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규칼럼] 재정 고삐 죌 때다
"재정은 국가경제 최후의 안전판"
정부, 건전재정 로드맵 제시 못해
국민 설득해 재정 규율 다잡아야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와 재정수지·무역수지의 ‘쌍둥이 적자’가 우리 경제를 흔들고 있다. 정부는 금융·외환시장 불안과 고물가 속 경기둔화가 함께 나타나는 복합위기 국면으로 여기면서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에 따른 현상인 데다 재정까지 부실해져 정부 역할에 한계가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경제학자 전주성은 올 들어 펴낸 ‘재정전쟁’에서 “예전의 경제전쟁이 환율을 둘러싼 ‘통화전쟁’이었다면, 앞으로의 국가 경쟁력은 재정의 힘이 좌우할 것”이라며 “바야흐로 ‘재정전쟁’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했다. 튼튼한 재정을 가진 나라만이 위기에 맞서 버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만일 코로나 위기가 걷힌 후 정부 재정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고 적자가 지속된다면 또 다른 외부 충격이 올 때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약해진다”며 “특히 잘 지켜지던 재정 규율이 위기를 계기로 깨지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 재정 규율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과거의 보수적 재정 운영 덕분에 아직은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 재정 여력을 비축해 다가오는 위기에 대비하려면 재정 규율부터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정부도 재정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한다. 지난 16일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재정 기조를 코로나19 위기에서의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전면 전환하고 새로운 재정 운용의 틀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앞으로 5년간 재정수지·국가채무 등 재정총량 관리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재정혁신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재정준칙은 올 하반기에 단순하면서도 구속력 있는 방향으로 법제화할 방침이다. 장기 재정운용계획인 ‘재정비전 2050’도 새로 만들기로 했다.
적절한 방향 설정이지만 원칙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로드맵은 내놓지 않았다. 게다가 재정건전성을 중시한다면서도 법인세·종합부동산세 인하 등 감세 일색의 경제정책을 추진해 우려를 낳는다. 경제위기가 임박한 시점에서 세금을 깎아 수입을 줄이면서 지출 등을 손질해 재정을 튼튼히 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 든다.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은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특별 대담에서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악화된 재정 상황을 고려해 재정 개혁이 시급하다”며 “선출직 정치인이 재정준칙을 우회하거나 완화할 수 없도록 금융통화위원회에 버금가는 수준의 독립성을 갖춘 국가재정위원회를 신설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귀담아들어야 할 조언이다. 지금 정부가 할 일은 국민에게 고통 분담을 설득하면서 재정의 고삐를 조이는 것이다. 경제위기의 경고음이 커지는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박완규 논설위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축의금은 10만원이지만…부의금은 “5만원이 적당”
- 빠짐없이 교회 나가던 아내, 교회男과 불륜
- 9초 동영상이 이재명 운명 바꿨다…“김문기와 골프사진? 조작됐다” vs “오늘 시장님과 골프
- 입 벌리고 쓰러진 82살 박지원…한 손으로 1m 담 넘은 이재명
- 회식 후 속옷 없이 온 남편 “배변 실수”→상간녀 딸에 알렸더니 “정신적 피해” 고소
- 일가족 9명 데리고 탈북했던 김이혁씨, 귀순 1년 만에 사고로 숨져
- “걔는 잤는데 좀 싱겁고”…정우성, ’오픈마인드‘ 추구한 과거 인터뷰
- 한국 여학생 평균 성 경험 연령 16세, 중고 여학생 9562명은 피임도 없이 성관계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