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 "지방에도 수도권 같은 인프라를"[인터뷰]

백경열 기자 2022. 6. 2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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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23일 경북도청 집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수도권병’ 탓에 국가 위기
도시 청년들 유입 유도하는
이웃사촌시범마을 2곳 추가
취수원 등 대구와 생각 달라

“‘수도권병’으로 국가가 소멸할 위기에 처했다. 해결책으로 지방시대를 여는 데 경북이 앞장서겠다.”

재선에 성공한 이철우 경북도지사(66·국민의힘)는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새 구호로 정했다. 이 지사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과 4차 산업혁명 준비, 권역별 성장전략 추진 등을 통해 경북을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발로 뛰는 행정을 내세우며 직원들에게 “변해야 산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지사는 지사직을 맡은 지난 4년간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를 절감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아무리 몸부림쳐도 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며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수도권에만 사람이 몰리는) ‘수도권병’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병 때문에 국가가 소멸할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이 지사는 해결책으로 강력한 지방분권으로 교육·문화·교통·의료 등 수도권과 똑같은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에 사나 수도권에 사나 똑같이 인간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이 당선인의 생각이다.

경북도는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2019년부터 의성군 안계면 일대에 일자리·주거·복지·문화 인프라를 갖춰 도시 청년의 유입을 꾀하는 ‘이웃사촌 시범마을’을 조성 중이다. 청년 일자리 지원사업으로 수제맥주 공방, 유럽식 레스토랑, 수제손만두, 애견 간식 등 청년 가게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적 명소가 됐다. 지난 4월 현재 대구와 서울, 부산 등에서 온 청년 146명이 활동 중이며 이 중 90명은 주소지까지 옮겼다. 그는 “올해 시범마을 2곳을 추가로 선정하겠다”면서 “나이가 많은 원주민들이 청년들에게 땅을 빌려주고 설비비를 지원해주는 방식 등의 개선점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을 두고 이 지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같이 기술력과 자금력을 가진 국가 공공기관이 사업시행자로 참여해야 한다”면서 “이 경우 사실상 전액 국비로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다른 시·도의 대형 사회간접자본(SOC)과 국비 확보를 위해 경쟁할 필요가 없으니 신속하게 건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특별법을 만들어 민간공항 건설에 국비 지원을 명문화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 통과를 낙관할 수 없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이 지사는 지역 현안 중 하나인 대구 취수원 다변화 문제에 대해 기존 합의대로 경북 구미 취수원의 공동사용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무조정실·환경부·대구시·경북도·구미시 등은 지난 4월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하루 평균 30만t을 추가 취수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이 지사는 “구미시민에게 여론조사 형식을 통해서 (지난 4월) 합의사항을 만족하는지, 더 추가할 사항이 있는지 등을 물어봐야 한다고 본다”면서 “KTX 구미역 신설과 같은 선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댐물 활용(영주댐~안동댐~임하댐~영천댐~운문댐 도수관로 연결)을 추가로 추진하겠다는 홍준표 당선인의 입장에 대해 이 지사는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이라며 “구미시민이 동의한다는 전제하에 가장 현실성 있는 추가 취수원은 구미 해평취수장”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여러 현안에서 홍 당선인과 삐걱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 지사는 “현안에 대해 생각이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대구·경북 발전을 위한 최적의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울진 등에서 산불 피해가 컸던 것과 관련해 초대형 헬기와 특수진화차량 등 산불 진화 첨단장비를 도입하겠다는 구상과 자체적으로 산불 진화 전문인력 60명을 선발해 운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특히 존경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지사는 올해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을 추가로 실시하기로 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5000년 가난을 끊어낸 위대한 지도자”라면서 “과오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공적은 결코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의 하나로 박 전 대통령 어록을 중심으로 한 새마을운동의 역사를 입체적인 패널과 사진, 영상 등으로 구현한 ‘박정희 대통령 특별기획전’을 추진하겠다”면서 “또 구미 박 전 대통령 생가 주변 공원화 사업 부지 내에 둘레길(탐방로)을 만들어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 및 휴게 쉼터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정치적 목표와 다음 구상을 묻는 질문에 “중앙정치를 하며 낙후지역으로 취급받는 경북의 현실을 보고 경북을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결심이 섰기 때문에 도지사에 출마했다”면서 “정치적 목표나 다음 구상을 말하기는 시기상조다. 언제 어디서든 맡은 자리에서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그러겠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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