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빈곤은 제도가 만든 인위적 현상"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그라민(Grameen) 은행은 방글라데시 빈민에게 소액을 무담보로 빌려주는 은행으로, 치타공대 경제학 교수 무함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 1940.6.28~ )가 1976년 단돈 27달러를 출자해 문을 열었다.
방글라데시의 열악한 여성 지위 등 구조적 한계 때문에 부작용도 없지 않지만, '그라민' 모델은 빈곤 퇴치의 유효한 대안으로 2000년 한국의 '신나는 조합'과 2008년 '그라민 아메리카' 등 세계 여러 나라로 확산됐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라민(Grameen) 은행은 방글라데시 빈민에게 소액을 무담보로 빌려주는 은행으로, 치타공대 경제학 교수 무함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 1940.6.28~ )가 1976년 단돈 27달러를 출자해 문을 열었다. 설립 당시 7,000만(현재 1.65억) 인구의 약 절반이 절대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며 대개는 사채 때문에 노동해서 번 돈으로 고율 이자를 메우는 데 급급한 형편이었다. 은행들은 담보 없는 이들에게는 대출을 외면했다. 유복한 집안에서 성장해 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미국 밴더빌트대에서 유학한 유누스가 귀국하던 무렵 방글라데시 서민 경제가 그러했다.
극빈자의 이자 부담이라도 덜어 주자는 것, 저소득-저저축-저투자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 저소득-신용대출-투자-소득 증가-저축 증가-투자 증가-소득 증가의 선순환 구조로 바꿔 보자는 것이 그의 실험이자 꿈이었다. 치타공대 인근 조브라(Jobra)라는 마을에서 42개 가정을 대상으로 시작한 그의 대출 사업은 3년 뒤 수도 다카 북부의 탕가일(Tangail)로 확대됐고, 방글라데시 정부는 그의 ‘개인대부업체’를 독립 은행으로 인가했다.
그 은행이 2021년 10월 말 현재 국내 2,568개 지점에 회원 944만여 명(여성 914만여 명)을 둔 거대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방글라데시의 열악한 여성 지위 등 구조적 한계 때문에 부작용도 없지 않지만, ‘그라민’ 모델은 빈곤 퇴치의 유효한 대안으로 2000년 한국의 ‘신나는 조합’과 2008년 ‘그라민 아메리카’ 등 세계 여러 나라로 확산됐다. 2021년 말 현재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의 대출 상환율은 95.55%(대출 총액 333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2006년 노벨평화상 수상 인터뷰에서 유누스는 빈곤은 극복 가능한 인위적 창조물이라고 말했다. "가난은 문명 고유의 것이 아니다. 당연히 인간이 바꿀 수 있고, 우리가 그렇게 해왔다. 제도와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카드 빚 1억 독촉"… 조유나 가족 실종 의문 '꼬리표'
- 조수미 "어머니가 결혼하면 안 된다고 했다... 유학 시절 이해하게 돼"
- 3월 결혼한 현빈·손예진, 부모 된다..."새 생명 찾아와
- [단독] 한 지점서 8000억이나 해외송금... 우리銀 현장검사 들어간 금감원
- 정의선 회장 장녀, 김덕중 전 교육부 장관 손자와 결혼…"재계인사 다모였다"
- "익사 구하다 죽은 아들, 국립묘지 보내달라"... 법원 "이유 없이 거부 안 돼"
- 전쟁은 아이들의 행복부터 삼켰다... 학교엔 러시아군 배설물만 [우크라 르포]
- '계곡 살인' 이은해·조현수, 불법 사이트 운영으로 도피자금 벌었다
- [영상] 콜롬비아 투우장 붕괴 아수라장, 300여 명 사상
- '서해 피격' 유족, 민주당 찾아 "대통령기록물 공개 당론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