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프로무대 정복' 조재호 "정말 간절했고, 꼭 우승하고 싶었다"

황국성 2022. 6. 28.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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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밤 PBA우승후 기자회견, 밝고 자신감 넘쳐
"2014년 3쿠션월드컵 우승때와 감정 비슷"
만약 결승 상대가 쿠드롱이었다면?
"더 어려웠겠지만 오늘만큼은.."
우수한 외국선수 많아, 장점 배워야
대회 내내 온가족 응원 "아내와 딸에 특히 감사"
간절했던 첫 우승을 해서인지, 조재호는 기자회견 내내 밝고 자신감 넘친 표정이었다.
간절히 원하던 우승을 해서인지, 조재호는 기자회견 내내 자신감 넘치고 밝은 표정이었다. 기자들의 질문에도 막힘없이 술술 답변했다. 3쿠션월드컵 우승때랑 비슷하다고 했고, 체력훈련을 한 덕에 자신감이 더 생겼다고 했다. 쿠드롱에 대해서는 솔직히 한수위 기량임을 인정했지만, 오늘 만큼은 누가 와도 우승하고 싶었다고 했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오늘 기분을 한번 더 느끼고 싶다. 한번더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27일 밤 우승직후 조재호와 나눈 일일문일답 주요 내용이다.

▲프로데뷔 1년6개월만에 드디어 우승했다. (조재호는 2021년 1월 NH농협카드배부터 출전)

=정말 간절히 우승하고 싶었다. 준우승 두 번도 잘한 거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분들의 생각은 달랐던 모양이다. 이번에는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결승전서 집중이 잘 돼 우승할 수 있었다. 정말 기쁘다.

▲3쿠션월드컵 우승할 때와 비교했을 때 감정이 어떤가. (조재호는 2014 터키 이스탄불3쿠션월드컵에서 우승했다)

=월드컵 우승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당시에도 준우승 두 번과 4강에 입상했지만 주위에서 우승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도 우승 경력이 없다는 점에서 내 자신에 의문을 품기도 했다. 월드컵 우승했을 때와 비슷한 감정이나 일단은 오늘이 더 기쁘다.

▲4강부터 유일한 한국 선수였는데 부담감은 없었나.

=물론 결승전서도 열심히 했지만, 4강전서는 유일하게 남은 한국 선수로서 절대 지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쳤다. 오히려 남은 한국 선수가 많았다면 내가 못해도 다른 우리나라 선수가 우승할 거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우승하기까지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이전 결승전에서 체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최근 운동을 시작하면서 체력이 좋아졌고, 덕분에 이번 결승전서 끝까지 집중할 수 있었다.

‘1년6개월만의 PBA 우승’ 조재호가 우승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결승전 컨디션은. (조재호는 첫 결승전(21/22시즌 휴온스배‧레펜스에 1:4 패) 당시 4강전 때 에너지 소비가 많아 결승전이 힘들었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그때는 준비가 안된 상태였다. 당시엔 하루 두 게임(4강전-결승)을 하는 게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랬던 마음가짐이 잘못된 것이었다. 시합 준비가 부족했던 것일 뿐이니까. 오늘은 시합이 끝났는데도 체력이 남아있는 걸 보며 운동의 중요성을 더욱 크게 느꼈다.

▲당구는 다른종목에 비해 체력적인 요구가 덜하다는 시선이 많은데.

=당구연맹 시절에는 팔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힘쓰는 운동을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까지 들은 적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강하게 치는 힘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그 이후 팔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을 시작하고 처음 3주 동안은 당구를 칠 수 없을 정도로 팔 상태가 좋지 못했다. 그러나 그 기간이 지나니 부족한 점이 많이 보완됐다. 이제는 몸을 쓰지 않고도 팔 힘으로만 어느 정도 힘을 낼 수 있게 됐다.

▲자신감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고.

=맞다. 체력이 좋아지며 순간적으로 강하게 쳐야 하는 힘이 생겼을 뿐 아니라, 평소에 다룰 수 없다고 판단했던 공 배열도 자신감 있게 친다. 일정수준 이상의 힘이 있다 보니 오히려 힘을 빼는 게 쉬워지면서 공을 컨트롤하는 부분도 늘었다. 또 한번 스스로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체력훈련을 한 지는 얼마나 됐나.

=하체운동은 2년 넘게 이어오고 있고, 상체운동을 한 지는 두 달 정도 됐다. 허리부상이 염려돼 복근운동은 피하고 있었는데 이제 복근운동도 시작하려고 한다.

▲결승전에 쿠드롱 선수가 올라왔다면.

=아무래도 쿠드롱 선수가 올라왔으면 좀 더 어려웠을 것이다. 경기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마음도 크지만 쿠드롱 선수의 연승 기록(쿠드롱은 이번대회 4강전서 사파타에 패하기 전까지 정규투어 26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또한 자연히 의식하게 될 것 아닌가. 하지만 오늘만큼은 누가 올라와도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PBA 무대에서 쿠드롱 선수가 맹활약 하고 있다. 그 요인을 평가하자면.

=솔직히 기본적인 실력이 한 수 위라 생각한다. 쿠드롱 선수의 모습을 보고 배우고, 장점을 빼 오며 뛰어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외국 선수들의 연속 우승을 끊었는데. (조재호는 이번대회 우승으로 지난시즌 2차전부터 이어진 외국선수 6대회 연속 우승 기록을 끊었다)

=대표적으로 쿠드롱 선수가 그렇듯, 우리나라 선수들 보다 기량이 뛰어난 외국 선수들이 PBA에 적지 않다. 그렇기에 최근 외국 선수들이 자주 우승하는 게 오히려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외국 선수와 만나서 지지 말아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면 더 힘들 것이다. 상대 선수 실력을 인정하고 장점을 빼앗아 내 기량을 높이고 스스로 발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아내, 딸, 장모님, 처제 한 가족이 모여서 며칠 동안 응원했다. 좋은 기운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고 너무 고마웠다. 시합을 준비하면서 예민해지는 순간에도 잘 넘겨준 아내 마음이 예뻐 항상 고맙다. 그간 우승을 못했을 때도 잘했다는 위로를 건네주며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이제 우승했으니 집에 돌아가면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겠다. 딸은 아내를 닮아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한다. 처음에는 당구 치고 싶다고 했다가 지금은 사진 찍는 것에 관심을 붙이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배울 수 있도록 전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올 시즌 목표는.

=우승은 많이 할수록 좋은 것 아닌가. 지금 이 기분을 한번 더 느끼고 싶으니 (우승을)한 번은 더 해야겠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운동해서 결과로 보여드리겠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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