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내학살 골령골 합동위령제 "뼈 한조각이라도 찾았으면.."
[KBS 대전] [앵커]
6·25 전쟁 당시 최대 7천 명이 학살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전 골령골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합동위령제가 열렸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유족 3백여 명이 모여 부모 형제의 넋을 기렸습니다.
정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검은 벽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가득 채운 이름들.
골령골 학살사건 희생자의 신위 앞, 백발이 된 유족이 부모, 형제의 이름을 애타게 찾습니다.
["하늘과 땅이 무너지던 암흑의 그 시절, 1950년."]
제주 4·3사건과 여순사건 수감자, 그리고 국민보도연맹 등 민간인 최대 7천여 명이 6·25 전쟁 직후 국군과 경찰에 의해 대전 골령골에서 학살당했습니다.
궂은 장맛비에도 부모, 형제의 유해 앞에 술 한잔 올리려 제주와 여수, 순천 등 전국 각지에서 3백 명 넘는 유족이 모였습니다.
[김운택/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전남지회장 : "우리 형님 제사를 모시러 왔습니다. 유골 발굴도 빨리 해주시고 DNA 검사를 해서 가족을 찾아주시면 참으로 반갑겠습니다."]
제주 4·3사건 당시 대전 형무소로 끌려간 아버지를 72년째 찾고 있는 양성홍 씨.
아버지를 고향 땅 제주로 모시는 게 양 씨의 마지막 바람입니다.
[양성홍/제주 4·3유족회 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장 : "1999년부터 여기를 매년 찾았습니다. 뼈 한 조각이라도, 시신 한 조각이라도 자식들 품에 돌아가는 것이 저희 소원입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희생자 유전자 감식은 아직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입니다.
[정근식/제2기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 "올 가을 정기국회가 이뤄지고 예산이 이뤄지면 내년에는 아무쪼록 DNA 검사를 통한 희생자 확인이 가능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골령골에서 발굴된 유해는 모두 1,250여 구, 그러나 단 한 구의 유해도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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