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 가족 펜션비 다 내고 사라졌다, 광주 집엔 수천만원 빚 독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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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가족, 28일째 카드 사용 없어… 선착장 앞 집중 수색
바다에 승용차 빠진 것으로 추정
물살 센 곳이라 떠내려갔을 수도
자택서 수천만원 빚 독촉장 발견
급커브 경사구간 사고 가능성도
제주도에서 한 달간 체험 학습을 한다며 학교를 결석하고 실종된 광주광역시 초등학생 조유나(10)양과 부모는 28일째 ‘생활 반응’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존 반응’이라고도 하는 생활 반응은 휴대전화 사용 기록, 현금 입·출금기와 체크·신용카드 이용 기록, 통장 거래, 교통 카드 이용 흔적 등을 말한다. 경찰은 조양 가족이 탄 차가 바다에 빠진 것으로 보고 나흘째 수색을 이어갔다.
27일 광주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조양 가족의 마지막 모습은 6박 7일간 머문 전남 완도군 신지도 명사십리해수욕장 인근 펜션에서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57분쯤 목격됐다. 당시 조양이 어머니 이모(35)씨의 등에 업혀 나온 뒤 아버지 조모(36)씨와 함께 아우디 승용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는 모습이 방범 카메라(CCTV)에 잡혔다. 다음 날인 31일 주요 생활 반응인 휴대전화 신호가 모두 사라졌다. 0시 40분쯤 어머니 이씨를 시작으로 오전 1시 9분쯤 조양, 오전 4시 16분쯤 아버지 조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겼다. 이후로는 어떤 생활 반응도 나오지 않고 있다. 조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곳은 해수욕장 숙소에서 직선으로 3.4㎞ 떨어진 송곡선착장이다. 펜션 관계자는 “조양 가족이 숙박비를 모두 지불했다”고 말했다. 이 펜션은 1박당 45만~50만원으로 조양 가족은 약 275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지도는 완도읍 본섬 및 고금도와 다리로 연결돼 있다. 두 해상 교량에 설치된 CCTV로 드나드는 모든 차량이 기록된다. 하지만 31일 오전 4시 16분 이후 조씨의 아우디 승용차가 이 섬에서 나간 기록은 없다. 휴대전화와 승용차를 이용했던 생활 반응이 모두 이 섬에서 끝난 것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20여 일이 훌쩍 지나도록 카드 사용 기록이 없는 점은 이상하다”고 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사고라면 휴대전화가 한꺼번에 꺼졌을 것”이라며 “차례로 꺼진 것을 볼 때 극단적 선택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과 사고에 따른 차량의 해상 추락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조씨의 휴대전화가 꺼진 송곡선착장은 급커브 구간이라 과거 추락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2019년 8월 2일 오전 1시쯤 차를 몰아 귀가하던 문모(62)씨가 송곡선착장 앞바다에 빠져 실종됐다. 주민 김모(82)씨는 “송곡선착장 앞 도로는 밤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바다에 빠질 수도 있는 곳”이라며 “앞바다는 깊고 물살이 거세 빠진 차는 조류를 따라 동쪽으로 흘러간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색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했다.
조씨의 광주 남구 자택에서 만난 이웃 주민은 “조씨 가족은 6개월 전쯤 이사 왔는데 통성명도 없이 조용했다”며 “한 달 전쯤 사라져 ‘빚을 진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10년 전 광주의 한 전자 상가에서 조립 컴퓨터 판매를 시작했으나 최근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 자택에서 수천만원 상당의 빚을 상환하라는 독촉장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의 은행 거래 내역 등 금융 정보를 정밀하게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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