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 오늘 개막..중·러 겨냥한 '대서양 연대' 어디까지 갈까

최서윤 기자 2022. 6. 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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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핀란드 가입 일반 동의절차, 터키 끝까지 반대해 어려울 수도
러 침공 위협 느끼는 발트 3국 여단급 상주군 요청했지만, 신속증원 약속에 그칠 듯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수행원 및 취재진을 태운 공군1호기가 27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륙해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열리는 스페인 마드리드로 향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6.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미국과 유럽 30개국으로 구성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현지 시간으로 28일 개막한다.

오는 30일까지 이어질 사흘간의 회의 기간 Δ우크라이나 군사지원 강화 Δ공동방위비 지출 증액 Δ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결의 Δ발트 3국 병력 증원 요구 부응 Δ스웨덴과 핀란드의 신규 가입을 위한 의견 수렴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이는 전쟁의 그늘 속 열리는 이번 회의는 핵동맹 탈퇴를 위협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시절 불거진 내부 불화와, 아프가니스탄 실패 이후 대서양 연대의 중추적 순간"이라고 그 의미를 평가했다.

특히 한국과 호주, 뉴질랜드, 일본 정상이 이번 회의 일부 세션에 참석한다는 점에도 매체는 주목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주요 4개국 정상의 이번 참여는 역내 중국의 영향력 강화를 견제하고 서방의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미국의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도 짚었다.

회의 개최국인 스페인은 펠리페 6세 국왕이 직접 정상들을 위해 만찬을 주최할 예정인데, 유럽 외에 아프리카 사헬 지역 이민자 및 무장단체 관련 문제에 대한 관심도 당부할 것으로 전해진다.

나토의 영향력 범위가 확대되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에서 나토는 신(新) 장기전략개념을 확정할 것으로 전해지는데, 중국이 새롭게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다만, 전략개념상 중국의 성격은 '지전략적(geo-strategic) 도전'으로 언급되는 데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중국과의 관계 긴장을 꺼리는 유럽 국가들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2022년 2월 4일 베이징에서 회담을 가지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 군이 G7 정상회의의 개막에 맞춰 미사일 공격을 해 아파트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동유럽, 러와의 전쟁 준비 상정…냉전 이래 최대 규모 병력 배치

무엇보다 이번 회의의 최대 이슈는 단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이다.

스페인 엘파이스에 따르면 나토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문 앞'인 동유럽 국가에 대규모 병력과 군사 장비를 배치, 냉전 이래 최대 규모의 병력 전개를 결정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러시아와 전쟁 준비 상태이며 어떤 공격이든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준다는 것이다.

이번 신 전략개념에서 러시아는 나토 회원국 어디든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 '직접적이고 임박한 위협'으로 수정될 것이라고 엘파이스는 전했다. 기존 전략개념에서 러시아는 '나토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돼왔고 러시아와의 관계도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명시돼왔다.

무엇보다 여단급 상주군 배치도 논의될 수 있어 주목된다. 러시아의 위협을 직접적으로 느끼는 폴란드와 발트 3국(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은 현재와 같은 대대급 순환 병력을 여단급 상주 병력으로 격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 병력 규모 자체는 2배 증가할 수 있어도, 유사시 신속 증원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타협될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프랑스 군인들이 2022년 2월 6일(현지시간) 러시아 국경에서 100km 떨어진 에스토니아 북동부에서 열린 '나토 작전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터키 끝까지 반대할 듯

이번 나토 정상회의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단연 지난달 공식화된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 신청 건이다.

유럽의 오랜 중립국이자 러시아와 인접한 두 나라의 나토 가입 추진과 이달 결정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후보국 지위 획득은 올해 2월24일 개전 이래 유럽에 나타난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변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토록 막고 싶어했던, 서방 동맹의 확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복병으로 떠오른 터키가 이 단합을 시험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터키는 자국에서 독립을 시도하는 쿠르드족 세력과 쿠르드노동자당(PKK)을 두 나라가 지원하는 것은 동맹 정신에 어긋난다며 어깃장을 놓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3개국간 회담이 있었지만 의견 수렴은 좀처럼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 취재에 응한 한 당국자는 "회담이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예상했던 조치는 취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스웨덴과 핀란드가 터키의 우려를 먼저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마드리드에 머무는 사흘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회담하고 돌파구를 마련해볼 수도 있지만, 이번 정상회의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 동의가 성사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나토 신규 가입은 30개 회원국 전체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며, 이 동의 절차 이후에도 30개 회원국 각 의회 비준을 받아야 해 긴 씨름을 요하는 문제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연구소의 터키 연구원 소너 카갑테이는 "마드리드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년 6월 대선을 앞두고 시리아 북부 군사 작전 증가, 나토 회원국인 그리스와의 긴장 고조,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서방의 대러제재 동참 거부 등의 전략으로 표심을 모으고 있는데, 이 상황을 계속 정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스페인 일각에서는 반(反) 나토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26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열린 시위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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