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잖던 사람이 몸개그에 꺄르륵..알츠하이머일 수 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2. 6.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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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치매에는 대표적으로 알츠하이머와 혈관성 치매가 있다. 알츠하이머는 전체 치매 질환의 70%를 차지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예방하는 것만이 정답이다.

기억력 장애와 인지기능 악화, 방향 감각 상실 등은 알츠하이머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알츠하이머의 전조 증상이 수십 가지가 넘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알츠하이머의 전조 증상 6가지를 데일리메일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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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막 뿌린다
남에게 쉽게 돈을 내어주는 행동은 초기 알츠하이머의 인지 능력 저하와 관련이 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와 이스라엘 바일란 대학교(BIU)의 연구원들은 노인 67명을 대상으로 10달러를 자신과 낯선 이에게 분배하는 실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참여자들의 평균 나이는 68세, 치매나 인지 장애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실험 결과, 자신보다 남에게 더 많은 돈을 내어준 사람들이 알츠하이머병 초기 진단용 신경심리 검사 점수가 낮았다. 점수가 낮을수록 인지기능이 저하됐단 뜻이다. 당장은 치매가 없다 하더라도 인지기능이 떨어진 노인은 알츠하이머병을 진단받을 가능성이 높다. 해당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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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코드의 변화
사회풍자 같은 블랙 유머를 좋아하던 사람이 갑자기 몸개그 같은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고 웃는다면 이 또한 알츠하이머의 징후일 수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환자가 비슷한 연령대의 건강한 성인보다 슬랩스틱 코미디를 시청하고 웃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전두측두엽 치매를 앓고 있는 48명 환자의 가족들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환자가 치매 진단을 받기 몇 년 전부터 블랙 유머에서 슬랩스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쪽으로 변하는 특징을 보였다. 또 적절치 못한 상황이나 심지어 슬픈 상황에서도 웃음을 터트리는 등 유머 감각에 이상을 보였다. 해당 연구는 2015년 알츠하이머병 저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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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옷차림
평소 멀끔한 옷차림이었던 사람이 어느 날부턴가 지저분한 옷을 입고 다니거나 날씨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다닌다면 알츠하이머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영국 켄트대와 요크대 연구진이 3개 요양원에서 32명의 치매 환자와 그들의 가족으로부터 의견을 취합한 결과, 환자들이 알츠하이머 발병 이후 공통적으로 찢어진 옷 등 초라하거나 단정하지 않은 옷차림을 입고 있었다고 한다. 또 간병인에 의하면 알츠하이머병이 더 진행된 사람들은 옷이 자기 옷이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거나 근육이 뻣뻣해져 옷을 입기가 더 어려워지는 등의 증상을 보였다. 해당 연구는 2018년 건강 및 질병 사회학(Sociology of Health and Illness)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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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능력 저하
미국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대학교 연구진이 작년 한 해에 걸쳐 139명의 운전 습관을 연구한 결과, 알츠하이머 환자는 운전할 때 방향을 갑자기 틀거나 더 느리게 운전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알츠하이머가 뇌의 운동 능력과 사고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운전 실력도 악화하는 것이다. 해당 연구는 지난해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Alzheimer’s Research and Therapy)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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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쟁이가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연구진은 전두측두엽 치매를 앓는 사람들의 18%가 ‘f’로 시작하는 단어가 뭐냐고 물었을 때 ‘fxxk’이라는 비속어를 답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2010년 인지 및 행동 신경학(Cognitive and Behavioral Neurology)에 발표된 70명의 치매 환자에 대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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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 없는 행동
욕설과 비슷한 맥락으로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는 행동을 필터링하는, 즉 걸러내는 능력이 퇴화하는 경향이 있다. 필터를 제어하는 ​​부분인 전두엽에서 뇌가 수축하는 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사람들은 발병 이전보다 더 무례해지고, 대중 앞에서 옷을 벗거나,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 수 있다. 일부는 공공장소에서 성추행을 하는 등 성적 억제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알츠하이머 학회는 “이같은 행동은 환자의 주변인들을 혼란스럽게 하거나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치매를 앓는 사람은 자기 행동이 왜 부적절한지 이해를 못할 수 있다. 어떤 의도가 있어 그러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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