 전체 잔여 롯데카드 스톡옵션 5만9792주를 행사하지 않고 있다. 통상 임원들이 퇴사 시 남은 스톡옵션을 행사한 뒤 회사를 떠나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박 전 본부장은 앞서 지난 2일 롯데카드로부터 스톡옵션 23만9168주 취소 조치를 받았다. 지난해 말 '2022년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지주 HR혁신실장(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재직요건을 불충족했다는 게 이유다.

박 전 본부장은 2020년 5월1일 스톡옵션으로 총 29만8960주를 부여받았다. 스톡옵션 행사기간은 올 5월1일부터 오는 2027년 4월30일까지로 부여방법은 자기주식 교부 또는 차액보상 가운데 하나를 이사회 결의로 결정하게 된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최근 롯데카드의 매각작업이 본격화 된 것과 관련해 몸값(주가)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드사 관계자는 "롯데카드 매각 작업이 현실화하면서 회사 가치를 올려 스톡옵션 차익을 더 크게 실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박두환 전 본부장은 1992년 롯데쇼핑에 입사한 뒤 2003년 롯데카드 홍보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10년 경영지원부문장, 2014년 멤버스 사업부장, 2015년 마케팅본부장, 2019년 영업본부장을 지낸 뒤 2020년부터 롯데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그러다가 현재 롯데지주에서 HR혁신실장을 맡고 있다. 매각된 계열사의 임원을 신규 선임하는 건 이례적인 모습이다. 무엇보다 롯데카드가 또 한 번 매물로 나와 시장은 그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매각 주관사로 JP모건을 선정하고 롯데카드 매각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매각 지분은 MBK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59.83%이며 희망 매각가는 3조원 규모로 전해진다. 이는 과거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시점인 2019년(1조3810억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커진 수치다. 롯데지주는 2018년 롯데카드 매각에 착수해 2019년에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롯데카드 지분 79.83%를 매각했다.

일각에서는 몸값이 예상보다 크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그 사이 롯데카드가 외연확장에 성공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3조원이라는 가격이 터무니 없지 않다는 시선도 나온다. 롯데카드의 순이익은 2019년 517억원에서 2020년 1307억원, 지난해에는 241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편 롯데카드의 유력한 인수사는 우리금융지주를 점치고 있다. 우리금융은 2019년 MBK파트너스와 함께 롯데카드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향후 MBK가 경영권을 매각할 경우 우선적으로 인수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우선검토권을 보장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최우선과제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어 이번 매각이 매력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이미 롯데카드 지분 20% 갖고 있어서 나중에 인수할 때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인수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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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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