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난소 나이는 몇 살일까 ?..정기적 AMH(항뮬러관 호르몬) 검사로 난임 예방

구시영 기자 2022. 6. 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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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 기능 저하 급증

- 나이 들수록 난소 기능 떨어져
- 가임기 여성, 체외수정 증가세
- 난소수술 경험·조기폐경 가족력
- 만 35세 이상땐 매년 검진 받길

- 초음파 외에 호르몬 검사 필수
- 1.2ng/ml이하 기능 저하 진단

주부 A(35) 씨는 불규칙해진 생리 문제로 병원에 갔다가 날벼락 같은 소리를 들었다. 초음파 검사에서 자궁 및 난소가 모두 작아져 있어 호르몬 검사를 받으니, 조기 폐경 수준으로 나타난 것이었다. 빠른 임신을 원했던 그는 체외수정 시술을 진행했는데, 다행히 양질의 난자와 배아가 나와서 임신을 할 수 있었다.

만혼과 출산 연령 증가에 따른 난소 기능 저하로 인해 난임을 겪는 여성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정기적인 검사로 자신의 난소 상태를 미리 파악해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화병원 유지희 부원장이 환자의 난소 기능과 관련한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과거 자궁내막증 수술을 받았던 B(30) 씨는 결혼 전 검사를 위해 병원에 갔다. 초음파에서 왼쪽 난소 기능이 떨어졌다는 의사 소견에 따라 추가로 호르몬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난소 나이 검사’(AMH) 결과, 그의 난소 나이는 40세로 나왔다. 결혼 후 그는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임신 시도에 적극 나섰다.

이처럼 난소 기능 저하를 겪는 여성 환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난임의 주된 요인이다. 난임의 원인이 과거에는 ‘남성 40%, 여성 40%, 복합 요인 20%’였지만, 최근에는 난소 기능 저하의 비중이 높아졌다. 난임 치료 전문인 세화병원 유지희 부원장의 도움말로 난소 기능 점검에 대해 알아봤다.

지난해 세화병원(원장 이상찬)에서는 난소 기능 저하로 인한 체외수정 시술이 5년 전보다 30% 넘게 증가했다. 이는 ‘만혼’ 추세로 난임 환자 연령대가 높아지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 이 병원에서 체외수정 시술을 하는 환자들의 50% 이상이 만 38세 이상이고, 그들 중 만 40세 이상이 절반을 넘는다.

여성은 태어날 때, 평생 배란되는 난자를 가지고 태어난다. 연령이 높아지면서 난자의 수가 줄어들고 모두 소진하면 폐경을 맞게 된다. 난소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나이에 따른 노화의 과정이라 비가역적이다. 그래서 난소 기능 저하를 미리 발견해 대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초음파로 찍은 정상적인 난소의 모습.


유지희 부원장은 “난소 기능 저하의 경우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알기는 어렵다. 실제 난소 기능 저하로 진단받은 환자들은 ‘생리도 규칙적으로 하는데 왜 난소 기능이 떨어졌느냐’고 자주 반문하곤 한다”면서 “불규칙한 생리가 있는 환자의 경우는 난소 기능 저하가 조기 폐경으로 빠르게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만약 생리가 이미 불규칙해진 이후라면 너무 늦은 시기에 병원에 왔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산부인과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꼭 필요하다. 특히 만 35세 이상 여성에 대해서는 해마다 정기적 검진을 권유하고 있다. 만 35세 미만 여성이라도 난소 수술의 기왕력(병력)이 있거나 자궁내막증이 있는 경우, 조기 폐경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은 난소 기능이 같은 연령대의 다른 여성에 비해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여성은 조기 검사를 받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검진은 기본적인 초음파 외에도 호르몬 검사를 필수로 해야 한다. 초음파를 통해서는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종 등 자궁질환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난소에 생길 수 있는 종양들과 ‘휴지기 난포’를 확인해 난소 기능을 파악하게 된다. 특히 호르몬 검사가 중요하다. 이 검사로는 난소 나이 및 난소 기능을 확인할 수 있다. 여러 종류의 호르몬 검사가 많아서 부담스러울 때는 단독 검사로 ‘항뮬러관 호르몬 검사’(AMH)(난소 나이 검사)를 하면 된다. 항뮬러관 호르몬은 난소 내 작은 난포들의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난소 기능이 떨어진 것을 뜻한다. 이는 비교적 정확도가 높은 검사다.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수치가 감소하고, 같은 연령 평균치에 비해 본인의 난소 기능이 어느 정도인지 점검할 수 있다. 의학적으로는 항뮬러관 호르몬이 1.2ng/ml 이하일 때 난소 기능 저하로 진단할 수 있다.

세화병원 유지희 부원장은 “난소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지만, 결혼 및 출산 연령 증가와 그에 따른 난소 기능 저하로 난임을 겪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미혼 여성이라도 정기적 검사로 난소 기능을 미리 파악하면 난임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간단한 혈액검사로도 파악할 수 있으니, 난소 건강을 미리 체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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