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장 업무보고 배제..'불편한 동거' 불가피
[KBS 울산] [앵커]
다음 달 민선 8기 출범을 앞두고 울산시 산하 공공기관의 업무보고가 진행됐습니다.
인수위가 김두겸 시장 당선인과 시정 철학이 맞지 않는다며 송철호 시장이 임명한 기관장들의 참석을 배제했는데 정작 임기가 보장된 기관장들을 내보낼 수 없어 속앓이하고 있습니다.
공웅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울산시 산하 공공기관의 시장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
울산도시공사, 시설공단, 경제진흥원 등 13곳의 공기업과 출자, 출연기관이 차례로 업무보고를 진행합니다.
[박태현/울산도시공사 기획조정실장 : "역세권 복합 특화단지 조성사업입니다. 이 부분은 저희가 민간업체인 한화와 울주군과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고자는 기관장이 아니라 모두 기획조정실장 등 실무부서장입니다.
인수위가 송철호 시장이 임명한 기관장과는 시정 철학이 맞지 않아 보고를 받아도 의미가 없다며 참석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바뀌는 만큼 이전 시장 때 임명된 사람들은 알아서 나가라는 압박으로 읽히지만 정작 인수위가 임기가 보장된 기관장들을 내보낼 방법은 없습니다.
[안효대/울산시장직 인수위원장 : "그분들을 저희들이 강제적으로 해임시킬 방법은 없죠. 그러나 울산시장과 시정철학을 같이 공유하고 정말 잘살 수 있는 울산 만들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면 고맙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실제로 13명의 기관장 중 사임 의사를 밝힌 사람은 현재까지 한 명도 없습니다.
기관장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곳은 13곳 중 무려 9곳, 울산도시공사와 시설공단 등 3곳의 기관장 임기는 2년 넘게 남았습니다.
문재인 정부 초기 환경부 블랙리스트 논란이 재연될 수 있어 사퇴를 종용하기도, 책임감 없다는 말을 들으며 먼저 나가겠다 말하기도 난감한 상황.
새 시장과 기관장 사이의 불편한 동거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촬영기자:김근영/그래픽:박서은
공웅조 기자 (sal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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