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하시죠? 첫편은 그냥 보여드려요" OTT들의 구독자 끌기 '1화 무료 전략'
'파친코' 첫 회는 1000만뷰 넘어
암살자를 쫓는 정보기관 분석가와 젊은 사이코패스 킬러가 서로에게 빠져 버린다. 토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왓챠’의 인기 미국 드라마 ‘킬링 이브’ 이야기. 왓챠는 지난달 이 시리즈의 시즌4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공식 유튜브 채널에 1화를 무료로 공개했고 지금도 볼 수 있다. 또 다른 토종 OTT 티빙은 지난주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의 SF액션 시리즈 ‘헤일로’ 1화를 무료 공개하는 이벤트를 한시적으로 진행했다. 열혈 팬이 많은 대작 게임 원작인 드라마 ‘헤일로’는 올해 1분기 파라마운트+가 전 세계 가입자를 680만명 늘리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대표 콘텐츠. ‘헤일로’는 1화 무료 공개 전략에 힘입어 남성 가입자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2주 연속 ‘파라마운트+ 브랜드관’ 1위로 순항 중이다.
OTT 서비스들이 점점 치열해지는 구독자 유치 경쟁에서 앞서나가고자 공짜 좋아하는 우리 시청자들에게 직효인 전략을 과감히 구사하고 있다. ‘궁금했죠? 1화 공짜로 보고 가입하세요!’ 전략이다.
넷플릭스 하나로 충분했던 시절은 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 초 디지털 온라인 콘텐츠를 이용하는 전국 15~59세 30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 2.69개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구독한다. 월평균 1만3212원을 지불하면서 ‘경제적 부담’(42.5%)을 느낀다. 구독 서비스를 선택할 때 특정 콘텐츠가 있는지 여부(40.9%)를 먼저 보고, 원하는 콘텐츠가 있으면(52.8%) 보던 서비스를 금세 바꾼다. 콘텐츠 품질에만 자신 있다면 OTT 서비스 입장에서 ‘1화만 무료’ 전략은 열광적인 소셜미디어 입소문을 끌어낼 수 있는 훌륭한 미끼 상품이 되는 셈이다.
‘애플tv+’도 이런 전략으로 폭발적 화제를 모았다. 이 OTT 는 지난 3월 올 상반기 최고 화제작 중 하나인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공개 때 첫 회를 유튜브에 무료로 풀었다. 조회 수는 공개된 10여 일 동안 1000만뷰를 넘었다. ‘파친코 때문에 애플tv+를 구독했다’는 반응도 심심찮게 나왔다. 결과적으로 ‘파친코’는 미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 ‘코다’와 함께 애플tv+가 국내외에서 애플 특유의 ‘고급 브랜드’ 전략을 유지해 나가는 데 일등 공신이 됐다.
사실 이런 전략의 원조는 티빙이었다. 티빙이 지난해 6월 말 무료 공개했던 연애 리얼리티 ‘환승연애’ 1화는 한 달 만에 1000만뷰를 넘어섰다. 전 남친, 여친들이 뒤섞여 진행되는 연애 리얼리티에 대한 일각의 우려도 사그라들었고, 시리즈의 인기를 견인했다. 티빙의 대표 히트 콘텐츠가 된 ‘술꾼 도시 여자들’ ‘돼지의 왕’ 등도 1화 무료 공개 전략으로 화제를 모아 흥행과 신규 구독자 유입에 기여한 케이스다. 티빙 시리즈의 무료 공개된 1화는 지금도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 볼 수 있다. 티빙 유튜브 구독자 수는 개설 1년만에 160%(42.6만명) 성장했고, 티빙이 1년만에 3.5배 이상 유료가입자를 확보하며 성장하는데 일조했다.
OTT업계 관계자는 “구독자 특성이나 콘텐츠 성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화 무료 공개’는 대체로 효과가 크다. 넷플릭스를 뒤쫓는 후발 OTT들은 앞으로도 더 과감히 이 전략을 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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