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명물 먹거리, 식품업계 손잡고 전국 영토 확장 나선다

김범준 2022. 6. 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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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 등 '인기 맛집', 식품·유통사 손잡고
대표 메뉴 대량 생산 제품화해 판로 확대
직접 투자 리스크 줄이며 소비자 접점↑
업계, 유명 맛집 먹거리로 차별화 '윈윈'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특정지역의 명물인 일부 먹거리가 식품·유통업계와 손잡고 ‘전국구’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역 인기 맛집 등 유명 먹거리 브랜드가 대형 식품·유통사와 협업이 늘고 있다. 직접 설비 투자 확대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을뿐만 아니라 파트너사의 생산력과 유통망 등 인프라를 활용해 빠르게 소비자 접점 확대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유통기업 입장에서도 각 지역의 유명 맛집으로 실력이 검증된 터라 제품군 차별화로 매출 증진을 꾀할 수 있어 상호보완적인 ‘윈윈’(win-win) 전략이 된다는 분석이다.

대구 지역 인기 베이커리 ‘근대골목단팥빵’을 운영하는 홍두당과 편의점 이마트24가 협업 출시한 ‘근대골목단팥빵 4종’.(사진=이마트24)
옛날빵 전문 베이커리 브랜드 ‘근대골목단팥빵’을 운영하는 홍두당은 최근 이마트24와 협업해 자사 인기 메뉴 4종을 편의점 전용 빵으로 출시했다. 대구 중구에 위치한 근대골목단팥빵은 한국관광공사가 ‘대구 3대 빵집’으로 선정한 ‘빵지순례’(빵+성지순례·인기 빵집 순회) 명소로 꼽힌다.

근대골목단팥빵은 30년 이상 경력의 제빵 장인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채로운 옛날 빵과 전통 방식으로 직접 끓인 수제 팥소가 인기 비결이다. 무방부제로 솥에서 직접 끓인 단팥으로 만든 팥소를 사용해 은은한 단맛과 깊은 풍미가 일품이라는 평가다.

이마트24에서 선보이는 근대골목단팥빵 4종은 ‘근대골목단팥빵’, ‘근대골목크림단팥빵’, ‘소보루단팥빵’, ‘콩떡콩떡’ 등으로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보다 10~25g 증량해 출시했다.

서울 ‘신촌 해장라면’ 노포 훼드라와 편의점 CU가 협업 출시한 ‘훼드라 라면’.(사진=BGF리테일)
‘신촌 해장라면’으로 유명한 실내 포장마차 ‘훼드라’는 편의점 CU와 손잡고 컵라면 ‘훼드라 라면’을 선보였다. 훼드라는 지난 1973년 개업해 50년째 이어오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 노포 라면집이다. 대표 메뉴인 ‘최루탄 해장라면’은 눈물 콧물을 쏙 뽑을 정도로 강렬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바지락 육수에 김치, 콩나물, 청양고추를 넣어 칼칼하게 시원한 국물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CU와 협업 출시한 ‘훼드라 라면’도 최루탄 해장라면 특유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직접 훼드라에서 조리법을 전수받아 개발해 특징을 그대로 살려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해장라면 수요를 겨냥해 얼큰한 국물은 물론 푸짐한 건더기를 자랑한다.

서울 ‘신당동 돼지고기 맛집’ 금돼지식당과 농심이 협업 출시한 ‘금돼지식당 돼지김치찌개면’.(사진=농심)
서울 중구 신당동 돼지고기 맛집으로 꼽히는 ‘금돼지식당’은 농심과 함께 ‘금돼지식당 돼지김치찌개면’을 선보였다. 금돼지식당은 세계 주요 도시의 레스토랑을 소개하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 빕 구르망에 4년 연속 선정된 지역 맛집이다.

이번에 농심과 함께 선보인 즉석 컵라면인 돼지김치찌개면은 금돼지식당의 인기 메뉴인 ‘통돼지 김치찌개’와 흡사한 맛을 구현하기 위해 농심 연구원들이 식당을 여러 차례 방문하며 레시피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푹 끓인 김치로 맛을 낸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은 물론 돼지고기와 두부 등 푸짐한 건더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해 단순한 컵라면이 아니라는 평가가 따른다.

강원 ‘강릉 커피 명소’ 보헤미안 로스터즈와 서울우유가 협업 출시한 ‘강릉커피 너티크림라떼’.(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강원 강릉시 커피 명소 ‘보헤미안 로스터즈’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이하 서울우유)과 협업한 RTD(ready-to-drink) 커피 음료 ‘강릉커피 너티크림라떼’를 내놨다. 보헤미안 로스터즈를 운영하는 국내 1세대 바리스타 박이추 명인의 직화식 로스팅 노하우를 담아 만들었다.

이 제품은 고소하고 부드러운 깊은 생크림의 풍미가 느껴지는 너티(nutty·견과류) 크림을 주재료로 만들어 커피 본연의 맛과 깊이를 극대화 했다는 평가다. 에티오피아 싱글 오리진 원두를 추출한 콜드브루와 서울우유의 원유를 사용한다. 강릉커피 시리즈는 전국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일반 소매점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한다.

정성휘 홍두당 대표는 “지역 기반의 브랜드가 전국 사업을 직접 시도하는 것은 비용·인력 및 시설 확충 등 여러 측면에서 위험이 적지 않다”며 “대형 식품·유통기업들이 구축한 인프라와 플랫폼과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전국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범준 (yo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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