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사적 채용 논란, '김정숙 여사 그랬으니 김건희 여사도 괜찮지 않나?'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
[미디어오늘 민주언론시민연합]
6월13일 김건희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에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직원 2명이 함께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6월15일 김 여사를 수행한 이들은 코바나컨텐츠 전직 직원으로, 현재는 대통령실 직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사적채용 논란이 일었습니다. 제대로 된 검증 없이 김 여사와 인연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해 채용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종편4사 시사대담프로그램도 김 여사의 사적 채용 논란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채널A <뉴스TOP10>에서는 출연자가 과거와 달라진 입장을 보이거나 진행자가 정치적 공방을 부추기는 질문을 던지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최병묵 “김건희 여사와 사적 인연, 채용할 수 있다”
채널A <뉴스TOP10>(6월21일)에서는 김건희 여사 사적 채용 논란 대담 중 사적 채용에 관해 과거와 달라진 출연자 발언이 등장해 의아함을 자아냈습니다. 최병묵 정치평론가 발언인데요. 최병묵 정치평론가는 “사적인 인연으로 채용된 사람들”, “사적인 인연”이라며, 대통령실에서 코바나컨텐츠 직원 2명을 채용한 것이 '사적 채용'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를 잘 아는 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이나 이런 사람들을 몇 명 정도 채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적 채용인 건 맞지만,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러나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최병묵 평론가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최병묵 정치평론가 : 예를 들어서 본인하고 가까운, 김건희 여사를 잘 아는 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이나 이런 사람들을 몇 명 정도 채용할 수 있다고 봐요. (중략) 여하튼 대통령 부인 수행팀이나 관저팀이나 이런 쪽에 정말 사적인 인연으로 채용된 사람들만 있으면 그 대통령 부인한테 올바른 여러 가지 진언을 할 수가 없어요. 사적인 인연은 그렇게 쓴소리 같은 걸 할 수가 없습니다. 아마 실질적으로 보면 대통령 부인의 활동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제동을 거는 얘기를 많이 해야 되는 사람이 꼭 필요합니다. 그럴 경우에 지금 얘기했듯이 코바나컨텐츠 팀이 전부여서는 곤란하다, 거기에 대통령 부인의 활동에 여러 가지 제약을 가할 수 있는 정도의 공적인 개념으로 무장한, 하여튼 공무원이 됐든 누가 됐든 그런 사람이 꼭 필요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최병묵 “김정숙 여사 채용, 추천경로·검증절차 없으면 의혹 증폭”
TV조선 <이것이 정치다>(4월4일)에서는 김정숙 여사 사적 채용 논란을 다뤘습니다. 3월31일 TV조선 단독보도를 통해 청와대가 김정숙 여사와 오랜 인연의 의상 디자이너 딸을 행정요원급 계약직으로 채용해 의전, 행사, 관저정리 업무를 담당하게 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최병묵 정치평론가는 “청와대 자체가 보안기구”이고 “대통령이나 영부인 옆에서 근무한다는 것이 여러 가지 논란을 야기”할 수 있으니, “(청와대에서 행정요원급 계약직으로 채용된) 이 사람이 누구의 추천에 의해서, 어떤 검증과정을 거쳐서 그 자리에서 근무하게 돼 있는지”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적 채용 논란'이라는 사안의 본질은 같지만, 최병묵 정치평론가는 김정숙 여사 때와 김건희 여사 때 입장을 달리한 것입니다.
최병묵 정치평론가 : 영부인 옆에서 늘 옷 같은 걸 담당하다 보면, 청와대 자체가 보안기구 아닙니까? (중략) 청와대에, 그것도 바로 대통령이나 영부인 옆에서 근무한다는 것이 여러 가지 논란을 야기할 수가 있어서 과거에도 문제가 된 적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보건대 이 (김정숙 여사의) 단골 디자이너의 딸, 이 사람도 물론 디자이너입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이 누구의 추천에 의해서, 그리고 어떤 검증과정을 거쳐서 그 자리에서 근무하게 돼 있는지 하는 부분도 또 추가적인 설명이 없으면 이 또한 계속해서 의혹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채널A 진행자 “김정숙 여사도 그랬으니, 김건희 여사도 괜찮지 않나”
<뉴스TOP10>(6월21일)에서는 김건희 여사 사적 채용 논란 대담 중 진행자 김종석 기자가 김정숙 여사의 사적 채용 논란을 꺼내들며 김건희 여사 사적 채용 논란이 별 문제가 없다는 반론도 가능하지 않겠냐고 무리한 발언을 내놨습니다. 대통령실이나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도 과거 친한 디자이너의 딸을 채용했다”는 논란이 있었으니, “(김건희 여사가 사적 채용을 하더라도) 적게 채용한다면 충분히 문제없는 일”이라고 반론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한 것인데요. 곧바로 서용주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에서 그렇게 했다고 해서 윤석열 정부도 그렇게 하라는 논리는 안 맞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용주 부대변인은 김종석 기자에게 '문재인 정부 사례가 있으니 김건희 여사가 사적 채용해도 맞지 않냐'고 발언한 것이냐고 물었는데요. 김종석 기자는 즉각 부인하며 “(대통령실에서) 제2부속실을 축소하고 소규모로 가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하고 있어서 그 입장에서 반론을 편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충분한 답변은 되지 못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사적 채용 논란이 있었으니, 윤석열 정부에서도 (사적 채용 논란이 일더라도) 적게 채용하면 괜찮지 않겠냐는 애초 발언에 대한 설명이나 해명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입니다.
김종석 기자의 발언 의도는 알 수 없지만, 해당 발언은 '문재인 정부도 그랬으니 윤석열 정부도 그래도 되지 않나'로 인식되기에 충분한데요. 시사대담프로그램에서 균형을 잡아야 할 출연자가 오히려 출연자 간 정치적 공방을 부추길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으로 부적절합니다.
진행자 김종석 기자 : 잘 알고 있는, 김건희 여사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 채용할 수 있지 않냐. 왜냐하면 문재인 전 대통령도 과거 친한 디자이너의 딸을 채용했다, 이 논란으로 꽤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적게 채용한다면 충분히 문제없는 일이 (아니)냐, 이런 반론도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서용주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 아니,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에서 그렇게 했다고 해서 윤석열 정부도 그렇게 하라는 그런 논리는 안 맞잖아요.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잘못됐다고 하면 사적 채용을 줄이고 공적 채용을 하는 게 맞죠. (중략) (진행자께서) 그렇게 표현을 하시는 거 아닌가요?
진행자 김종석 기자 : 아니요.
서용주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 아닌가요?
진행자 김종석 기자 : 당시에는…
서용주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 그런 경우(문재인 정부 사례)가 있으니까 이대로(김건희 여사 사적 채용) 하는 게 맞지 않냐, 라는 거…(아닌가요?)
진행자 김종석 기자 : 아니요. 그러니까 앞으로 당연히 윤 대통령은, 윤 대통령 대통령실은 정권 교체를 했고 그것보다 좀 더 나은 부속실을 만들고 영부인을 보좌하는, 김건희 여사를 보좌하는 측면도 있겠습니다만 그것보다는 좀 더 줄이되, 제2부속실을 축소하고 소규모로 가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냐, 윤 대통령실은 분명히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반론을 드리는 겁니다.
서용주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 아니,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이제 줄여서 여러 가지 보완이 있는 건 좋은데, 첫 번째는 제2부속실 폐지에 대해서 국민한테 사과하고 가시고 두 번째는 코바나컨텐츠의 직원 2명을, 그거를 말하자면 영부인, 아니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를 보좌하는 사적 채용을 한 거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과연 이게 좀 국민들 눈높이에 맞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2년 6월13~21일 JTBC <정치부회의>,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채널A <뉴스TOP10>, MBN <뉴스와이드>
※ 미디어오늘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민언련 모니터 보고서'를 제휴해 게재하고 있습니다. 해당 글은 미디어오늘 보도 내용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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