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정부·최저임금위, 반노동 기조 일관.. 강력한 투쟁 직면하게 될 것" 경고

이동준 입력 2022. 6. 27. 22:01 수정 2022. 6. 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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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연합 "최저임금 인상, 일자리 감소에 큰 영향"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앞줄 오른쪽 네번째)이 2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 제도 개악 분쇄 및 대폭 인상을 위한 천막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은 27일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한국노총은 “정부와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사용자 편향적인 태도와 반노동 기조로 일관한다면 강력한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고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위기 상황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이 받을 피해와 충격을 조금이나마 완화하기 위해선 최저임금 대폭인상이 꼭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정부와 최임위는 사용자편향적 운영과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과 관련 “공익위원들은 없는 규정까지 끌어들이며 이미 표결로 부결된 사안에 대해 연구용역을 강행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 최저임금 논의 역사상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2017년에 최저임금위원회 전문가 TF를 통해 노동자 간 불공정성과 저임금업종 낙인효과 등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결론이 도출됐다”며 “7년 동안 같은 사안이 최저임금 전원회의에서 표결에 붙여졌지만 모두 부결됐다. 이제 이 제도는 무덤으로 들어가야 할 제도임이 증명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수준과 관련해서도 “가구생계비가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함에도 오히려 최임위에서는 사용자 측이 주장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과 기업의 지불능력을 고려한 심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코로나 상황에서도 재벌 대기업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일삼으며 사상최고치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07년 이후 해마다 반복되는 사용자들의 최저임금 동결 주장을 강력히 규탄한다. 이런 행태를 제지하지 않고 사실상 용인하고 있는 최임위에 대해서도 강력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 방안에 대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임금체계라 사탕발림 하고 있으나 실상은 장기근속자의 임금을 깎고, 장시간 노동을 조장하여 노동자의 건강을 해치는 개악안일 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최임위의 업종별 차등적용 시도, 정부의 노동시간 및 임금게쳬 개악정책은 일관된 반노동정책이며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시간부터 이 자리에서 천막농성 투쟁에 들어간다. 최일선에서 직접 진두지휘하며 최저임금 투쟁을 전개하겠다”며 “업종별 차등적용을 근본적으로 막아낼 수 있는 최저임금법 개정을 최우선 입법과제로 대국회 투쟁에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최저임금 심의 결과에 따라 오늘 한국노총의 천막 하나가 아닌 140만 한국노총 조합원이 총집결한 상징적인 투쟁의 장소로 훗날 기억될 것”이라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남석 전북대 교수에게 의뢰해 진행한 ‘최저임금 상승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보고서를 통해 최저임금의 무리한 인상은 일자리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한국복지패널의 2017년~2020년 가구원패널 자료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의 고용탄력성을 추정해, 최저임금 인상률에 따른 일자리 감소 효과를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면 최대 16만5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노동계에서 요구하는대로 최저임금을 1만890원(18.9%)으로 인상할 경우 최대 34만개가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과거 2019년 최저임금 10.9% 인상으로 인해 총 27만7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종사자 5인 미만 사업체에서만 최대 10.9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해 영세업체들의 타격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종사자 5인 미만 영세사업체에서 최대 7.1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동계가 요구하는대로 1만890원으로 인상할 경우, 최대 14만7000개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분석 당시보다 물가상승과 경기 침체가 겹치는 ‘스테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지면 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악순환에 빠지고, 여력이 없는 자영업자와 영세 중소기업의 일자리가 예상보다 더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분석이 가능한 서울,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감소 효과를 추정했다.

서울의 경우 최저임금이 1만원 오를 경우 최대 5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부산·울산·경남 지역도 최대 3만3000개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경련은 “서울은 최저임금 영향을 많이 받는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취업자와 청년 취업자들이 많다 보니 최저임금 인상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 울산, 경남은 전통적으로 제조업 강세이긴 하지만 주력산업 부진으로 고용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영세 중소기업들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분석이 가능한 숙박·음식점업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손실이 컸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 시 숙박음식점업에서만 최대 4만1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해 타격을 받을 것이라 분석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으로 청년층(만15세~29세), 정규직 등의 일자리가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1만원으로 인상할 경우 청년층은 최대 4만5000개, 정규직은 최대 2만8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 전망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정책본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글로벌 원자재 공급난과 가격상승이 이어지면서 영세 기업들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마저 인상되면 충격이 배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게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 기업 지불능력 고려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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