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최대어, 끝내 KBO리그행 거절.. 무너진 SSG 공든 탑, 이길 수가 없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대체 외국인 투수 시장의 최대어 중 하나로 뽑혔던 드류 허치슨(32)이 결국 KBO리그 구단들의 손을 뿌리쳤다. 현재 미국의 시장 상황을 단적으로 설명하는 또 하나의 사례로, 허치슨에 공을 들였던 SSG로서는 탑이 하나 무너졌다.
외국인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허치슨은 직전 소속팀이었던 디트로이트와 다시 계약했다. 디트로이트는 지난 21일(한국시간) 허치슨을 양도선수지명(DFA)했고, 허치슨이 타 팀 클레임 없이 23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행사함에 따라 한국행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디트로이트가 다시 내민 손을 허치슨은 미련 없이 잡았다.
2009년 토론토의 15라운드(전체 460순위) 지명을 받은 허치슨은 2012년 토론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14년에는 32경기에 선발로 나가 11승13패 평균자책점 4.48, 2015년에는 선발 28경기에서 13승5패 평균자책점 5.57을 기록하며 나름 전성기를 달렸다. 메이저리그 통산 119경기(선발 83경기)에서 35승28패 평균자책점 4.96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6년 이후로는 하락세가 뚜렷했다.
허치슨은 지난해 디트로이트와 계약해 9경기(선발 2경기)에 나갔다. 3승1패 평균자책점 2.11의 나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다만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받을 상황은 아니었고, 이는 KBO리그 구단들이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한 구단 관계자는 “허치슨이 결단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에도 KBO리그 등 동양 리그 진출에도 관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FA 자격을 얻었으니 대체 선수로 한국에 올 가능성이 점쳐졌던 이유다.
이반 노바의 부진 속에 대체 외국인 투수를 물색하고 있는 SSG도 허치슨에 대한 정보를 일찌감치 가지고 있었고, 이번 교체 시장에서 내심 최대어로 점찍고 있었다. 허치슨이 디트로이트에서 풀려 23일 FA 자격을 선언하는 등 분위기가 희망적으로 흘러가자 류선규 단장이 미국으로 건너 가 급변할 상황에 대비했다. 에이전시와 직간접적으로 연락하며 계속해서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허치슨은 디트로이트에 남는다. 디트로이트는 올해만 허치슨을 두 차례 DFA 했지만 이후 다시 영입하는 방식으로 전력에 포함시켰다. 데리고 있기에는 로스터 운영이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남한테 주기에는 아까운 자원이니 방출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반복하며 끈을 이어 온 것이다.
계속되는 이 루틴에 지칠 법도 한 허치슨이지만, 이번에는 나름대로의 파격적인 제안을 해 마음을 돌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하면 다시 메이저리그로 올라올 기회가 있을 것이라 설명했고, 또 다시 마이너리그로 강등된다 하더라도 잔여 시즌 메이저리그 연봉을 보장하기로 했다. 불법은 아닌데 흔히 볼 수 있는 계약도 아니다.
보통 외국인 투수들이 KBO리그에 오는 것은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벌 기회를 얻기 위해서다. 그러나 디트로이트의 제안에 허치슨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KBO리그에서 받는 잔여연봉보다 더 많은데다 메이저리그 기회까지 있으니 굳이 동양 리그에 눈을 돌릴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여기에 A.J 힌치 감독 등 수뇌부도 허치슨에게 직접 연락을 해 디트로이트와 함께하자는 의사를 전달한 것도 허치슨의 심경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규 외국인 선수 다년 계약이 금지되어 있는 KBO리그 구단들은 허치슨에 내년 시즌 보장 등 밝은 미래를 제시하기도 불가능하다.
허치슨을 리스트에 넣고 있었던 SSG 등 KBO리그 구단들은 이제 다른 선수들로 눈을 돌려야 할 처지다. 그나마 대체 외인으로 성공할 가능성과 경력을 가진 선수가 허치슨이었는데, 이보다 못한 선수들은 상당수가 구단들을 머뭇거리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낫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SSG는 물론 KIA와 두산 또한 아직 외국인 교체를 결정하지 못한 이유다.
SSG도 다른 선수들로 선회할 전망이지만 결국 6월 말 옵트아웃 상황까지 다 봐야 뭔가의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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