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우리말]④기라성·다반사..사라져야 할 일본어 잔재
'사시미 지리 분빠이' 대신 '생선회 맑은탕'
신입에 설명없이 쓰고, 상사 권력수단 되기도
"국민 스스로 자각, 교정 노력해야"
우리 사회 일상 곳곳에는 여전히 일본어가 남아 있다. 요즘같은 무더운 여름이면 ‘나시, 땡땡이무늬 원피스’ 같은 표현을 무심코 쓰는 일이 잦다. 우리말로는 ‘민소매’, ‘물방울무늬’가 맞는 표현이다.
바꿔써야 할 일본식 한자어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대표적으로 망년회→송년회, 견습→수습, 모포→담요, 고수부지→둔치, 노견→갓길, 가처분→임시처분, 익일→다음날, 종지부→마침표, 보합세→주춤세, 도합→합계, 고참→선임, 다반사→예삿일, 수취인→받는 이, 잔고→잔액 등을 꼽을 수 있다.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교양학부) 연구팀이 2015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이 많이 쓰는 일본어는 구라(거짓말), 기스(상처), 간지(멋), 호치케스(스테이플러) 등이었다. 일본어를 많이 접하는 매체는 인터넷(66.7%)이 1위였고 TV(25%), 라디오(5.3%), 신문(2.7%), 잡지(0.2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국민학교’, ‘벤또’ 대신 ‘초등학교’, ‘도시락’으로 바꿔 말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듯이, 정부는 오랫동안 일본어 잔재를 우리 말로 순화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995년 ‘일본어 투 생활용어 순화집’을 출간했고, 국립국어원은 이듬해 ‘일본어 투 생활 용어 사용 실태 조사’를 펴내는 등 국민의 인식 개선을 꾸준히 유도해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분야를 막론하고 일본어나 일본식 한자어 표현이 수두룩하다.
세종국어문화원 관계자는 “오늘날에도 일본어의 잔재는 우리말 깊숙이 뿌리 깊게 남아 있다. 때문에 국민이 평소에 이런 문제를 자각할 수 있도록 하고 (바른 우리말로)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어 잔재가 잘 청산되지 않는 이유는 이미 기성세대에서 높은 빈도로 노출됐기 때문이다. 또 일종의 권력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입사원이나 외부인 입장에서 최대한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만들어놓으면, 진입장벽이 높아져 주도권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건설 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나라시’(고르기), ‘오사마리’(마무리), ‘헤베’(제곱미터), ‘루베’(세제곱미터) 등이 그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성세대는 이미 (일본어 잔재에) 노출된 사람이 많은 만큼 일본어 잔재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일본어를 생각 없이 가져다 쓰는 일부터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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