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시론] 새 강원도지사에게 바란다

김경성 2022. 6. 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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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지난 3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아프리카 국가올림픽위원회 연합총회(ANOCA)에 참석한 나는 개막연설을 통해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지원사업에 대해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다.

아프리카 54개 국가 체육계 인사들의 관심은 한국전쟁과 분단 이후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룬 대한민국이 아니라 88서울하계올림픽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대한민국이었다. 그들은 먼 나라 대한민국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듯 했지만 두번의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세번째 올림픽을 유치한 나라라는 점과, 동계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눈 없는 나라 동계스포츠 청소년 지원사업’을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의 첫 참가를 추진하며 지구촌 대축제를 준비하는 강원도의 노력에 놀라워하며 기립박수로 환영해줬다.

지난 2월 베이징올림픽에서 만난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역대 올림픽 중 가장 훌륭한 올림픽이었다며, 강원도가 주최하는 2024 강원올림픽(YOG)은 2021 도쿄올림픽이나 2022 베이징올림픽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올림픽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강원도가 준비한 지원사업은 올림픽 정신을 실천하고, 분단 국가 속의 분단 지자체인 강원도가 평화올림픽을 연결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강원도에서 치르는 두번째 올림픽인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해 외교력을 키우고, 국제 스포츠를 활용해 남북 강원도를 연결시키는 올림픽으로 한반도 정치환경에서 신의 한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는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으로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아지역 스포츠 약소국가 지원사업을 맡아 가장 많은 국가가 참가하고 북한선수단이 참가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또 2017년에는 북한의 핵실험,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등 최악의 긴장상황을 극복하고,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개최하여 강원도와 북한의 교류를 성사시키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의 참가를 이끌었다.

지난해부터는 강원도 평화협력관으로 일하면서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유치와 지원사업 계획, 정부(문화체육관광부) 예산 확보, IOC의 지원사업 승인, 아프리카 청소년선수단 초청 1차 지원사업 진행 등을 주도했다.

이제 며칠 후면, 1년 6개월의 강원도 평화협력관 임기를 마치고 본연의 업무인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으로 돌아간다. 그렇지만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협력사업은 계속될 것이다. 우선 남북체육교류협회의 후원사업으로 아프리카와 우크라이나 난민 선수단을 대상으로 훈련·장비 지원과 지도자 파견 사업이 예정돼 있다. 다음달쯤 무스타파 베라프 아프리카 IOC위원장을 만나 아프리카 청소년선수단이 남 강원도 평창과 북 강원도 마식령에서 훈련을 함께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는 내용의 협조문을 북한 국가올림픽위원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또 국민체육진흥공단 주최로 오는 10월 열릴 예정인 2022 올림픽 레거시포럼에서 2024 강원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에 대한 IOC의 지지선언을 끌어내고 유엔이 지지선언문 제출을 추진하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다.

최근 내용이 공개된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계획서’를 보면, 새 정부는 스포츠를 통한 지역균형발전과 국제스포츠 경쟁력 및 위상 제고를 강조하고 있다. 세부 방안으로는 공공 스포츠 인프라 확충 및 노후시설 개선에 대한 국비지원 확대, 지역특화 스포츠 도시 육성, 스포츠 분야 국제기구 협력 강화, 메가 스포츠 이벤트 성공 개최 및 신규대회 유치 등을 제시했다. 새 정부는 특히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분야별 세부 실행계획 수립 △국내외 관심 확산을 위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 준비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 개최 등 범부처 협력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가 퇴임한 다음 날, 김진태 새 강원도지사의 민선 8기 집행부가 출범한다. 새 집행부에 바라는 점은 세계에서 사랑받는 강원올림픽을 통해 강원도가 일군 스포츠외교의 뿌리를 튼튼하게 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정부 차원의 단호한 대북 정책의 원칙을 유지하되, 올림픽(스포츠외교)을 매개로 남북 대화통로를 마련하는 일은 분단 지자체인 강원도가 앞장서 해야 할 몫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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