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장마·사료 어떤 것도 안 통하네..증시 하락에 줄줄이 빠지는 테마주

정해용 기자 2022. 6.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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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일 동안 15%가까이 하락한 종목도
전문가들 "수익은 거의 불가능"

유동성 장세가 막을 내리고 하락장이 본격화하면서 각종 테마주들의 힘이 빠진 모습이다. 최근 2주일(10거래일)동안 원숭이두창, 장마, 곡물 등 최근 이슈가 됐던 테마주들은 일제히 주가가 하락했다. 많게는 15% 가까이 주가가 내린 종목들도 있다.

‘단타 수익’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여러 테마주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증시가 전반적으로 가라앉는 상황에서 단순히 기대감만으로 테마주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뉴스1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4일부터 지난 27일까지 지난 2주간 원숭이두창 관련주로 분류된 녹십자엠에스(142280)(-14.03%), 진매트릭스(109820)(-7.82%), HK이노엔(195940)(-2.13%), 녹십자홀딩스(005250)(-1.51%) 등 4곳의 종목들은 주가가 1~14% 가량 하락했다. 모두 원숭이두창 환자가 세계 곳곳에서 확진자가 나오며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던 종목들이다.

지난주부터 장마 예보가 이어졌지만 장마 테마주들도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같은 기간 제습기, 에어컨 등 여름가전과 관련된 종목인 위닉스(044340)(-1.83%), 드림어스컴퍼니(060570)(-12.40%), 위니아(-8.31%), 롯데하이마트(071840)(-9.92%), 파세코(037070)(-2.37%), 에스피지(058610)(-11.05%) 등은 평균 7.65%의 하락 폭을 기록했다.

또 다른 장마 테마주인 농약·비료 관련 주들도 마찬가지였다. 경농(002100)(-10.28%), 조비(001550)(-4.75%), 남해화학(025860)(-9.87%) 등도 크게 하락했다. 장마 기간에는 병충해를 막기 위해 농약 사용이 늘어난다. 또 장맛비에 견딜 수 있도록 농산물에 비료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농약·비료주는 대표적 장마 테마주로 분류돼왔다.

우크라이나 재건과 관련된 종목들도 이렇다 할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 건설, 중장비 제조업체로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로 분류된 서연탑메탈(019770)(-9.74%), 혜인(003010)(-10.27%), 대모(317850)(-2.37%) 등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 23일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 후보국이 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우크라이나 재건과 관련된 관심이 높아진 상태지만 테마주들은 힘을 못썼다.

우크라이나 전쟁, 물류비 상승 등으로 전세계에 곡물 수급 불안이 장기화되자 한동안 강세를 보였던 곡물주들도 지난 2주간 전반적으로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대주산업(003310), 팜스토리(027710), 대한제당(001790) 등이 각각 14.83%, 13.23%, 9.53% 하락했다. 배합사료 등을 판매하는 한탑(002680)의 경우 지난 1주일간 하락률이 23.81%에 달했다. 대표적인 곡물주인 신송홀딩스(006880)도 같은 기간 2.77% 하락했다.

그래픽=이은현

전문가들은 테마주 투자가 기업의 펀더멘털이나 실적에 기반한 투자가 아닌만큼, 특히 하락장에서 더 큰 위험부담을 수반한다고 경고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어떤 단편적인 특징만으로 특정 종목의 주가 상승을 예측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면서 “하락장에서 어떻게든 수익을 내고 싶어하는 욕구들이 테마주에 몰리고 있지만 이는 굉장히 위험한 방식의 투자”라고 말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도 “테마주 투자는 독이 든 사탕과도 같다”면서 “가끔 운이 좋아 살아남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독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정 대표는 “상승 종목을 찾기 어려울 때 테마주는 귀를 솔깃하게 하지만, 개인 투자자가 테마주 투자로 수익을 내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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