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안철수 '反이준석' 연대 가시화..李, 2030 당원가입 독려

조동주 기자 2022. 6. 27.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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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장제원 의원, 김 전 비대위원장, 안철수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이준석) 대표님하고 제가 어떤 갈등이 있나?”(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권력을 그분(친윤석열)들이 향유하고 싶은 거라면 전당대회를 통해서 하셔라”(이준석 대표)

이 대표의 윤리위원회 징계 등으로 촉발된 여당의 당권 경쟁이 계속해서 격화되고 있다. 친윤계의 장 의원은 27일 포럼을 열고 대대적인 세 과시에 나섰다. 특히 최고위원 추천 문제로 이 대표와 맞서고 있는 안철수 의원도 포럼에 참석했다. 전략적인 ‘반(反)이준석’ 연대가 가시화 되자 이 대표는 이들을 향해 “6·1지방선거 이후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성토했다.

● 가시화되는 ‘친윤-안철수 전략적 파트너십’

장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대한민국 혁신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초청 강연을 열었다. 포럼에는 친윤계를 비롯해 의원 60여 명이 모였다. 특히 이 자리에는 이 대표와 연일 각을 세워온 안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안 의원은 예정에 없던 축사를 하며 친윤계와의 거리 좁히기에 주력했다. 여권 관계자는 “장 의원과 안 의원이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차기 당권을 노리는 안 의원과, 이 대표를 견제하려는 친윤계가 ‘반이준석’을 고리로 본격적인 공동 행보에 나섰다는 것.

안 의원은 이날 이 대표를 에둘러 겨냥했다. 안 의원은 이 대표가 24일 페이스북에 ‘간 보는 안 의원’을 의미하는 ‘간’과 장 의원의 성(姓)을 따 “다음주 내내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한 것에 대해 “한국말인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이 대표가) 속이 타는 것 같다”고 했다. 장 의원도 이 대표와 갈등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어떤 갈등이 있나. 저는 어떤 언급도 한 적 없다”고 했다. 최근 당내 갈등에 대해서는 “집권 여당의 진중함, 무게감을 갖고 힘을 합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이 대표를 직접 겨냥하지 않은 것에 대해 여권 안팎에서는 “이날 포럼을 통해 ‘힘의 우위’를 보여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이준석 “대통령과 친윤 생각 같으면 나라 큰일 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2.6.27 사진공동취재단

이에 맞서 이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친윤계를 정면으로 조준했다. 이 대표는 이날 MBN 인터뷰에서 장 의원이 주도한 포럼에 대해 “그 모임이 진짜 깨어 있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모임이라면 (친윤계가) 오늘 느끼신 게 많을 것 같다. 그런데 별로 안느낄 것 같은데?”라고 했다. 이날 포럼 연사로 나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을 향해 “오로지 대통령만 쳐다보고 사는 집단”이라고 한 점을 상기시킨 것.

특히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친윤계 생각이 다르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게 같으면 나라 큰일 난다. 나라 걱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의중과 달리 친윤계가 자신들의 이해 관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달 7일 성 상납 의혹과 관련한 윤리위 결정을 앞두고 있는 이 대표는 “윤리위에 제기되는 것들은 형사 절차를 보고 나서 판단하는게 일반적인 상황”이라며 “지금은 오히려 (형사 절차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시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반이준석’ 연대에 맞서 여론전과 함께 자신의 대표적인 우군으로 꼽히는 2030 청년세대 결집에도 나선 상태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혁신에 힘을 보태려면 당원 가입 밖에 답이 없다”고 당원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는 연일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 귀국 이후가 당 내홍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귀국 후 성과 공유 등을 위해 당 지도부를 따로 초청할지 여부도 관심사”라며 “윤리위 직전인 다음달 6일 예정된 고위 당정대(여당·정부·대통령실) 회동도 또 다른 변수”라고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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