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내년 최저임금, 노동계 요구대로 올리면 일자리 34만 개 줄어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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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 임금을 노동계 요구인 1만890원으로 올리면 최대 34만 개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분석한 '최저임금 1만 원 상승 시 일자리 최대 56만 개 감소' 전망보다는 줄어든 수치이지만, 현 경기 둔화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한 충격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전경련 측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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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 인상 시 최대 16.5만개 일자리 감소"
"5인 미만 영세사업체, 서울, 숙박음식점업 직격탄"
내년 최저 임금을 노동계 요구인 1만890원으로 올리면 최대 34만 개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7일 '최저임금 상승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한국복지패널의 2017~2020년 가구원패널 자료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의 고용 탄력성을 추정한 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시나리오에 따른 일자리 감소 규모를 예상한 결과다. 조사는 전경련이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에게 3월 의뢰해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시간당 9,160원인 최저 임금이 1만 원으로 인상(9.2%)되면 최소 6만8,000개에서 최대 16만5,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분석한 '최저임금 1만 원 상승 시 일자리 최대 56만 개 감소' 전망보다는 줄어든 수치이지만, 현 경기 둔화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한 충격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전경련 측 입장이다.
노동계의 요구인 1만890원으로 인상(18.9%)하면 14만~34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이번 보고서가 물가 상승, 경기 침체, 원자재 공급난 등 현재 급변하는 경제상황 모두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남석 교수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분석 당시보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지면 물가가 추가로 상승하는 악순환에 빠지고 영세 중소기업의 일자리가 더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현 위기 상황이 덜 반영된 상태에서도 최저임금 인상 시 종사자 5인 미만 영세 사업체 일자리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봤다. 내년 최저임금이 1만890원으로 인상 시 5인 미만 영세 사업체에서 전체 최대 줄어든 일자리의 41.2%인 14만7,000개가 감소하고, 1만 원 시에는 7만1,000개나 줄어든다(43.0%)고 전망했다. 경영계가 최저 임금을 업종별로 구분하자고 주장해 온 이유다. 숙박·음식업의 경우 최저임금 미만율(법정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이 40.2%(지난해 기준)로, 이미 한계 상황에 있다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분석했다.
또 서비스 산업과 영세 제조업이 밀집된 서울,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일자리 감소가 집중된다고 봤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정책본부장은 "영세 기업들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게 업종·지역별 차등적용, 기업 지불능력 고려 등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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